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칼럼] 파주 경제를 위한 시민 제안 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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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➋
‘소규모공장 밀집지역 지원사업’ 문제 없나?
파주시는 지난 해 하반기에 관내 소규모 공단 57개소(업체 1234개 이상 해당)를 지정하고 이곳에 시정예산 20여억 원을 투입하는 등 인프라 개선 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10여개 이상의 공장들이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되고 소규모로 밀집된 지역에 대해 그 현장 상태를 인정하고 노후화된 진입로 등 도로 여건 개선, 상수도 시설 개선, 근로 작업 환경 개선 등 각종의 지원·보조 사업을 추진해 ‘기업하기 편한 소공단'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취지이다.
파주시는 소규모 공장 밀집 지역 지원 사업이 공장의 집단화를 유도하고 난개발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일부 이런 효과가 있을진 몰라도 파주 전역에 걸쳐선 오히려 역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공장을 모이게 하거나 모여있다고 해서 이를 ‘집적화 되었다’라고 할 수는 없다. 집단화와 집적화(또는 클러스터화)는 엄연히 다르다.
강조하건대, 파주 전체와 미래를 염두하는 광역적 조감, 파주학적 설계가 필요하다. 파주는 관광을 활성화시켜야 할 곳, 생태를 보존해야할 곳, 산업단지 중심으로 경제활동을 적극 활성화시켜야할 곳, 운정·교하를 중심으로 한 신도시 거주문화권, 문산과 금촌 등 도시재생이 필요한 구도심 거주문화권 등으로 다양하게 나뉜다.
그런데 파주시가 말하는 소규모 공장기업 밀집지역 인프라 지원 사업은 이를 그다지 크게 고려하지 않는 듯하다. 공장 지대의 무분별한 산개와 현상 고착화는 추후 명품도시 파주를 건설하는 데 지대한 비용부담 등 걸림돌이 될 것이다. 지난 수십 년 간 철학 없는 관료행정 때문에 파주 전역에 걸쳐 공장시설들이 산만하게 우후죽순으로 퍼져 설치되어, 상호간의 연계성이나 집적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바라기 어려웠다. 건축인허가를 맡아온 전현직 공직자들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일이다.
또한 공장 건축물을 모아놓고 집적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 건축물의 조형물 디자인, 색채감, 외형재질의 질감, 집적 형태 등 건축미학적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최대한 접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무미건조한 공장, 일터, 산업단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관광명소인 산업단지가 되는 창의적 행정과 인문학적 정책이 절실하다. 파주출판도시와 같은 선례와 경험을 되살리고 업그레이드 해 나가야 한다. 건물, 공장, 시설, 적재물 등 모든 것이 아름답게 잘 다듬어진 북유럽형 명품도시, 감성도시 파주가 실현되도록 정성을 쏟아내자.
이경선 (법정책학 연구 교원, 법흥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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