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책꽂이> [나, 블루칼라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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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책꽂이>
“당신들은 엄청 멋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 블루칼라 여자]
박정연 글/ 황지연 사진/ ㈜한겨레엔/ 2024년 3월 5일 발행
3월 5일에 이 책이 출판되었으니 정말 뜨근뜬근한 책이다. 읽다보면 신간이어서 뜨끈한 것보다 ‘힘 좀 쓰는 언니들’이야기가 더 뜨근하게 다가온다.
이 책의 주인공은 화물차 기사, 플랜트 용접공, 먹매김노동자, 형틀목수, 건설현장 세대정소, 레미콘 운전사, 철도차량 정비원, 자동차시트 제조공장 노동자, 주택수리 기사, 빌더목수이다. 그야말로 남자들의 직종이라 불리우는 곳에서 끈기와 지혜로 근력을 으스대는 남초문화를 이겨낸 10명의 여성노동자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런 게 멋쟁이구나, 이런 것이야말로 진짜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여자라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당당히 살아가자”는 여성들. 이들이야말로 시대를 앞서는 여성리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이들의 삶이야말로 이념과 개념으로 가득찬 각종의 이론과 담론으로 세상을 재단하려드는 사람들에게 따귀를 날리며 ‘진짜로 당당함’, ‘진짜 여성’을 알려준다.
10번째 이야기는 빌더목수는 23세의 이아진씨 이야기다. 진로고민을 하다 나무로 집을 짓는 빌더목수의 매력에 빠진 이아진씨는 18세부터 현장에서 일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린애 취급을 했고, 실력과 기술이 쌓여도 팀원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이에 아진씨는 퇴근후 공법 공부, 자재노트를 작성했고, 합판을 들어올리기 위해 근력운동도 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 블루칼라 노동자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엄청 멋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냥 ‘막노동’하고 있는 게 아니라 진귀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
박정연 프레시안 사회부 기자가 2023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중장비 소음나는 현장에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레미콘 차에서 인터뷰한 내용이다. 기자정신이 바로 이런 것이리. 현장에서 자신의 눈과 피부로 마주친 현실을 손을 써서 글로 풀어냈기에 책을 다 읽고 나면 10명의 블루칼라 여성노동자와 1명의 여성 기자, 1명의 사진가에게 절로 감사하게 된다.
특히나 젊은 여성들과, 젊은 여성들의 어머니들이 읽기를 권한다. 아니...아빠들도.
자유기고가 홍예정
#1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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