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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에세이] ‘파주의 수원청개구리쌀’을 만들어봅시다

입력 : 2015-05-07 11:30:00
수정 : 0000-00-00 00:00:00

‘파주의 수원청개구리쌀’을 만들어봅시다



 





 



 



몇 해 전부터 우리 파주시 많은 지역의 논에서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수원청개구리가 다수 서식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2013년 월롱면 위전리 도내리 앞 논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수원청개구리의 실제 서식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일개 청개구리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우리 농부들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작지 않다고 봅니다. 그동안 우리 논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고 했던 제비가 돌아오고 메뚜기가 살고 드렁허리(두렁아지)가 논바닥을 뚫고 다니는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농부들이 기존의 농약과 화학비료를 이용한 농사기법을 포기하고 친환경 또는 생명농법을 통한 결과라기 보단 오히려 모든 것이 풍족한 요즘 세상에서 생산량과 단위 수확량에 의존하지 않는 일종의 태평농법의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건강한 논 건강한 먹거리, 우리 모든 농부들의 목표이어야 하고 가야할 길입니다.



농약에 화학비료에 그동안 삶터를 포기하고 떠났던 생명들이 우리의 건강한 논을 만들어주기 위해 다시 우리 논을 찾아왔습니다. 오랜만에 찾아 온 귀한 손님들을 우리 모두 반기고 그들의 건강한 삶터를 지켜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철원의 두루미쌀, 순천의 흑두루미쌀은 타지역 여느 쌀과 비교해 분명 비싸고 귀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두루미와 흑두루미와 연관되는 건강한 땅 건강한 먹거리가 전국적으로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일치되면서 그 지역 농민들의 안정적인 고소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네발로 어린 벼포기 잡고 노래하는 수원청개구리가 살 수 있는 건강한 논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파주에서 생산되는 벼를 얼마든지 고소득 작물로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주의 수원청개구리쌀!



우리 파주시 농부님들께 제안합니다. 우선 농약이나 화학비료 대신 퇴비나 유기농 거름을 사용합시다. 또한 콘크리트 농수로 대신 이전 자연적인 물길로 되돌려 놓도록 요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농어촌공사에서는 시멘트 수로가 아닌 자연형 수로를 보수 관리하도록 건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는 좀 게으른 농부가 됩시다. 논둑에 풀을 너무 자주 베지 않고 풀을 벨 때도 풀을 약간 남겨두면, 벼 수확량이 좀 줄어들겠지만 수원청개구리의 서식 환경이 좋아져 우리 농민들에게도 훨씬 더 큰 무형, 유형의 이득이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에서 두루미 서식지 보존 운동을 하는 세르게이 박사가 한 말씀이 떠오릅니다. “생물종의 보존은 정치인도, 환경운동가도 할 수 없다. 오로지 농민들만 할 수 있다.”



 



파주의 농민들이 귀한 생명과 건강한 땅과 건강한 자연을 보존하는 주체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조영권



파주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월롱면 영태4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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