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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책꽂이] 이야기 할아버지 장자

입력 : 2015-09-10 10:32:00
수정 : 0000-00-00 00:00:00

 



우화를 통해 깊고 넓은 마음 기르기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이야기 ‘장자’



 



이야기 할아버지 장자 



글 권용철/ 그림 최지은 /좋은꿈



 





 



장자는 누구인가. 장자는 중국 전국시대 때 하남성 상구현 부근인 송나라 몽에서 태어난 사람으로 그의 성은 장(莊)이요, 이름은 주(周)이다.



 



그가 살았던 시기는 기원 전 370년에서 286년 사이로 추정한다. 공자보다 150년 정도 늦고 맹자와는 거의 같은 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장자는 옻나무 정원을 돌보고 옻 제품 제작을 책임지던 사람으로 평생 가난하게 살았으나, 결코 가난을 싫어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기』에 따르면 초나라 왕이 장자를 재상으로 임명하려 했으나 장자가 거절했다고 한다.



 



『장자』라는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는 책은 서기 4세기 서진시대의 곽상이라는 사람이 정리하고 주석한 것이다. 전부 33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으로 분류하였다. 『한서예문지』에는 원래 52편의 장자가 있었다고 전하나 곽상이 이와 같이 분류한 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중 내편은 장자가 직접 썼거나 장자의 사상이 가장 잘 녹아난 부분으로 알려져 있다.



 



내편 7편은, 소요유(자유롭게 노닐다), 제물론(만물을 가지런히 하다), 양생주(생명을 기르는 것), 인간세(인간 세상의 모습), 덕충부(덕이 충만함), 대종사(큰스승), 응제왕(바람직한 제왕에 대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짤막한 우화 여러 편을 통해 그의 사상을 들려주고 있다.



 



장자는 자신의 사상을 전달함에 있어 독특한 방식으로 쓰고 있다. 즉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비유나 상징 또는 암시의 간접적 방법을 써 말의 뜻을 알아차리게 하는 화술이다. 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권위자에 의탁하여 권위자가 한 말처럼 꾸며 전달하기도 하고, 또 논리성에 근거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지껄인 듯이 순수하게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야기 할아버지 장자』는 아동문학가 권용철 선생이 고전 『장자』를 바탕으로 하되, 동화 형식으로 재미있게 엮어 장자의 사상을 잘 녹여낸 책이다. 장자의 이야기 속에는 수많은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달팽이, 송아지, 나비, 닭, 나무, 새 등……. 장자는 인간 뿐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모든 자연과 생명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했다. 그래서 장자의 이야기는 놀랍고 신비하며 큰 뜻을 알려주기에 더 없이 좋은 이야기들이다. 틀에 갇힌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상상하고 다양한 각도 속에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의 힘이란 바로 ‘소요유’에 담긴 뜻처럼 자유롭게 노닐며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그동안 가르고 나누는 것에 익숙해왔다. 자유롭게 생각하기 보다는 주입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쓸모 있음과 쓸모 없음, 있다와 없다, 맞다와 틀리다……. 그러나 그런 가름의 기준은 과연 무엇인가. 장자는 ‘호접몽’에서 말한다. ‘어느 날 장주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다. 그런데 장주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장주가 되는 꿈을 꾼 것인지 알 수 없다’ 라고. 만물은 규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가을이 시작되는 요즈음, ‘장자이야기’를 통해 ‘무위자연’의 큰 뜻을 느껴보길 권한다.



 



 



글 김경옥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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