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이 필요한 순간 – 경제학은 어떻게 사람을 살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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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 필요한 순간 – 경제학은 어떻게 사람을 살리는가

김현철/ 김영사

 

 

저자가 라디오 인터뷰 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인생의 8할은 운입니다.”라며 조목조목 근거를 들었다. 재밌었다. 올 9월 30일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이다.

김현철 박사는 연세대 의과를 졸업한 후 의사로 활동하다가,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이 아프다는 걸 보고 경제학을 공부했다. 건강불평등 문제가 사회·경제적인 문제라 깨닫고 ‘경제학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책은 경제학의 핵심적인 내용을 아주 쉽게 쏙쏙 잘 전달하고 있다. ‘인생 성취의 8할은 운’, ‘배 속 10개월이 평생을 좌우한다’ ‘불행의 대물림을 극복하는 비결’ 등 각각의 장에서 명쾌하게 우리가 가야할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더구나 그것이 머리에서 나온 에세이가 아니라 경제학에서 연구해온 결과와 통계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개인의 성취 대부분이 태어난 국가와 가정 환경 같은 운에 달려있기에, 국가는 살며 맞닥뜨린 이런저런 불운을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각자도생’만이 답인 듯 몰아치는 2023년 대한민국에서 이런 주장을 듣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또 임신 환경이 태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임신기간에 휴가를 유연하게 쓸수 있어야하고, 육아휴직을 출산후 1년이 아닌 임신뒤 2년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양질의 영·유아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능력주의는 신분을 대물림하던 세습주의에 대한 반발에서 나온 이념입니다.” “최근 20년 동안 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다섯 살 미만 어린 시절 환경의 지대한 중요성을 밝힌 것이다”

이 책에는 근래에 논쟁이 되고 있는 외국인가사도우미 제도에 대한 의견도 담고 있다.

당위와 직관으로 만든 정책이 오히려 불평등을 낳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는 김현철박사는 “좋은 공동체에는 불행을 극복하는 힘이 있다”고, 우리가 좋은 공동체가 되어보자고 한다.

경제학이 손 쉽게 다가오는 책. 책을 보고나서 “아하. 정말 경제학이 필요하구나”라고 공감하게 되는 책이다.

 

자유기고가 홍예정

#1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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