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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언협 기획> 사회적기업 : 재활용으로 환경과 사람을 챙기는 대원리싸이클링  

입력 : 2019-10-07 09:08:36
수정 : 2019-10-28 02:39:14

<지언협 기획> 
지역언론협동조합협의회와 '사람과세상' 공동 기획


재활용으로 환경과 사람을 챙기는 대원리싸이클링

 

지언협 기획 지역언론협동조합협의회와 사회적기업 사람과세상이 공동 기획하여 연재하고 있습니다.

 

 

▲ 커피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만재 대원리싸이클링 대표
 

Q.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앞서 기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대원리싸이클링의 대표 이만재입니다. 대원리싸이클링은 사용 후 버려진 일회용품을 수거하여 분류하고, 재생 원료를 사용하는 공장에 공급하는 일을 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Q. 재활용 분야의 사업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원래 다른 사람이 운영을 하던 회사를 인수한 것입니다. 자원 재활용 관련 현장의 일은 힘들고 적자가 계속 날 수밖에 없기에 하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전에 서울우유에서 일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종이팩을 제일 많이 배출하는 회사가 서울우유인데, 비율로 따지면 47퍼센트 가량 됩니다. 서울우유 같은 기업의 경우 EPR을 실천해야 하는데, 제가 서울우유 근무할 당시 EPR 협회 중 종이 협회 회장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EPR: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Q. 사회적기업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돈을 벌기 위해 대원리싸이클링을 인수한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돈을 벌 수 있는 일도 아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회사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안정된 삶의 터전이 되며 돌아갈 수 있도록, 고용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저는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지금 있는 사람들이 이 회사를 맡아서 계속 경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싶었습니다. 재활용율이 낮은데 재활용률을 높이고 대대적으로 정책을 수립하면 회사를 더 키울 수 있을 것이고 더 많은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입니다. 사회적 기업의 의미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벅스에서 수거한 종이컵
 

Q. 대부분 사람들에게 폐자원 수거 업체는 생소할 것 같습니다. 재활용품 수거와 분류, 운반 과정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전국적으로 2,100여개 매장의 컵을 수거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2,400개가 넘었는데 많이 줄었죠. 그 업체들에 수거 기사가 방문해서 수거합니다. 매장에서는 종이/플라스틱 정도로 1차 분류를 해 놓습니다. 수거 자원들을 공장으로 가져와, 재질에 따라 한번 더 섬세한 분류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공장들에 다시 납품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공장들에서 신재(새로 구입한 소재)와 재활용 소재를 섞어서 다시 가공하는 형태이지요. 플라스틱의 경우는 신재만 사용하면 오히려 탄력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재활용 소재를 섞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폐 플라스틱을 수입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한번 더 분류를 하는 과정이 필요한가요?

A. 종이라고 다 같은 종이가 아니고, 플라스틱도 마찬가지입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는 곳에 가면 종류가 다 섞여 있어요. 보통은 크게 캔/플라스틱/종이 정도로 분류하는데 그런 방식으로는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플라스틱만 해도 PET, PE, PC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 소재들에 따라 전부 분류를 해야 재활용이 가능하기에 저희 같은 회사가 필요한 것입니다.

 

 

▲ KFC에서 수거한 종이컵과 빨대
 

Q. 요즘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규제 등 환경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환경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겠지요. 이러한 제도들의 실효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규제의 경우는 의문이 듭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컵은 매장 직원들이 종이와 플라스틱을 분류하는 역할을 한다면 충분히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테이크아웃 컵은 회수율이 없다고 볼 수 있죠. 그 말은 재활용률이 저조하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활용 자원을 중심으로 본다면 테이크아웃 컵의 사용을 억제하는 게 옳은 방향이에요. 개인 텀블러나 머그잔을 사용하는 것을 장려하는 게 바람직하죠. 영국 등 선진국은 이미 테이크아웃 컵에 보증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이런 정책 관련된 회의에 여러 번 참여하였습니다. 그때마다 재활용률을 생각하면 테이크아웃 컵의 사용을 억제해야 한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으나 아쉽게도 정책에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환경에 대한 관점에서의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플라스틱 컵 사용 규제로 인한 직접적인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앞서 말했듯, 매장 내 플라스틱 컵 사용 규제에 따라 수거율이 확연하게 줄었습니다. 사업이 조금 어려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스타벅스에서 커피 찌꺼기(이하 커피박)를 함께 리싸이클링 맡기며 조금 나아진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는 적자가 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스타벅스에서 수거한 커피박
 

