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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파주읍  - 갈곡천 준설공사, 국토부 지침 위반

입력 : 2024-07-03 03:59:25
수정 : 2024-07-03 04:00:12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파주읍

 - 갈곡천 준설공사, 국토부 지침 위반

- 잘못한 준설로 생태교란종 확산 돼

 

파주읍은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202311월 말 갈곡천 중류 일대 약 1.5km구간, 면적 103,318지역(https://mapjido.com/map/ 기준)에 준설공사를 진행했다.

 

 

                                                        공사 구간

 

이 공사는 위법하게 시작된 만큼 그 이후의 공사 과정도 하천법과 야생생물 보호 및관리에 관한 법률의 기본 정신과 하천법 25조에 의거하여 국토교통부가 발간하여 갈곡천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를 명시하고 있는 자료인 문산천권역 하천기본계획의 지침들까지 깡그리 무시하고 막가파식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그 결과 또한 참혹하다.

 

 

                                    준설공사 이전 모습(2023년 가을)

 

                       준설공사 이후 모습(2024년 봄)

 

이 장소는 하천기본계획에 의해 복원·보전 지구로 설정되어 있다. 하천기본계획이 명시한 복원·보전구역의 유지관리 방향에서 우선 보전지구는 치수사업이 불가피한 경우 외에는 하천환경을 해치는 하천내에서의 모든 행위를 불허한다. 하지만 치수사업이 불가피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아름답게 잘 흐르던 갈곡천은 파주읍의 마구잡이식 행정에 의해 잔혹하게 파괴되었다.

 

또한 파주읍은 복원지구 유지관리방향을 보면 알 수 있듯 직강화가 하천이 파괴된 것이라 말하는 국토부의 지침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오히려 공사 현장이 직강화(直江化, 강을 곧게 하여 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함)가 되게 만들었다. 파괴된 하천환경을 다양한 친환경적인 기법을 이용해 복원하라는 지침에도 반하여 오히려 하천환경을 파괴했다. 그리고 자생초지가 번식하도록 하거나 해당 하천의 특성에 맞는 정수식물 등을 식재하라는 지침에도 어겼다. 여기서 말하는 정수식물에는 준설공사로 사라진 갈대가 속한다. 이에 따른 피해가 요즘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작년에 준설공사가 일어난 지역에 올해 자라난 식물 중 우세종이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이라는 사실이다.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은 환경부에서 지정한 외국에서 유입된 생태계 교란종이다. ‘우리 주변식물 생태도감(강병화, 한국학술정보, 2013)’에 따르면 단풍잎돼지풀은 '초지나 도로변의 문제잡초로 화분병을 일으키기도 한다.'라고 기술되어 있고, '꽃가루를 흡수하면 알레르기성의 비염, 결막염, 기관지 천식 등의 화분병을 일으킨다. 최근에는 그 피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라고도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에 따르면 가시박은 강둑을 따라 습한 지역에 분포하는데, 특히 한강권역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길 등, 2005). 생태계를 교란하는 식물이다.’라고 한다.

 

 

설공사 이전 풍경으로 갈대밭이 우세종을 이루며 아름다운 풍광을 나타내고 있다.

 

공사 후 갈대는 잘 보이지 않고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으로 뒤덮인 풍경이다.

이 때문에 갈대를 서식처로 삼는 개개비를 비롯한 조류들이 자취를 감췄다.

 

준설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갈곡천 하류는 다행히도 갈대밭이 우점종이다

 

       또한 이 지역에선 갈대에서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개개비들도 발견된다.

 

이것이 바로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하고, 국토교통부가 이미 갈곡천 생태를 조사하여 관리 지침을 내려줬음에도 불구하고 무지몽매하게 행정을 펼친 대가이다. 한번 파괴된 생태계를 되돌리기란 굉장히 어렵다. 과연 이 일은 누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생태적 측면에서 바라봄과 동시에 예산 낭비와 행정력 낭비의 측면에서도 점검해야 한다. 파주읍이 자생적이며 하천 정화 기능과 탄소 흡착 능력 그리고 홍수시 풍수해 예방 능력과 더불어 여러 조류의 서식처가 되는 갈대밭을 밀어버리고 얻은 결과가 오히려 파주시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며 제거하려고 노력하는 생태계 교란종의 창궐을 불러왔다. 아래는 파주시청 홈페이지에서 돼지풀을 검색한 결과이다. 파주시가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같은 생태계 교란종 퇴치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여기에 웃지 못할 사실이 또 있다. 파주읍은 자신들의 실책으로 발생한 일 때문에 지난 5월 말경 민관군을 투입하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파주읍은 생태계 교란 야생식물 제거를 위해 민관군 합동 발대식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의 속사정을 살펴보면 더 허탈한 사실이 숨겨져 있다.

 

 

파주에서기사 파주읍, 생태계교란 야생식물 제거 위한 민관군 합동 발대식

 

이 행사에 투입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원래 이 행사는 갈곡천 고수부지 자라난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을 제거하기 위해 계획되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일정이 뒤로 밀려서 고수부지의 단풍잎돼지풀이 너무 커진 관계로 제거작업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계획을 변경하여 갈곡천에 자란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을 제거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산책하는 제방길에 자라난 단풍잎돼지풀을 제거하는 것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여기서도 파주읍의 부족한 일 처리 능력이 여실하게 나타난다.

 

이 사건을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파주읍은 작년 11월 말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하고 갈곡천 준설공사를 진행했다.

2. 파주읍이 시행한 준설공사는 토지의 굴착, 절토, 성토의 형질변경이 이뤄졌다. 이는 하천법 33조에 제1항에 따라 경기도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경기도 하천과와 통화해본 결과 경기도 하천과는 이를 허락한 적 없다고 했다.

3. 파주읍은 하천법 25조에 의해 발간된 국토교통부의 하천기본계획이 지정한 복원·보전 지구에 해당하는 구간을 준설공사 하면서 하천기본계획이 지시하는 복원·보전 지구 관리 지침을 정면으로 무시했다.

4. 파주읍이 1-3의 내용에 따라 막무가내 준설공사를 시행한 결과 공사를 진행한 구간에선 자생종이자 갈곡천 생태계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는 갈대가 사라지고 환경부에서 지정한 생태계 교란종인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이 우점종으로 뒤덮이게 됐다.

5. 파주읍은 파주시가 각고의 노력을 통해 제거하려고 노력하는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이 갈곡천에 창궐하게 만든 뒤에 민관군 협업으로 이를 제거하는 활동을 벌였다.

6. 파주읍은 민관군이 동원된 생태계 교란종 제거 행사는 정작 갈곡천을 뒤덮은 생태계 교란종을 제거하는 행사가 아닌 보여주기식 행사로 진행하도록 일 처리 했다.

 

이를 돌아보니 정말 말문이 턱하고 막힌다. 출발부터 위법하고, 법률의 정신은 무시하며, 상급 기관의 지침은 내팽개친 후안무치한 파주읍의 행정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그 자체이다. 파주시는 이 사건에 낭비된 예산과 인력 동원을 검토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파주읍은 자신들의 잘못을 사죄하고 진심으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말이다. 이쯤 되니 하천관리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에게 기본적인 생태교육은 필수가 아니지 않나 싶다. 그러면 이런 혼란과 예산 낭비와 여러 사람의 수고는 없어도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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