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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책을 나누다 - 도서출판 보리

입력 : 2016-08-18 18:39:00
수정 : 0000-00-00 00:00:00

도서출판 보리 

보리출판사는 아기들을 위한 그림책부터 어린이, 청소년,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책을 출간해 왔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생명을 존중하고, 세상을 과학적으로 인식하고, 이웃과 더불어 자유롭고 평등한 공동체 속에서 행복하게 살 길을 일러주자는 것이 보리의 출판 철학이다. 앞으로도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는 것보다 가치 있는 책들을 한 권 한 권 정성껏 펴내려고 한다.

 

 

‘홀로서기’가 아니라 ‘더불어 숲’ 이루기

교육의 목표는 제 앞가림을 하고 서로 도우며 사는 힘을 길러주는 것

보리는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겨울을 나는 곡식으로, 우리 겨레가 보릿고개를 넘게 해주던 고맙고 중요한 먹을거리였다. 또 불교에서는 부처의 지혜를 뜻하기도 한다. 오곧게 출판 원칙을 지켜 나가면서 세상에 꼭 필요한,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들을 펴내자는 뜻에서 보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보리에서는 여러 분야에 걸친 책들 내고 있지만 핵심은 ‘교육’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제 앞가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서로 도우며 살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사람과 자연니 함께 어울려 상생하고 공생할 수 있는 지혜를, 출판을 통해 전달하려는 것이 보리출판사의 출판 정신인 셈이다. 

 

그래서 동식물을 세밀화로 기록하여 도감으로 펴내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알려 주고, 자연과 함께 살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는 뜻을 담아 꾸준이 세밀화로 그린 도감을 펴내고 있다. 
 

보리 세밀화 도감이 지닌 미덕

왜 사진이 아니고 세밀화로 그린 도감을 펴낼까? 세밀화는 생명체를 눈높이에서 전체 초점으로 맞춰서 정밀하게 그려낼 수 있고, 수십 수백 장의 사진보다도 더 많은 정보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다. 또 살아있는 생명체가 지닌 생기를 정성껏 담아내 따뜻한 느낌까지 전해줄 수 있다. 
  

보리에서 펴내는 도감은 세밀화라는 특성 말고도 다른 도감에서는 보기 어려운 특색이 있다. 단순히 개체의 생태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우리 겨례의 삶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살림살이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는 점이다. 참나무로 예를 들어보면, 참나무는 우리나라 산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산살림에서 중요한 먹을거리일 뿐만 아니라 쓰임도 아주 많다. 이름에 ‘참’이 들어간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참가자미, 참게, 참두릅, 참꽃, 참나물처럼 우리 동식물 가운데 ‘참’자가 붙은 것은 맛있고 먹을 수 있거나 살림살이에 쓸모 있는 것들이다. 그보다 못한 것에는 개두릅, 개다래, 개머루, 개비름처럼 ‘개’자가 붙는다. 그리 멀지 않은 옛날 산골에서는 도토리를 삶아 콩이며 팥이며 섞어 밥으로 먹었다. 도토리를 삶아서 우려낸 물로는 옷에 물을 들였다. 봄에는 참나무 잎을 논에 거름으로 쓰고, 겨울에는 가랑잎과 가지를 긁어다가 땔감으로 썼다. 속이 빈 참나무는 베어다가 벌통을 만들어서 벌을 치고, 참나무 껍질은 벗겨서 굴피집 지붕을 이었다. 또 참나무에 돋는 버섯을 맛있기로 손꼽힌다. 산살림에 쓸모가 많아서 참 좋은 나무라고 참나무인가 보다. 이처럼 모든 생명체는 우기적으로 얽혀있고, 우리 삶과도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으며, 서로 상생하며 사는 모습을 두루 담은 것이 보리 세밀화 도감만이 갖고 있는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자연과 떨여져서는 살 수 없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길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보리에서 펴내는 도감은 우리 땅에서 살고 있는 생명체에 관한 기초 기록이면서 아이들을 자연으로 이끄는 징검다리이다. 보리는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홀로서기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숲을 이루는 세상이기를 꿈꾼다.
 

“온 식구가 함께 보는 책,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보는 도감”

 

 
 
 
 
  

#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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