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도시 파괴의 음모를 중지하라 - 파평면 소각장 유치 반대한다!!!
수정 : 2021-10-06 00:12:03
역사 도시 파괴의 음모를 중지하라
- 파평면 소각장 유치 반대한다!!!
시민 마달수
역사를 버린 민족에게 기대할 내일이 있는가.
우리가 뿌리 내리고 있는 이땅, 파평과 적성은 조선 성리학의 요람이자 격변기 조선의 철학을 세계 최고의 학문으로 발전시킨 터전이다. 퇴계 이황 선생과 율곡 선생의 논쟁이 그러했고, 우계 성혼 선생과의 대담이 또한 그러했다. 그러므로 이곳의 역사적 위치를 결코 낮춰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분들의 제자들이 결국 조선 후기 실사구시를 주장하며 조선의 새로운 출발을 주장하는 일들에 동참하였다. 인근의 파산서원과 화석정이 그 흔적이며, 반구정이 또한 그렇다. 우계 성혼의 부친 성수침은 적성고을의 원님으로 재직하며 지역 학문 발전의 활시휘를 당겼던 인물로 파주지역의 학문을 한차원 높인 분으로 유수의 학자가 이곳을 학문의 본향으로 여기고 찾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율곡 선생의 국가에 대한 사랑과 학문에 대한 열정은 화석정 기둥 마다, 기왓장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파평에는 파평 윤씨의 용연(龍淵)이 있어 종중(宗中)의 역사를 물결 가득 담고 있다. 파평이란 지명의 출발 또한 파평 윤씨의 충정으로 비롯되었다.
구르는 돌이 유물이고, 사람들의 얘기가 설화이다.
아직 발굴되지 못하고 정리되지 못한 역사적 사료들은 차치하고라도 이미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천만세(千萬歲) 전해도 부족함이 없고, 가슴에 새기기에도 모자람이 없다. 뿐이랴.
이곳 어디든 땅밑을 파면 역사의 흔적이 산재하고, 흐르는 시내의 어떤 돌맹이를 하나 주워들어도 그것이 곧 구석기의 유물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떤 이를 만나든 세 사람을 만나면 그 중 하나는 반드시 마을의 설화를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이 유서 깊은 땅에 이유도 명분도 없이 소각장이 건립된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주민들을 편 가르는 이견들이 횡횡하고 마음을 찢는 소문들이 무성하다. 누구누가 유치에 몰래 참여하였으며, 그들에겐 토지에 대한 얼마만한 보상 이득이 있으며, 누구는 어떤 자들에게 접대를 받고 계획에 찬성했다는 등의 근거없는 말들만이 유령처럼 마을을 떠돌며 시민들 가슴에 멍을 새긴다.
발전기금, 그런 것들이 언제 우리의 미래를 담보했던가.
마치 소각장만 들어서면 만사형통일 것 같은 무대책의 근거없는 희망과, 내일에도 이곳에 생존하고 또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희생할 힘 약한 소박한 시민의 바람과, 감악산과 임진강을 벗삼아 산과 들을 누빌 아이들의 상처받는 꿈만이 가을 장맛비에 씻겨질 뿐이다.
누구인가. 이들의 미래를 빼앗을 경제 논리로, 발전 논리로 역사를 짓밟으며, 무대책의 발전과 복지를 외치는 자들은.
왜인가. 지역의 행정관리자들은 시민들의 꿈을 이곳에 녹여 이땅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물려주려 하지 않고 지역발전 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시민의 눈을 어둡게 하는 까닭이. 그 기금이 임진강변에 산재한 구석기 유물부터 조선시대 그리고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곳 삼천년의 역사를 새로 만들고 또 잇기에 충분히 남음이 있는가.
민족의 영맥 태백산맥으로부터 발원해 이곳 파주 적성 그리고 서울의 북한산으로 면면이 이어지고 있는 한북정맥의 그 숭엄한 정기를 소각로 속에 태워넣고 무엇을 만들어 우리에게 주고 싶은 것인가.
기본으로부터 출발하자
돈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반드시 폭풍을 만난다는 것을 역사에서 배우라.
앞을 보라. 평화시대 통일도시를 꿈꾼다면, 그것이 시민의 눈을 가릴 요령으로 만들어낸 구호가 아니라면 내 도시에 생존의 터를 잡고 사는 이들의 미래를 계획하라.
주민의 의견을 수렴했다 말하지 마라. 그것은 당신들 편의주의적 습성에 따라 몇 사람 모아놓고는 도장을 찍게 만든 자가당착적 합리화일 뿐이다. 뒤에서 각개격파식의 음모로 시민을 편가르지 말고, 직접 얘기하고 타당한 이유로 동의를 구하라. 이것이 순서이다. 무엇보다 먼저이다.
그것이 민주주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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