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시내버스는 시민이 편리하게 운행되어야 한다
수정 : 2019-11-29 02:38:18
파주의 대중교통을 분석한다. 1) 버스
시민 편의 충족 못하는 중구난방의 버스노선
신도시 20만 시민, 고속버스 탑승은 일반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의 이동, 통화량 등 빅데이터 활용한 장기적 계획 전무
이제 유동인구 빅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그림 그려야
# 파주시 내 전체 버스노선도도 중앙통제센터도 없어
지난 8월 초, 이재홍 전 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파주시 공무원 S과장이 한 언론사 기자에게 대중교통 관련 내부자료를 전달하며 “현재 대중교통 정책방향에 문제가 있어 이슈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 논란을 일으켰다. 10월 말, 도 인사위원회가 징계를 내리고 S과장도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전부터 현 시장과 시 교통행정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잦은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그 의도가 의심되지만 파주의 현 교통행정에 문제가 있다고 누군가 말하면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하기는 어렵다. 신도시 농촌지역 할 것 없이 시민 대부분이 대중 교통, 특히 버스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며 살고 있다. 시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 변화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2019년 10월 기준 약 47만명의 시민들이 사는 파주에는 전체 버스노선도가 없다. 버스노선을 찾으려면 포털 지도를 이용하거나 경기버스정보(http://www.gbis.go.kr/)에서 찾아야 한다. 물론 버스노선이 이웃 시군과 연결된 것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파주시청에서 대중교통 중에서 버스노선 통계나 실시간 이용정보를 얻을 수는 없다. 물론 지하철처럼 시내버스 운행상황을 전체적으로 관장 혹은 통제하는 중앙통제선터 같은 것도 없다. 시내버스 차가 운행중 갑자기 고장이 나면 운전사나 승객이 직접 사고를 알려야 한다.
파주시 교통정보센터(http://traffic.paju.go.kr/main/)에서 실시간 도로교통정보나 공사 등 돌발상황을 알 수는 있지만 버스 정보는 경기버스정보에서 얻어야 한다. 도로의 정보를 알려주는 실시간 CCTV가 50개가 넘게 운영되고 있다고 표시되고 있지만 영상을 보기란 쉽지 않다. 각 버스정류장에는 운행버스의 실시간 정보를 알려주는 버스정보시스템(Bus Information System, BIS)이 있지만 만약 버스 정류장에서 고객이 타려는 버스가 갑자기 오지 않게 되면 그것을 알려주는 정보시스템은 없다. 서울은 십년 전부터 승객 빅데이터를 활용해 심야버스 노선도 만들고 올해부터는 기존 버스 노선 조정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파주는 파주시와 버스회사의 노선 신경전으로 애꿎은 시민만 대중교통 이용이 너무 불편해 고생하고 있다.
# 버스 승객 “불편해, 너무 불편해”
파주 시민은 시내버스뿐 아니라 광역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불편하다 운정 신도시의 경우 장거리 고속버스를 이용하려면 운정역 1번 출구에 있는 고속버스 정류소를 이용해야 한다. 20만이 넘는 신도시 주민들이 터미널이 아닌 정류소에서 고속버스를 타는 것이다. 그나마 운행지가 몇 곳 되지 않아 대부분 고양이나 서울로 나가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실정이다. 파주에서 시민이 보다 편리하게 제 시간에 버스를 탈수 있는 날은 그리 가깝지 않다.
파주에서 버스 문제가 시원하게 해결 되지 못하는 것은 버스회사는 신규 버스회사가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고 흑자가 되는 노선만 운행하려 한다. 그리고 파주시는 시민의 요구에 따라 노선 조정을 하고 싶지만 버스회사가 완강하게 버티고 있으니 쉽지 않고 천원 택시나 마을버스 신설 등의 행정으로 이를 보완하려 하지만 쉽지 않은 현실이다.
