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생명운동의 큰 스승 장일순 선생님
수정 : 0000-00-00 00:00:00
우리나라 생명운동의 큰 스승 장일순 선생님
▲ 장일순 선생님 작품 '꿈과 같이 왔다 붓장난하고 가네'
우리 시대 생명사상의 큰 스승이신 무위당 장일순 선생이 남겨주신 생명의 뜻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아주 사소한 생활 속에서부터 함께 일하고 더불어 나누며 서로를 모시는 일, 그것이 바로 생명사상의 요체인 듯 합니다. 세상 살기가 아무리 험악하고 먹고 살기가 아무리 척박해도 무차별 경쟁과 죽임이 아니라 자연과 나누고 사람과 함께 하면서 사람다운 삶의 터전을 조금씩 넓혀가는 길이 바로 생명사상의 실천이며 구현일 것입니다. 그렇게 쉬운 일을 우리는 잊고 살고 있습니다.
1990년에 선생님께서 잡지사와 인터뷰했던 말씀을 오늘 다시 새겨봅니다.
밥이 곧 우주 아닌가?
"해월 선생이 이런 말을 했어, 밥 한 사발 속에 우주가 있다고. 밥 한 사발 알면 다 아는 거라고. 대단한 얘기지. 그게 있었으니까 3.1만세도 된 거라고. 기독교? 아니야. 동학이 있었기 때문에 3.1만세가 가능했던 거야. 해월 선생은 또 식사를 하기 전에 식고를 하라고도 했지. ‘이제 들겠습니다.’하고 밥을 영하라는 거야. 우주를 영하라는 거지. 낟알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도 우주 전체가 있어야 돼. 공기만 가지고, 물만 가지고 낟알이 만들어질 수 있는가.낟알이 곧 우주요, 밥이 곧 우주 아닌가. 엄청난 거야."
‘인필자모 이후에 인모’
“세상이 엄청나게 변하니까 요즘도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 남북이 대화를 하기 전에 남한 내부의 제세력들이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먼저 마련돼야 하겠지. 뒤바꾸어 말하면, 남한 내부의 통일이 우선한단 말이야.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그 바탕에 따라 사는 모습이 서로 다를 수 있어. 그 바탕을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지. 서로 받아들이고 조화가 되는 것, 그게 바로 통일이란 말이야. 그게 전제가 돼야 이북의 김일성 정권과도 대화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거여. 나아가서 그렇게 해야만 세계에서 이 민족이 대접을 받는 자리에 서게 되는 것이지. 공자 얘기지만 말이야. ‘인필자모 이후에 인모’(人必自侮以後人侮<논어>)라는 말이 있어. 사람이 자기 스스로 모멸에 빠질 때 남이 무시를 한다는 거라.
남한 내부의 통일, 남북의 통일이 없이 다른 나라들에게서 대접을 받을 수 있겠어? 근데 여야를 막론하고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까지도 다 자기만 옳다고 그래. 이 민족이 오늘 이렇게 되어 있는 모든 조건에 대해서 ‘나의 죄’라고 말하는 그런 세력들이 없어요. 예수의 고난이 뭐야. 십자가가 뭐냔 말이야. 세상의 죄가 바로 내 죄라는 것 아닌가.”
[무위당 장일순] 홈페이지에서 옮겼습니다.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