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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고딩의 같잖은 문화 리뷰 <13> ‘아가씨’와 ‘선생님’ 호칭의 성차별

입력 : 2016-10-14 17:15:00
수정 : 0000-00-00 00:00:00

 

‘아가씨’와 ‘선생님’ 호칭의 성차별


한 웹툰에서 사용된 호칭이 소소하게 논란이 되었다.

 



똑같이 업무로 만난 직장인 두 명을 소개하는 가운데 남성에게는 소속과 직책을 나열하며 ‘이 분’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반면 여성에게는 소속만 가볍게 밝히고 ‘요 아가씨’라 지칭한 것이다.

 

친분이나 관계에 의해서 다양하게 변할 수 있는 것이 호칭이라지만, 비슷한 상황에서의 대비되는 표현은 충분히 차별적이다.

 

사실, 이런 종류의 성차별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드라마나 개그 프로그램에도 많이 나오는 경찰서 장면에서 경찰들은 여성을 아가씨로, 남성을 선생님이라 부르곤 한다.

 

심하게는 가해자-피해자 관계에서도 이런 현상을볼수있다. 나이에 의한 것이라 해도 나이 든 여성에게 예의를 차려 부르는 호칭이 아주머니인 것과는 비교된다.

 

맥락에 따라서는 물론 아가씨도 존칭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선생님’과 ‘아가씨’가 동급의 존칭이라 여겨질 수 있을까?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영화 <아가씨>의 감독 박찬욱은 <아가씨> 각본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대에 와서 아저씨들이 앞장서 오염시킨 그 명사에 본래의 아름다움을 돌려주리라, 그 한 가지 생각에만 골똘했다.”

 

실제로 아가씨의 시작은 존칭이었을지 모르나, 지금 아가씨라고 불렸을 때 선생님 만큼 존중이 담긴 호칭이라고 볼 수 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호칭에 대해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거나 오히려 부당 하다 말하는 사람에게 예민하다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문제는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 들이다. 당장 저 웹툰 댓글만 봐도 아가씨가 뭐가 문제냐며 사소한 것으로 치부한다던지 ‘아가씨가 아니면 아줌마라고 부르랴?’하며 딴죽을 거는 사람들이 많다.

 

요지에서 빗나간 이야기를 끌어오며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비하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불편한 것을 끄집어내는 것에불만인지, 아니면 자신이 쥐고 있는 일종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사람들은 우리 사회가 변화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

 

하지만 전자는 다르다.  지금까지 문제의식 없이 살았다면 지금이라도 경각심을 가지면 된다.

 

많은 차별요소들이 우리 주변에 스며들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것도 유구한 차별의 역사 중 하나이다.

 

잘못된 것을 고치는 것이 문제되어서는 안 된다.

 

조은현 고1 「파주에서」 틴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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