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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계속 먹어도 되나?

입력 : 2019-10-11 03:54:59
수정 : 2019-10-11 06:26:47

- 돼지열병과 파주시와 서민경제의 삼각함수

   * 마트 직원 돼지고기 사는 손님 30%는 줄어든 느낌

   * 시, 방역특별보조금 36억 중 14억 집행

   * 여러 축제 취소로 지역경제 어려움 가중

 

 

금촌의 한 중형마트 축산파트를 담당하는 직원 A씨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하 돼지열병 또는 ASF) 발병 이후로 손님들이 적어도 30% 정도는 줄어 든 거 같다고 했다. 어떤 날은 절반으로 줄어든 느낌도 든다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가 계속되면서 돼지고기 소비에 후폭풍이 일고 있다. 대형마트가 확보해 둔 돼지고기 물량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가격도 폭등조짐을 보였다가 돼지고기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다시 내려가고 있다. 대신 소고기와 닭고기 소비가 늘고 있다.

 

돈육 소비 ·닭고기는 오름세

 

지난달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SF 발생 2주차인 지난달 23~27일 주요 대형마트의 돼지고기 판매량은 감소했다. ‘축산 1번지라 불리는 충청남도의 ASF 의심신고는 다행히 음성으로 확인됐지만 파주·연천·강화 등에서 잇단 확진이 나타나며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B대형마트에서는 ASF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달 23~27일 삼겹살 매출이 전 주 대비 3.3% 줄었다. 같은 기간 구매 고객수도 7.9% 감소했다. 반면 대체상품 수요는 늘었다. 닭고기(계육)4.5%, 수입 소고기는 18.7% 매출이 증가했다. 닭고기를 구매한 고객수도 8.9%, 수입 소고기를 산 고객수도 14.9% 늘어났다.

 

운정의 C대형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돼지고기 매출이 2.7% 감소했고 닭고기와 수입 소고기가 각각 6.4%, 7% 늘었다. D중형마트는 지난달 26~29일 돼지고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동기간 수입 소고기는 28%, 닭고기 및 오리고기는 25%가 더 팔렸다. 지금처럼 돈육 소비가 줄고 대체 고기로 이전하는 추세를 볼 때 앞으로 돼지열병이 돈육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돼지열병에 축제취소 등 유탄 맞은 파주 서민경제

 

경기북부에 ASF가 발병한 농장수가 늘면서 양돈농가 농장주들의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동시에 돼지열병으로 인해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공무원들이 거점소독 지점과 돼지농가 통제소를 밤낮없이 지키는데 동원된 파주시도 시름을 앓고 있다. 또한 삼겹살, 보쌈 등 돼지고기를 파는 식당가에도 손님이 떨어지고 지역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우고 있다.

 

운정에서 갈비탕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우리 집은 소 갈비탕이 주 메뉴지만 손님들이 돼지갈비를 시키지 않는 것이 눈에 띌 정도다. 지금이야 발병 초기라서 이정도인데 나중에 얼마나 돼지고기를 기피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손님들도 내가 먹는 돼지고기가 혹시, 하는 마음에 멀리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11일 현재 돼지열병으로 인한 특별보조금은 정부와 경기도를 합쳐 36억이 확보되 있고 이중 147천만원이 집행되었다고 한다. 지출처는 주로 방역시설 운영과 방역 및 살처분 업체이고 돼지 살처분이나 수매에 대한 지출은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돼지열병으로 인한 각종 행사 취소도 파주시 경제에 만만치 않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17일 발병이후 DMZ포럼DMZ페스타, DMZ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 등이 축소 또는 장소 변경으로 진행되었고 이후 9월 말 10월 초에 예정되어 있었던 9.19 평화공동선언 1주년기념 Live DMZ 콘서트, 2019년 평화통일마라톤대회, DMZ 트레일러닝 등의 행사는 전면 취소되었다. 이후 여러 축제와 행사가 축소진행되거나 취소되었다.

 

특히 다 자란 인삼을 캐서 제때에 대량으로 팔아야 하는 인삼 관련 농가와 조합관계자들에게 제15회 파주개성인삼축제의 취소는 상당한 충격을 줄 전망이다. 시는 인삼 농가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오는 10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임진각 광장 내 상설 운영 중인 파주시 농특산물 홍보관 옆 임시부스에서 수삼 및 가공품 판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파주시의회도 지난 9일 손배찬 의장을 비롯한 파주시의회 의원 명의로 정부에 파주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장흥중 파주시 농업진흥과장, 김포파주인삼조합 조재열 조합장 및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어 파주개성인삼축제 취소에 따른 인삼재배농장 지원대책을 강구했다. 이 자리에서 파주개성인삼축제가 취소되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인삼재배농가 손실에 대한 대책과 지원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시의원들은 “ASF로 인해 축제가 취소되어 인삼판매 부진이 예상된다임진각에서만 인삼 판매 직거래장터를 개최할 경우 장소적 한계가 있으므로 서울과 가까운 직거래장터를 추가로 설치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파주시는 돼지열병이 최초로 발병한 도시가 돼 인근 도시들에게 연관 역학관계가 없어도 괜히 미안한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도 지역경제도 살펴야 하는 이중고를 떠안게 되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방역(지침 준수)과 돼지고기 소비,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돼지고기 먹어도 되나? 정답은 먹어도 된다, 아니 지역경제를 위해 안전하게 요리된 돼지고기를 조금 더 열심히 드시는 것도 좋다. 

 

김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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