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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돼지열병, 농가에서는 20일째 '잠잠'…'최대 잠복기' 무사히 넘길 듯

입력 : 2019-10-29 04:14:04
수정 : 0000-00-00 00:00:00

 

 

- 통상 잠복기인 4~19일 발병 지역 내 추가발병 없어

-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가지고 후방으로 갈 가능성도 희박

- 연천 돼지 8만마리와 접경지역 감염 가능성은 아직 남아

 

지난 917일 파주에서 발병해 이달 초까지 기승을 부린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지난 9일 경기 연천군 양돈농장을 마지막으로 최대 잠복기인 19일을 넘겼다. 이에 따라 방역조치 전 다른 매개체에 의한 농장 간 수평전파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그러나 접경지역에서 ASF에 감염돼 죽은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잇달아 발견되고 있는 만큼 야생멧돼지나 매개체에 의한 2차 발생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 29일 경기도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기도에서는 지난 9일 연천군 신서면 양돈농장에서 14ASF 확진 판정이 나온 것을 끝으로 이날까지 20일째 추가발병 농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매개체의 의한 전염으로 인한 ASF 잠복기를 4~19일로 보는 것을 감안하면 마지막 신서면 농장에서 ASF 전파 가능성은 희박해진 상태다. 다만 마지막 ASF 확진농장 발생은 9일이었지만, 살처리가 완료된 시점은 11일이어서 조치 완료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아직 1~2일 잠복기가 남아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아울러 외부환경에서 최대 1000일까지 생존 가능하다는 ASF 바이러스가 어디에 잠복해 있을지 모르는 상태여서 당분간 방역 수준을 낮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916일부터 현재까지 농가에서 살처분된 돼지는 315000여 마리로, 몇 차례 계속된 방역당국의 살처분 지침 강화로 현재 파주시와 김포시, 인천 강화군에는 돼지가 한 마리도 남아있지 않고 나머지 돼지농가들의 현장 전수조사로 남아 있는 돼지가 있을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아직 연천지역에는 도축이나 살처분 되지 않은 돼지 8만여 마리가 남아있는 상태여서 민통선 주변에서 발견되고 있는 ASF 감염 멧돼지에 의한 2차 감염 가능성은 계속되고 있다. 연천지역 렌더링 시설 노후로 수매가 결정된 돼지 15000여 마리를 제외한 나머지 돼지는 포천시의 고정식 렌더링 시설로 옮겨져 모두 살처분될 예정이다.

 

사육 돼지의 처리는 조만간 모두 완료될 전망이지만, 새로운 골칫거리인 야생멧돼지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전국적으로 30만 마리 이상의 야생멧돼지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11월부터는 번식기가 시작돼 멧돼지의 장거리 이동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파주에서 강원 고성까지 광역 울타리를 설치해 멧돼지 남하를 막기로 했지만, 울타리 설치에 최소 2주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이미 민통선을 벗어난 ASF 감염 야생멧돼지의 남하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이번 ASF 사태의 확산과 종식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경기도의 한 가축방역 관계자는 아직 농장간 전파 가능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현 시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야생멧돼지에 의한 전파 가능성이라며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를 동물들이 먹고 옮길 가능성도 있어 광역 울타리 설치와 함께 28일부터 시작되는 완충지역 총기 포획팀들에게 폐사체 수색도 함께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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