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메아리[9] 삶의 터전 공릉천을 보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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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전, 애정하는 공릉천을 보호하자!
공릉천을 사랑하는 꾼들 ‘교하낚시클럽’ 회원들
3월 둘째 주 주말, 교하낚시클럽 회원들은 3일에 걸쳐 공릉천 일대의 낚시터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쓰레기 수거작업을 실시하였다. 3일간 수거된 쓰레기 분량은 100리터 마대자루로 총 50개 정도 였다.
낚시의 시작을 알리는 ‘시조회‘를 열면서 첫 행사가 청소인 것은 그만큼 공릉천의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 낚시꾼들에게 절실한 과제가 되고 있다. 금촌초등학교 때부터 대나무를 꺽어 낚시를 하고, 공릉천에서 물장구를 치던 윤대지씨는 공릉천이 피폐해져가는 모습이 더욱 안타깝다.
“예전에 그렇게 깨끗하던 물이 이제는 발을 담그는 것조차 어려운데, 낚시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더 아끼고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해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두세 차례씩 꾸준히 청소를 하다 만들어진 모임이 “교하낚시클럽”이다. 청소하다 만난 사람들이다. 장년, 노년층이 다수인 클럽은 평균 20년 이상을 공릉천을 ‘교하깡’ 이라고 부르며 함께 살아온 사람들이다. 교하깡은 고단한 삶 속에서 잠시나마 위로를 받아 온 치유의 공간이기도 하다. 올 해 부터는 파주시에 봉사단체로 등록하고 공릉천의 청소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낚시회를 대표하는 이준탁님의 말이다.
“사실, 낚시꾼들이 자주 출입하는 곳은 그래도 깨끗했습니다. 가장 쓰레기가 많이 나온 곳은 정수장 건너편입니다. 생활쓰레기가 가장 많았습니다”
그렇다. 한두 번 스쳐가는 곳이 아닌 평생의 터전은 함부로 훼손하지 않는다. 이분들에게 공릉천은 앞으로도 같이 살아가야 하는 터전이며, 힐링의 장소가 분명했다.
교하교 아래, 금촌천이 공릉천과 만나는 정수장 부근을 꾼들은 ‘합수부’라고 부른다. 그 합수부의 건너편에는 수거한 쓰레기 봉투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이곳은 생활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쓰레기를 길가에 버리는 것은 그래도 괜찮은 것 같아요. 숲 속에 감춰둔 쓰레기가 오히려 수거하는데 어려움이 많아요.” 부총무를 맡고 있는 윤영남씨의 말이다.
“그래도 낚시꾼이 제일 많이 버리지. 우리도 그랬잖여.”
충청도가 고향인 임노수씨는 파주에서 산 기간이 더 길다. 공릉천을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쩌다 캠핑 삼아서 공릉천으로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는 행락객들도 있다. 몰래 텐트를 치고 쓰레기만 남기고 가는 얌체족도 있다. 그렇지만 요즘은 젊은 사람들부터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희망적인 전망을 한다.
“공릉천은 그래도 어디든 500미터 이내에 쓰레기통이 준비되어 있어요. 집으로 가져가시지 않아도 쓰레기통에 만이라도 버려 주시면 좋겠어요” 이회장의 당부의 말씀이다.
한편 수질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갈수기를 맞이하여 공릉천의 바닥이 드러나자 강바닥에서 역한 냄새들이 올라온다. 해마다 물고기의 집단폐사가 반복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날이 나빠지는 환경이지만 교하낚시클럽 회원들은 시조회의 고사를 통해서 건강한 공릉천이 오랫동안 유지되기를 기원했다.
허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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