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흔한 중딩의 같잖은 문화 리뷰 < 4 > 애니메이션 좋아하면 오타쿠?

입력 : 2015-03-31 11:50:00
수정 : 0000-00-00 00:00:00

중딩, 애니메이션 산업을 걱정해본다



애니메이션 좋아하면 오타쿠? 목소리연기는아무나 하나?



 





 



디즈니의 겨울왕국 누적관객 1000만 돌파, 지브리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재개봉. 더 이상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만의 문화가 아니다. 어른들까지도 겨냥한 고 퀄리티의 애니메이션들이 흥행하고 있고, 유치하고 저급하다는 생각이 오히려 구시대적인 발상이 되었다.



 



디즈니나 지브리, 픽사등의 대형 스튜디오 이외에도 원피스, 나루토 같은 일본식 애니메이션도 예전과 비교해 많이 대중화된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뽀롱뽀롱 뽀로로’, ‘아기공룡 둘리’와 같은 아동용 애니메이션에서 시작해 ‘천년여우 여우비’, ‘마당을 나온 암탉’ 등 국산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탄생했다. 하지만 이웃나라인 일본에 비해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은 크게 활성화 되지 않았다. 충분히 가능성을 보였고 크게 성장한다면 국가 경쟁력에 상당한 도움이 될 만한 분야인데 왜일까?



 



첫째로 아직 개선되지 않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2000년대 이전에는 아동만을 위한 문화로 여겨져 왔고,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어른은 철이 덜 든 아이 취급 받아왔다. 그 중독성과 재미만으로 게임과 동일시되기도 했다. 그 때보다야 바른 인식으로 애니메이션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덜 대중화된 분야의 애니메이션들은 오타쿠들의 문화로 취급받고 있다. 오타쿠란 특정분야에 많이 심취한 사람들을 칭하는 말이지만 요즘 들어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현실보다 가상세계에 빠져 살며, 자기관리도 못하는 사회 부적응자’ 또는 ‘안경쓰고 모니터만 들여다보는 뚱뚱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변질되어 비하적인 언어가 되버렸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오타쿠=사회부적응자’라는 생각이 생겨난 것이다.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취미로 건전하게 즐기며 사회생활을 잘 이어나가는 사람도 오해를 받고 학생들 사이에선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결국에는 자신의 취미생활을 숨기고 쉬쉬하게 되며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는 분야의 발전을 막아버린 것이다.



 





 



둘째로는 성우 문제를 들 수 있다. 애니메이션은 사람이 연기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게 아닌, 그림이나 클레이 등으로 움직임을 만들어 영상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성우가 캐릭터의 목소리를 내며 연기한다. 캐릭터의 성격이나 버릇, 심리 상태를 목소리로 드러내며 그 캐릭터의 행동과 잘 융화되는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무성 애니메이션이 아닌 이상, 이러한 성우들의 역할은 매우 무거운 것이다. 하지만 최근 나오는 애니메이션들을 보면 성우가 아닌 배우, 심지어는 가수나 개그맨들이 목소리를 연기한다. 왜 사람들은 발연기를 펼치는 아이돌을 보며 분노하면서 목소리 연기에는 둔감한 걸까. 정말 좋은 질의 애니메이션을 어색한 목소리가 망쳐놓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아까 언급한 ‘천년여우 여우비’의 경우도 전문 성우가 아닌 배우 손예진, 공형진 등을 쓰며 싱크로율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많았고, ‘마당을 나온 암탉’도 더빙이 망친 영화라며 혹평을 들었다. 정말 보다가 꺼버릴 수준의 더빙은 ‘토르 마법망치의 전설’의 개그맨 더빙이다. 어울리지도 않는 캐릭터에 흥행을 위해 인기 개그맨을 끼워넣고 최악인 것은 뜬금없는 유행어 남발이다. 언제부터 연기가 비전문적인 분야가 되어버렸을까. 연예인 더빙들 때문에 외국 애니메이션을 더빙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렇게 가수나 개그맨이 연기해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에 성우가 없나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용신, 김영선, 엄성현, 구자형, 우정신, 김수진 등 어마어마한 연기력의 레전드 성우들 뿐만 아니라 뛰어난 능력의 신인 성우, 성우 지망생들이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성우들을 무시하고 연예인 성우를 쓰면서 훨씬 많은 더빙료를 지불하는 제작사를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를 낮추며 무시당하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에 비해 제작도 힘들고 번거롭지만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 애니메이션이다. ‘유해하다’, ‘저급하다’하는 편견 때문에 각종 규제들에 얽매이는 게임 산업처럼 만들지 말고, 국내 애니메이션 문화를 더 발전시키고 대중화해 우리나라의 문화 발전에 힘쓰고 외국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은현 (중3) 「파주에서」 teen 청소년 기자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