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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메아리 [5] 엄마는 심학산 지킴이

입력 : 2017-04-10 12: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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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심학산 지킴이 

 

파주에 살아서 좋은 점 한 가지.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푸르른 숲이 우거진 산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 특히 200m 남짓한 낮은 산이 많아서 (등산애호가에겐 슬픈 일이겠지만) 아이와 함께 등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완연한 봄이 찾아오지 않은 어느 날, 심학산을 찾았다. 등산로 초입에 들어서니 배낭 하나씩 둘러멘 네댓 명의 아이들이 깔깔 웃으며 뛰어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그 한가운데에 ‘산벚 선생님’이 있다.

 

산벚 선생님은 심학산 지킴이다. 심학산 지킴이는 심학산을 사랑하는 엄마들이 하나둘 모여 꾸려졌다. 그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심학산에 오른다. 그 안에 깃들어 사는 모든 식물과 곤충, 새 심지어 벌레 등이 그들의 관찰대상이 된다. 매번 심학산에 올 때마다 심학산을 위한 일, 예를 들어 쓰레기 줍기와 같은 일도 한다. 아주 소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작은 노력이 10년이 넘게 이어지면서 새들이 다시 찾아오고 야생화가 만발한 심학산이 되었다.

 

산벚 선생님은 아이들과 숲 놀이를 함께하는 벚이기도 하다. 그는 겨울을 이겨낸 나이 어린 벚이 기특한 듯 지난해와 다르게 모두 한 뼘 더 성장했다며 첫인사를 건넨다. 숲, 숲, 숲 대문을 열어라~ 대문놀이를 끝으로 숲으로 들어갈 모든 준비를 마쳤다. 아이들이 잘 걸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것도 잠시 아이들은 산벚 선생님을 뒤로하고 저만치 뛰어간다. 오히려 선생님에게 빨리 오라며 여러 번 채근한다. 그렇게 저마다의 방법으로 숲 탐험이 시작된다.



 

그냥 산에 오르는 것처럼 보여도 아이들은 산에 있는 모든 자연물에 호기심을 발산한다. 조금이라도 신기한 것이 있으면 지체 없이 산길을 달린다. 그냥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일지라도 어떤 아이의 눈에 그 돌은 보석보다 소중한 특별한 돌이 된다. 다 비슷한 자연물 같아 보여도 생김새가 다 다른 법이다.

 

그래서 산은 아이에게 아주 좋은 놀이터다. 아이들은 곳곳에서 보이는 돌이나 나뭇가지를 줍고, 바위에 올라타고, 흙을 만지면서 논다. 흙바닥에 맘껏 뒹굴어도 산벚 선생님은 뭐라 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눈에 흙은 더러운 존재가 아니다. 산벚 선생님은 그걸 잘 알고 있다.

 

아이는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산에서 놀면서 자신이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이에게 오감으로 자연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은 정말 값진 일이다. 산에서 실컷 뛰어논 아이의 만족스러운 얼굴을 본 적이 있는가? 그 모습에서 오늘도 심학산 지킴이는 힘을 얻는다.

 

이웃들이 전하는 삶의 소리가 메아리처럼 퍼져 희망찬 내일이 되길 바라며

 

유수연 시민기자

 

#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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