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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로 익사 윤후영 추모제 열어. 안전사회 염원 - 마정리 농수로는 여전하고....

입력 : 2018-07-10 11:10:05
수정 : 2018-07-10 13:22:47

농수로 익사 윤후영 추모제 열어

안전사회 염원

마정리 농수로는 여전하고....

지난 76일 마정리 마정초교버스정류장에서 농수로에 추락 익사한 윤후영씨 추모제가 열렸다. 파주환경운동연합 주최로 열린 추모제에 7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 하며 똑같은 사건이 발생되지 않도록 안전 조치에 한목소리를 냈다.

 

 

덮개 없는 마정리 농수로에서 익사

문산읍 마정3리 마정초등학교 앞 버스승강장은 2차로 옆 농수로를 가로 세로 470*250cm 콘크리트 박스로 덮고 만들어졌다. 승강장 기둥과 콘크리트 바닥 면적은 불과 한 뼘(20cm) 차이이고 곧바로 물이 흐르는 농수로이다.

518일 금요일 밤 11시에 정류장에 도착한 윤후영씨는 버스를 기다리다 1130분 경 버스승강장 옆쪽에 발을 헛디뎌 농수로에 빠져 사망했다. 시신은 다음날인 519일 오후 7시반에 정류장 CCTV를 보고 주변을 수색하여 농수로에서 찾았다.

이곳은 누구라도 발을 헛딛을 수 있는 곳으로, 사고가 일어난 날은 3일간 내린 비로 농수로 안 물이 급격히 불어난 상태였다. 더구나 이곳은 마정초등학교 정문 100미터 앞이라 초등학생들의 안전도 크게 위협받고 있었다.

 

안전 조치 요청 민원, 3개 기관 서로 책임 회피

마정리 박모씨는 “20년간 이곳에 살면서 수도 없이 건의했다. 96, 99년 수해 때는 농수로 배수 공사를 하고 콘크리트 박스로 덮어달라고 사정사정 했지만 변함이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곳 버스정류장은 2006~7년경 설치한 것으로, 문산읍이 농수로 위에 가로 세로 470*250cm 콘크리트 바닥을 만들고, 파주시 교통과에서 승강장을 만들었다. 농수로를 담당하는 농어촌공사는 우리는 수질만 관리한다며 버스승강장 바닥 공사를 허가한 적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문산읍, 철도교통과 이 3기관이 서로 책임을 넘기면서, 예산부족을 탓하고 있는 사이에도 마정초교 아이들과 주민들은 이 정류장을 이용해야했다. 그리고 어느 기관에서든 유족들을 찾아 위로하지 않았다.

 

 

Jtbc 뉴스룸 보도후 2m펜스 두 개 설치

531일 본보의 기사보도에 이어 유족의 적극적인 제보에 의해 지난 620‘jtbc 뉴스룸 밀착 카메라에 이 사건이 보도되었다. ‘농수로 안전시설 팔짱만이라며 파주시와 농어촌공사의 안일한 태도를 고발했다. 마정초교버스정류장에서 100m 떨어진 농수로에서도 풀로 덮인 농수로가 야간에 보이지 않아 차가 빠지는 사고가 있었다. 길을 따라 길게 늘어진 농수로 전체가 안내판이나 안전펜스 하나 없이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

jtbc 방송 이틀후인 22일에 버스승강장 양 옆으로 두 개의 펜스가 설치되었다. 파주시 철도교통과는 버스승강장 안전시설만 관여하므로 2m짜리 두 개의 펜스로 조치를 다했다는 것이다.

 

여전히 남는 위험, 단 하나의 표지판도 없이....

마정리 주민 윤모씨는 미봉책이다. 도로 옆 농수로는 콘크리트로 뚜껑을 덮는 공사를 해야 한다. 그 이전에 농수로 전역에 가드레일을 설치하고 야간 진입 위험을 알리는 형광표식 부착, 표지판도 설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파주시도로관리사업소는 사고 사실은 알고 있고 예산 타당성을 검토 중이라며 추가로 주민참여 예산이 필요하고 농어촌공사와 협의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이 되는 행정을 기대하는 마을주민들은 검토와 예산타령에 가슴이 타고 있다.

 

안전사회 염원 추모제 열어

76일 파주환경운동연합 정명희 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추모제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헌화로 시작되었다. 이어 하애정님의 살풀이춤으로 억울하게 삶을 마감한 윤후영씨의 넋을 위로했다.

원불교 파주교당 윤경일 교무는 농촌지역의 인도없는 거리의 위험을 지적하였고, 마정리 하늘사랑교회 홍춘근 목사는 안전한 사회가 되어 맘놓고 살아가는 사회를 염원한다는 말씀을 했다. “초등학교 바로 앞인데도 차도만 있고 인도가 없다며 임진강생태체험학교 노영대 교장이 안전엔 국경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현기 파주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은 서울-문산간 민자고속도로 등 파주 곳곳에 있는 건설공사장의 위험을 지적했다.

 

피해자 잘못이 아니라, 정책이 위험을 만든 것

시민을 대표해서 최정분씨의 자유발언은 시민들의 눈시울을 젖게 했다. “31년전 제 동생이 갓길없는 집 앞 도로에서 트럭에 치어 사망했습니다. 가족이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는 일이 개인의 잘못인줄 알았습니다. 동생이 트럭을 피해 잘 다녔으면 사고가 안났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희 가족들이 모일 때마다 아픈 상처였습니다. 그러나, 길을 낼 때 차만 다니기 좋은 길만 만들었기 때문에 주민들이 위험한 상황에 빠진 것입니다. 위험한 상황을 만든 것은 국가이고 지자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절대 개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도로에 대한 현황파악을 하여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먼저 요청드립니다.”

 

 

고인과 친구, 최종환 파주시장 추모사

최종환 파주시장이 추모제에 참여하여 추모사를 했다. “고인의 친구로서 추모하기 위해 참석한 것입니다. 안전이 우선되는 사회로 파주시의 패러다임이 변화해야한다는 여러분들의 말씀을 귀담아 듣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하고 정책을 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유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추모사를 마친 시장과 시민들은 하얀 리본에 안전한 세상을 염원하는 글귀를 쓰고, 정류장 펜스에 매달았다. 안전을 위하는 것이야말로,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는 길일 것이다.

 

 

임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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