Q. 커피박은 어떤 방식으로 재활용이 가능한가요?

A. 커피박을 활용하여 유기농 비료를 만들고, 그 비료를 거래하는 농장들에 보내 활용할 수 있게 합니다. 재활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스타벅스에서 지불합니다. 기업 내 사회공헌예산을 활용해서요. 이렇게 커피박을 따로 재활용하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스타벅스밖에 없습니다. 1년에 7-8억 정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이런 재활용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큰 회사들일수록 사회적인 공헌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는 그런 점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Q. 재활용 수거/분류를 하는 업체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습니다. 그만큼 돈이 되지 않는 분야라는 것인데,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떤 방법을 통해 기업을 안정시켰는지 궁금합니다.

A. 거래하는, 즉 우리가 수거를 담당하는 업체들에게 신뢰를 얻은 것이 중요했다고 봅니다. 처음 인수 당시에는 신뢰도가 낮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물량도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 때 수거 시스템 체계를 갖추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했습니다. 수도권 전체를 돌며 수거를 하는데, 한번 갈 때 루트를 정해 효율적으로 실어 오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었고요. 수거 기사가 아프다거나, 사고가 있다거나 하는 상황일 땐 제가 직접 가서 수거를 해 옵니다. 이런 체계를 갖춘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대원리싸이클링 작업장 내부 
 

Q. 직원이 몇 명인지, 근무 환경은 어떤지도 궁금하네요.

A. 직접고용 형태는 사무실에 한 명, 수거한 컵과 종이들을 분류하는 직원 두 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커피 찌꺼기(커피박)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사람이 2명입니다. 수거하는 기사가 직원으로는 1명인데, 앞으로 2명 정도의 채용 계획이 있고요. 수거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8명정도 더 있는데, 그분들은 월급제 직원이 아니라 개인사업자로서 키로그램당으로 금액을 받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으로 방향을 잡은 만큼 취지에 맞게 취약계층에 있는 사람들을 우선 채용하고자 했습니다. 경력단절 여성들, 노인들을 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있는 엄마들은 늦게 출근하고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Q. 해외에 본받을 만한 정책이나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독일의 경우, 대형 매장에 가면 입구에 재활용 쓰레기 수거함이 따로 있습니다. 수거함에 폐자원을 넣으면 돈으로 바로 돌려받을 수 있는 방식이죠. 그렇기 때문에 재활용률이 높습니다. 한국도 개인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보다는 대형 마트 등 대기업부터 이런 식의 제도를 도입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컵 보증금 제도도 마찬가지이고요.

재질을 통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면 다른 분류 공정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재활용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수거한 우유팩
 

Q. 한국의 경우에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요?

A. 한국은 우선 재활용품에 대한 규정을 보다 자세하게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제도적인 부분이 너무 부족합니다. 개인의 분리수거율이 높다고 해도 재활용이 얼마나 되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개인사업장의 경우 수거할 때 드는 비용을 매장에서 지불해야 하고, 그 폐자원을 분리해서 매장에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 싫어서 대부분 재활용 참여를 하지 않습니다. 이런 인식 부족을 개선해야 합니다. 모든 가게들의 쓰레기를 전문업체에서 수거를 할 수 있도록 하면 재활용률이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영세 사업장이 아닌 큰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의 경우, 재활용에 참여하지 않는 곳은 다른 검사를 강화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꾸준한 단속이 필요하죠. 이건 지자체의 역할인데 지자체는 이러한 규제에 소극적입니다.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의지가 부족한 것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영세 업체들이 이런 재활용 분리수거 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Q. 대원리싸이클링의 장기적 목표가 있다면?

A.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협동조합의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고 싶습니다. 광역시나 세종시 등 규모가 큰 도시에 지방거점을 두고, 조합원들을 모집하여 재활용률을 높이는 게 큰 목표입니다. 법인조합원, 자영업자, 개인 등 다양한 조합원을 두고 재활용된 자원에서 발생한 모든 이익금을 재활용한 본인에게 돌아가도록 하면 회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주민자치센터, 복지센터 등 공공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분리한 쓰레기를 운반 전 임시로 보관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폐지를 모으는 동네 어르신들은 키로에 십원, 백원, 정말 적은 돈을 받습니다. 운반 과정 등 중간 과정에 많은 비용이 붙기 때문인데, 이걸 협동조합화하면 자연스럽게 취약계층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글 사진 조은혜 

▲ 대원리싸이클링 이만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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