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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랑18세들의 토론 엿보기 - 사형수에 대한 재심판 제도 허용해야 한다

입력 : 2015-08-13 11:00:00
수정 : 0000-00-00 00:00:00



 



【세 번째 논제】



사형수에 대한 재심판 제도 허용해야 한다



마지막 논제는 사형수에 대한 재심판 제도를 허용해야 하느냐 였다. 억울한 판결이 있을 수 있고 충분히 반성의 자세를 보이는 사형수를 생각하면 허용해야 하고, 사형수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마음과 재심판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금지해야 하니, 토론 전부터 찬반을 정하기 매우 어려운 사안이었다. 배심원들은 고민 끝에 토론 전 찬반 표결에 손을 들었다. 결과는 찬성16명, 반대7명. 몇몇 학생들을 인터뷰해보니 ‘재심판으로 억울한 사람은 타당한 판결을 받고 사형이 합당한 사람은 다시 한 번 판결을 확고히 하는 게 합리적’ 이라는 생각이 주류였다. 토론을 통해 이러한 생각이 바뀔지, 아니면 더욱 확고해질 것인지는 토론자들에게 달려있었다.



 



찬성 측의 핵심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1. 사형이라고 해도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행위이니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2. 사형수의 인권 박탈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재심판 해야 한다.



3. 인간의 판단이 항상 옳을 수만은 없으니 사형 집행 전 판결에 대해 확신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반대 측은 재심판 제도도 충분히 오심의 가능성이 있는데 앞선 3심의 오심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재심판을 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사형을 잠정적으로 집행하지 않는 국가이기에 ‘국가가 사람의 목숨을 박탈하는 것’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사형수의 인권 박탈 문제에 대한 주장은 재심판 제도가 아니라 사형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 논제에서 벗어난다고 꼬집으며 반론을 마쳤다.



 




반대 측의 핵심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1. 오심으로 정말 사형이 합당한 사형수가 재심판 제도로 죄를 감면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2. 재심판 제도로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받을 수 있다.



3. 재심판을 한다고 해서 또 다시 오판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



4. 재심판의 정확한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



5. 처음 판결 이후 재심판 제도를 거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데 도중에 사건이 왜곡될 수 있고 금전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찬성 측은 재심판을 받는 사형수도 범죄를 저지르기 이전에는 납세, 병역의 의무 등을 이행했으니 재심판 받는데 드는 비용을 아까워해서는 안 되며 애초에 사람의 생명을 돈에 가치와 동등하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응수했다.



 





자유토론



?찬성 측? 아까 비용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셨는데 사형을 선고받은 수감자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사형을 무기징역으로 대체할 경우 5년간 약 1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비용적으로도 재심판을 통해 사형을 무기징역수로 전환하는 등 최소화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이 아닐까요?



 



?반대 측?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사형이 잠정적으로 집행되지 않고 있어서 사형수도 사실상 무기 징역수라고 볼 수 있는데 무기징역수를 무기징역수로 바꾸는 것은 무슨 소용이 있나요?



 



?찬성 측? 그렇다면 유영철에 대한 기사를 제시하겠습니다. 연쇄 살인으로 사형을 선고 받은 유영철이 교도소 안에서 난동을 부리고 반입이 금지된 성인물까지 구독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은 어차피 죽을 사람인데 꿀릴 것이 없다며 이 같은 행동을 일삼는다고 합니다. 유영철은 사형수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무기 징역수와 바를 바가 없습니다. 이름뿐인 사형수, 무기징역수로 바꿔야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반대 측? 유영철의 사례 한 가지만으로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판의 가능성 때문에 재심판 제도를 찬성하신다고 하셨는데 재심판에서 오판이 일어나지 않을 거란 보장은 할 수 있나요?



 



?찬성 측? 물론 오판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판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억울한 사람을 구해낼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잔인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 측? 만에 하나 사형을 받아 마땅한 범죄자가 사형이 취소되고 원래의 죗값보다 낮은 죗값을 받았을 때 피해자 가족이 겪는 정신적 고통을 어떻게 책임지실 건가요?



 



?찬성 측?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판사는 신중한 판결을 내려야겠지요. 피해자 가족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렇다면 억울하게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가족들의 고통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반대 측? 저희는 사형 재심판 제도를 반대하는 것이지 억울한 사람들이 사형 받는 것을 찬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찬성 측? 저희 또한 사형 재심판 제도를 찬성하는 것이지 사형이 합당한 사람이 죗값을 줄여 받는 것을 찬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유토론이 끝난 후 찬반 표결 결과는 찬성 측 19명, 반대 측 4명으로, 찬성 측이 입지를 굳혔다. 앞선 두 토론 모두 배심원들의 판결이 뒤바뀌는 역전승이 일어난 것을 보았기에 찬성 측 토론자들은 승리가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글 서민서(고2) 「파주에서」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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