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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고딩의 같잖은 문화 리뷰 <14> '저항의 선봉에 선다'는 서울대 시국선언문이 놓쳐버린 것

입력 : 2016-11-15 13:19:00
수정 : 0000-00-00 00:00:00

 


'저항의 선봉에 선다'는 서울대 시국선언문이 놓쳐버린 것 

 

지난 28일,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비선실세 국정농단과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내놓았다.

 

이화여대의 시국선언은 이틀 전인 26일 이었고, 시국선언 전부터 ‘미래라이프대학 신설’과 ‘정유라 부정입학’ 등 부당한 정책에 대해 싸우고 있었다.

비선실세를 밝혀내는 시초라고 해도 무방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서울대 시국선언문은 ‘저항의 선봉에 설 것이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지금껏 저항해 온 이대의 노력을 무시해버렸다.

 

이 뿐만이 아니다. SBS 뉴스에서는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을 다루며 서울대·연세대·서강대만을 언급했다. 현 시국의 물꼬를 튼 이대를 역사의 현장에서 지워버린 것이다.

시작은 7월, 이화여대의 총장의 독단적인 미래라이프 단과대학 신설 결정이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학생들의 의견 수렴 없이 이루어진 결정에 분노했다.

 

게다가, 이화여대 총장인 최경희는 이전에도 많은 사업들을 독단적으로 강행한 바 있으며, 부총장의 공금횡령 문제 및 최경희와 엮인 모든 비리의혹이 해결되지 않았던 것도 문제였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었던 이화여대가 ‘돈이 없어서’ 이런 결정을 했다는 말도 학생들에겐 의문점일 뿐이었다.

이러한 사유로 이대생들은 본관 점거를 감행하며 시위를 열었고,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철회와 총장의 사퇴를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이대생들은 권력형 비리를 감지했던 것이 정유라 특혜 의혹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이대생들은 행정 주무부처와 상임 위원회에 감사 민원을 넣고, 약 2000건에 달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대생들의 민원이 그대로 국정감사의 계기가 되었다.

 


역사의 현장에서 여성의 존재는 쉽게 사라진다. 6.25에 참전한 여군은 남군과 달리 뒤늦게 유공자로 등록됐을 뿐만 아니라, 그 존재조차 인식되지 못한다.

여성 독립 운동가들이 분명히 존재했음에도 역사교과서에서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지워지지 않는다면 왜곡된다.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이 간호사보단 관료주의와 싸워 이긴 행정가에 가깝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16년의 역사가 어떻게 쓰일 것인가는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몫이다.

 

조은현(고1) 「파주에서」 틴 청소년 기자


#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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