지난 8월 초, 파주시가 지역 업체에게 신규 버스면허를 발급해 노선을 증설하려 하자 버스회사는 완강히 반대했다. 이와 관련해 관내 버스업체는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하고 법적 대응까지 준비했다. 버스노조도 신규 회사와 경쟁으로 회사 사정이 지금보다 악화되면 운수종사자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만큼 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11월 초 신규 버스면허 대신 기존 회사들이 마을버스를 5개 노선을 더 늘이는 것으로 합의가 되었다. 그러나 보다 나은 시민 편의를 위해 타지역 버스회사도 파주에 노선을 만들어 운행하게 해야 한다는 시장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앞서 파주시 고위 공직자도 업계 반발을 이유로 관내 업체와 협의를 통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최 시장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 시장은 '시민 편의가 우선'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파주시와 버스업계가 이윤창출에만 매달리지 말고 시민편의를 먼저 생각하는 입장에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합의가 절실한 상황이다.
파주시의 버스 대중교통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정답을 보여 주는 곳이 서울이다. 물론 재정적 뒷받침과 담당 공무원 수 등에 있어 현격한 차이를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몇 개 되지도 않는 버스노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버스노선도 한 장 없이 무슨 파주시 버스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한단 말인가.
# 서울시와 빅데이터
서울시는 거의 십년 전부터 ‘열린 데이터 광장’을 통해 공공 데이터를 오픈API 형태로 개방하고 있고, 최근에는 서울시 현안 문제를 빅데이터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민간기업과 협력하여 수행하고 있다. 그 중에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이 단연 심야버스 노선 최적화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서울시는 KT와 협약을 맺고 야간 통화량이 많은 곳의 정보를 저장했다. 그리고 교통카드 업체로부터는 시민들의 교통카드 야간 사용량이 많은 곳의 정보를 조합해 시범노선 2개를 운행했다. 지금은 8개 노선으로 확대된 상태다.
서울시는 또 교통카드 이용 정보와 버스운행 데이터, 교통과 주거환경 변화 등이 포함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 버스 노선에 대한 의견 수렴과 검토 작업을 거쳐 올해 12월부터 버스 노선을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10월까지 조정 대상 버스 노선을 발굴·선정하고, 11월까지 빅데이터 분석과 의견 수렴을 거쳐 12월까지 버스정책시민위원회 심의와 의결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우선 이해관계 충돌로 해결되지 못한 버스 노선을 조정하고,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하거나 지하철과 경전철 등 도시철도가 개통해 주거환경과 교통여건이 변화한 곳의 비효율적인 노선을 재편하기로 했다.
여기서 우리는 파주의 대중교통을 위해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접점을 찾을 수 있다. 지역별 유동인구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무엇일까를 고민해 보는 것이다.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 휴대전화 통화 이력 데이터, 교통카드, 택시 스마트카드 데이터 등 데이터에 의한 정량적 유동인구 분포도를 그려낼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서울시가 빅데이터를 버스노선 개선에 활용한 것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1.유동인구 밀집도 분석: 일단 서울시를 1km 반경의 1,250개 헥사셀 단위로 구분한다. 그리고 한 달 치 KT 휴대전화 이력 데이터로 심야시간(0시~5시) 통화량 분석을 해서 구역별 유동인구 밀집도를 분석하고 이를 헥사셀 단위로 시각화한다.
2.유동인구 기반 노선 최적화: 기존 노선의 시간/요일별 패턴을 분석하고, 노선 부근의 유동인구 통계로 가중치를 계산하여, 노선을 최적화한다.
3.유동인구 기반 배차간격 조정: 정류장 단위로 통행량을 추정하고, 통행량을 선의 굵기로 표현하여 헥사셀로 구분된 맵에 시각화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요일별 배차 간격 조정을 결정한다.
@ 사진 :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포도
파주시도 이제 버스노선을 파주시가 만들고 찾을 수 있는 빅데이터에 기반해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할 때이다. 그 그림을 그릴 때 첫 번째 키는 ‘시민 교통 편의’이다. 버스회사의 영리추구나 시와 당국의 지원 문제는 그 다음이다. 신도시에 새로 지어진 멋진 버스정류장처럼 파주시 대중교통 버스노선도도 시민 편의성을 중심으로 멋지게 만들어지길 시와 버스업계에 불편한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바란다.
김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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