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메아리 [8] 파주시의회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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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부가 취임한 지 2주가 지나고 있다. 연일 언론에서는 대통령 행보를 보도하기 바쁘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 국민적인 관심이 쏠려 있는 까닭이다. 취임 전 아이가 친구들과 나누었다던 말이 다시금 생각난다.
“넌 몇 번이 될 것 같아?”
“난 1번” “난 3번”
아이들이 뭘 알고 그러겠냐고 치부해 버리기엔 그 말들은 너무 의미심장했다.
19대 대선이 끝나고 공개된 전국투표율은 77.2%. 20여 년 만에 최고 투표율이다. 반면 파주 투표율은 75%였다. 아이들에게 투표할 권리를 준다면 장난이든 놀이든 무엇이든 그들이 더 관심 있게 참여했을 것이다. 그 생각까지 미치자 부모인 나도 가만있을 수 없었다.
“혹시 방청할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신분증 가지고, 1층으로 오세요”
그렇게 내 생애 처음으로 시의회에 문을 두드렸다. 파주시의회 출입구에 들어서서 간단히 신상명세를 작성하고 2층 본회의장으로 안내받았다. 내가 방문한 날에는 193회 임시회 2차 본회의가 열렸다. 2차 본회의에서는 지난 이틀 동안 의회운영위원회, 자치행정위원회, 도시산업위원회에서 토론한 사항을 가결한다.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방청석은 꽤 비어있었다. 평일은 사람들이 바빠서 그럴 수도 있다고 하기엔 뭔가 멜랑꼴리한 기분이었다. 자리에 앉자 테이블에 놓인 의사일정안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사전 지식 없이 간 터라 어떤 내용인지 퍼뜩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벙 찔 수밖에.
본회의는 늑장 부리는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신속히 진행되었다. 이평자 의장이 안건을 상정하면 자치행정위원장과 도시산업위원장이 각각 앞으로 나와 5분 내 발의를 했다. 안건은 14명 중 13명이 출석한 시의원뿐 아니라 부시장, 건설교통국, 도시균형발전국, 환경정책국, 문화교육국 등 본회의에 자리한 관계 부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가결되었다. 193회 임시회에서는 파주시 시세 조례안, 관광진흥 조례안,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도시계획 조례안, 공공디자인 조례안, 공동주택관리 조례안, 고려인삼 시군협의회 규약 동의안 등이 주요 골자로 토론되었다.
30분도 채 되지 않게 진행된 임시회 2차 본회의는 이평자 의장의 의사봉을 내려치는 소리로 끝났다. 안타깝게도 4일간의 일정 중 마지막 날은 위원회에서 회의했던 내용을 다시 보고하고 가결하는 날이라 많은 것을 알 수 없었다. 다만 시의회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분위기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발언권이 없는 방청이지만 시민의 참여가 있다는 것을 알면 의원들이 더 열심히 일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파주시의회는 6월 12일부터 장장 20여 일에 걸쳐 정례 회의를 할 예정이다. 다음 194회 정례회를 기약해본다.
이웃들이 전하는 삶의 소리가 메아리처럼 퍼져 희망찬 내일이 되길 바라며
유수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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