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메아리 [7] 파주사랑 POP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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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를 사랑하는 시민의 힘 보여 주세요
‘파주사랑 POP 운동’
화창한 주말 아침, 늦잠을 포기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채 여덟시도 되기 전인 이른 시간인 탓에 피곤할 법한데도 사람들은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나와서 웃음보따리를 나눈다. 이들은 우리 고장 파주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자는 ‘파주사랑 POP(Power Of Paju People)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현재 금촌, 문산, 법원, 운정, 월롱, 조리, 탄현 등 곳곳에서 월 1회 이상 진행되는 POP운동은 벌써 3년 차에 접어든다.
그러나 나는 이 캠페인이 금시초문이었다. 그동안 입으로만 파주를 사랑한다고 여겼었나. 궁금증이 생겨 주말 아침을 반납하고 서둘러 길을 나선다. 늦잠이 허락되는 유일한 날, 일찍 일어나본 게 얼마 만인지, 연신 하품이 쏟아져 나온다. 금촌 1동 행정복지센터에 도착해 찌뿌둥한 몸을 스트레칭하고 주위를 쓱 둘러본다. 20여 명 정도가 모인 듯하다. 놀랍게도 오늘은 10대 학생이 대부분이다. 그 틈에 섞여 쪼르륵 열 맞춰 서 있자니 왠지 10년은 젊어진 착각이 든다.
그것도 잠시 오늘의 POP운동은 시가지, 역 광장부터 재래시장 구석구석 쓰레기를 줍고 불법 광고물을 제거한다는 조금 겁나는 일정이 나열된다. 곧이어 1인당 파란색 쓰레기봉투, 빨간색 칠이 된 장갑, 커다란 집게가 일사불란하게 지급되고, 바로 현장으로 들어간다. 지난밤 화려했던 시간을 대변하듯이 생각보다 많은 쓰레기가 건물 사이사이 뒷골목에 널브러진 모습이다. 깨끗한 거리는 사실 누군가가 가꾸는 정원일 수도 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부끄러운 느낌에 의기양양 앞서서 나아간다. 30분쯤 지나자 운동 부족인 탓인지 허리가 저리고 집게를 쥔 손가락 마디가 덜덜 떨린다. 그러나 “고생하십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을 만나면 별일 아닌데도 오히려 내가 더 감사한 마음에 힘이 난다. 정말 그렇다. 쓰레기봉투가 무거워질수록 마음에도 뿌듯함이 쌓이는 묘한 경험.
주말 하루를 이렇게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건강도 챙기고 봉사시간도 준다고 하니 괜히 내가 더 많이 받아가는 기분이다. 쓰레기봉투가 하나씩 주어질 때 이것을 다 채울 수 있을까하는 생각과 달리 모두가 모은 쓰레기는 10봉투나 채워졌다. 그중 가장 많았던 쓰레기는 담배꽁초다. 시간이 꽤 지난 담배꽁초지만 특유의 악취가 사라지지 않아서 줍는 내내 인상을 찡그렸었다. 한 학생이 담배꽁초가 왜 이리 많냐며 한숨을 내 쉴 땐 어른으로서 얼굴이 빨개졌다. 어른의 이기심 때문에 아이들이 고생하는 것 같아서 아직도 가슴이 묵직하다.
파주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른, 아이 마찬가지다. 파주가 살기 힘들다고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곳을 사랑하고 내 손으로 가꾸는 것이 진정한 시민이 아닐까. 나는 작은 행동이 모여 파주를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 참여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내 집 앞을 청소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때론 공원에 나가 풀을 깎거나, 꽃이나 나무 심기, 우리 동네 골목길 청소 등. 가족, 친구, 이웃과 손을 잡고 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함께 나누는 추억은 선물이다.
이웃들이 전하는 삶의 소리가 메아리처럼 퍼져 희망찬 내일이 되길 바라며
유수연 시민기자
#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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