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칼럼 - 전례 없는 온라인 개학을 경험하며
수정 : 0000-00-00 00:00:00
청소년칼럼
전례 없는 온라인 개학을 경험하며
담양한빛고등학교 2학년 임철준
kbs뉴스 자료사진
2020년 초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례 없는 온라인 개학을 실시하게 되었다. 나는 인가형 대안고등학교에 다닌다. 토론과 체험 학습이 일반학교 보다 많다. 하지만 교육부 관할 하에 있어 우리학교도 어김없이 4월 16일(중고교 1~2학년 기준) 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온라인 개학 당일은 예상대로 정상수업이 힘들었다.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이 불가능하거나, 수강해야 할 동영상에 오류가 있어 재생이 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마주한 온라인 수업의 첫인상은 정말 최악이었다. 특히 나뿐만이 아닌 많은 학생들의 불만을 가져온 제일 큰 문제는 이미 수강한 동영상이 서버 불안정으로 인해 진도율이 표시되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동영상을 수강해야 한다는 점이였다. 100% 진도율이 표시될 때까지 나는 2번 3번 반복하여 동영상을 수강해야 했다. 약 1시간짜리 동영상을 열심히 수강했는데 문제가 생겨 몇 번을 다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당연하게도 다음 과목의 강의를 수강하는데 큰 시간적 문제를 야기했다. 1.5배 이상 빨리 보기를 해 동영상을 재생하면 일부 학생들의 부정 수강을 막는 차원에서 출석 인정이 되지 않았다. 어떤 과목은 100% 진도율이 계속 표시되지 않아 해당 과목의 수업은 출석이 인정되지 않을 뻔 해 나의 심장을 졸아들게 하였다. 물론 이런 서버관련 문제는 선생님께 잘 말씀드리면 해결이 되었지만, 첫날에 겪은 이 문제들은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했다. 다행히도 이후 EBS 온라인 클래스의 서버는 급격히 안정되어 위와 같은 문제들은 거의 사라졌다.
우리 학교의 출결은 화상으로 확인하거나 카카오톡 등 기타 플랫폼으로 확인하고, 수업은 선생님들께서 자체 제작한 동영상을 수강하고 과제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EBS에 올라와 있는 인강을 수강하거나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수강하는 방식도 있다. 다시 말해, 화상방식의 수업은 거의 하지 않는다.
가끔 중학교 동창들에게 연락해서 어떠냐고 물어봤더니, 온라인 수업은 재미없고 학습효과가 떨어진다고 했다. 꽤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우리학교 선생님들께서는 학생들을 위해 양질의 교육 자료를 제공하시고 격려 편지를 우편으로 보내주시는 등 세심하게 학생들을 다독거려 주시지만, 역시 온라인 수업 방식의 특성상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학습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학교에 가서 배운다면 쉽고 적은 시간 내 익힐 수 있는 것들을 온라인 수업으로 제대로 학습하려면 짧게는 2배에서 3배, 길게는4~5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따라서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 될수록 성적 관리에도 차질이 생기는 점이 깊게 우려된다. 또 EBS 인강이나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 중 일부는 수업 자료로서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 크게 아쉬울 뿐이다. 처음 실시한 온라인 수업이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이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견뎌야 하는 시간이 많이 아깝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이 문제점 덩어리는 분명 아니다. 앞서 말한 문제들은 시행착오에 단계에서 발생한 문제들이고, 대부분 해결됐다는 점을 다시 말하고 싶다. 분명 온라인 개학을 통한 수업은 코로나19 사태로 방역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차선책 중 최선책이다. 코로나19사태는 곧 종식되리라 희망한다. 그러나 종식 후 새로운 강한 전염병 유행의 가능성은 높다. 다시 전염병이 닥쳤을 때, 지금의 온라인 개학 경험은 훌륭한 교범이 될 것이다. 즉 이 어려운 시기를 잘 보내면, 차후에 닥칠 더 큰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5월 27일 오프라인 개학 전에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바라고, 완전 종식되지 않는다면 온라인 수업을 계속 유지했으면 한다. 친구들이 보고 싶지만 이제 온라인 수업에 적응되어 코로나19 종식까지 하라면 할 수 있다. 조금의 불안함도 없이 기쁘게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싶다. 내보기에는 학생들의 건강을 담보로 하고 수업일수나 평가 일정 따위를 챙기는 모습이다. 고3들이 입시를 앞두고 있어 불기피하다고 하면 나머지 학년들은 오프라인 개학 여부를 왜 학생들에게 물어보지 않는지 의문이다. 온라인 수업도 하고 있는 마당에 학생들에게 물어보지 못할 여건은 없다.
끝으로 코로나19사태와 온라인개학으로 지쳐있을 학교 선생님들에게 큰 감사를 드리며, 어려운 수업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전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대단하다고 말을 전한다. 다시 학교에서 만날 날을 고대한다.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