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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작은도서관, 누가 문을 닫는가?

입력 : 2018-07-25 11:59:49
수정 : 2018-07-26 15:39:00

아파트 작은도서관, 누가 문을 닫는가?

 

갑자기 문 닫힌 아파트도서관

문산 힐스테이트 작은 도서관! 여느 때처럼 시원한 에어콘 밑에서 책 읽을 생각으로 도서관을 찾았던 이용자가 마주한 것은 굳게 닫힌 문과 휴관안내문이었다. 실망감과 궁금함에 이 아파트의 주민인 A씨는 곧바로 관리사무소로 달려갔다. 도서관 휴관의 이유를 물었다. 관리자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작은도서관을 무인화 운영하기로 의결하여 상근자와 관장이 사직을 하면서 도서관 운영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라고 했다. “작은도서관을 무인화 운영한다니, 금시초문이다. 도서관 무인화 운영이 주민들 다수 의견으로 결정된 것인지 일부 동대표의 의견인 것인지 궁금하다라며 분노했다.

 

 

문산 힐스테이트 작은 도서관 8년간의 성장!

힐스테이트작은도서관은 개관한지 8년차. 처음부터 활성화가 되었던 것은 아니다. 작은도서관 운영자와 이용자의 노력으로 파주에서 인정받는 작은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객관적 지표인 작은도서관 평가는 무등급으로 시작을 해서 C등급을 거쳐 B등급으로 성장했다. 또한 도서관과 함께 유치원생이던 아이들이 고등학생으로 자랐다.

힐스테이트작은도서관은 파주시와 경기도보조금 및 공모사업 등으로 운영비와 자료구입비를 지원받아왔다. 아파트에서 부담한 것은 인건비였다. 작년에 오래 근무 했었던 상근직원이 그동안 못 받았던 주휴수당과 퇴직금을 청구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위원회(이하 입대의)에선 이 금액을 지급했고 이후 상근직원 2명을 고용했다. 도서관 운영 인력은 사대보험이나 노동자로 보호받을 법적 기준이 없고 대부분 작은도서관의 재정상 유급으로 운영하지 않는 곳도 많다. 힐스테이트작은도서관은 상근자를 주15시간 미만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주휴수당이나 퇴직금도 없다.

 

 

급작스런 도서관 휴관!

718일 힐스테이트 아파트 입대의는 도서관 문을 닫았다. 그리고 무인개방시스템으로 운영을 하겠다고 결정했다. 도서관무인화를 의결한 것은 연간 인건비 절감기대와 도서관 개방시간 효율화를 위한 결정이었다. 도서관은 책만 있는 곳이 아니다. 작은도서관은 책을 매개로 한 마을 공동체로 사람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곳이다. 공동관리비를 조금이라도 내려보겠다는 아파트입주자 대표의 생각으로 잘 운영되던 힐스테이트작은도서관 문을 닫게 된 것이다.

더구나 720일까지 파주시와 경기도에서 작은 도서관 평가 기간이다. 이 평가를 받기 위해선 관장의 업무가 중요하다. 등급을 받아야 운영지원금이 나온다. 그간 도서관 관장과 사서들의 노력으로 운영비 지원을 받아왔다. 그것으로 꾸준히 신간도서를 구비하고 여러가지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입대위의 급작스런 결정으로 힐스테이트 작은도서관은 파주시와 경기도로부터 운영지원금을 받을 기회조차 잃게 된 것이다.

 

무인개방시스템으로 도서관을 운영한다?

도서관 무인개방시스템 운영 결정은 아이들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무인개방시스템은 도서 분실보다도 사건과 사고발생이 더 큰 문제이다.

파주시 중앙도서관 사서 서상일씨는 도서에 무인시스템을 하기 위해서는 책마다 RFID라는 칩을 설치해야 책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공공도서관도 비용 때문에 못하는 일이다. 인건비가 많다고 해고를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 비용을 댈 것인가?”하고 개탄했다.

 

 

 

주민들 한 목소리를 내다

지역주민 K씨는 무인개방시스템을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아파트입주자 모두의 커뮤니티시설인 작은 도서관을 무인화로 변경하려면 입대위에서 결정하기 전에 주민공청회나 간담회를 통해 입주자 의견을 들어야 할 것이다. 대중교통이 좋지 않아 공공도서관을 이용하기 힘들고 가까운 아파트 작은 도서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좋았는데, 단순히 인건비 절감 때문에 무인개방시스템 도서관을 운영한다는 것은 도서관을 문닫겠다는 것 아닌가? 도서관의 목적과 입주자 안전을 우선하여 판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무관심이 일상이 된 요즈음, 도서관 문을 닫는 행위는 정보교류 차단을 불러온다. 도서관은 소통 차단 시대에 소통 가능 공간이다.”라고 사서 서상일씨는 말한다.

 

파주관내 사립 작은 도서관 75!

현재 파주관내에는 공공도서관 14개와 작은 도서관 공립 7개소 사립75개소가 있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작은 도서관 개관을 시작! 파주시 관내에는 많은 작은 도서관이 있다. 그 중 절반 정도만이 활성화 되어 운영되고 있다. 그 중 보조금을 지원받는 작은 도서관은 20개소.

현재 파주시에서는 작은 도서관들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도서관을 평가하고 지원하고 있다. 2년에 한 번씩 평가를 해서 A등급은 6,400,000, B등급은 5,400,000, C등급은 4,000,000원을 지원한다. 현재 파주시는 경기도내에서 유일하게 작은 도서관 활성화팀을 운영하고 있고, 컨설팅 하는 협력사서가 4명이 있다. 또한 다양한 공모사업을 진행하여 작은 도서관을 지원해주고 있다.

 

아파트도서관도 공공시설이다!

파주시는 모범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던 힐스테이트 작은도서관 무인화 운영 결정에 대해 당황해하고 있다. 문산행복센터 안에 있는 도서관이 주거지와 거리가 있어 아파트단지의 작은도서관 활성화에 크게 기대하고 지원해 왔었는데, 도서관 분점과 같은 거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간 아파트도서관의 공공적 역할을 인정하여 지원해 왔던 사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법에는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 500세대 이상인 곳에 작은도서관을 설치할 수 있다는 규정은 있지만 강제성은 없기 때문에 아파트 입대위의 성향에 따라 작은 도서관 지원과 운영이 달라질 수 있다. 2017년 운정 가람마을 작은도서관으로 모범적으로 운영되던 한톨도서관도 이용자 제한 문제로 입대의와 갈등을 빚은 적이 있었다. 입대의에서 도서관 운영의 현실을 무시하고 아파트입주민 외에는 도서관을 출입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려 했던 것이다. 이에 주민투표에 붙여 입대의의 결정을 무효화한 적이 있다.

아파트 작은도서관은 아파트의 공공시설일 뿐만 아니라, 공공성을 갖는 지역공동체 공간이기도 하다. 지역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자치공간으로, 더더욱 아이들의 배움터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주민들이 뜨거운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이성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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