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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색의 생명력이 빚어내는 ‘카타르시스’-서양화가 문혜경씨 개인전 31일까지 헤이리 피랑갤러리서 열려

입력 : 2022-08-23 00:45:24
수정 : 2022-08-23 00:53:37

서양화가 문혜경씨 개인전 31일까지 헤이리 피랑갤러리서 열려

원색의 생명력이 빚어내는 카타르시스가 상쾌하다

 

 

서양화가 문혜경씨의 개인전이 지난 10일 개막해 오는 31일까지 헤이리 소재

피랑갤러리서 열리고 있다.

카타르시스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문작가의 18번째 개인전으로

원색의 생명력을 화풍에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임당 저자인 임해리 작가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문혜경 작가 인터뷰 >

 

1. 문 작가님의 이번 전시가 개인전으로는 몇 번 째가 되나요? 전시가 언제 까지죠?

-18번 째가 됩니다. 작년에 초대전 의뢰를 받았고 이번 전시는 831일까지 합니 다. 원래는 30일까지인데 외국인이 헤이리에서 프로포즈할 장소를 찾다가 이곳에 서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아 하루 연장했습니다.

 

 

2. 여기 헤이리 피랑 갤러리에서 작년에도 전시를 열었던데 피랑이란 이름이 독특하 네요. 어떤 의미가 있는가요?

-관장님 고향이 통영이라 들었어요. 피랑은 절벽이나 벼랑을 뜻하고 요즘은 통영의 동피랑 벽화 마을이 관광지로 유명하죠.

 

3. 흔히 문작가님은 색과 점이라는 조형요소로 우리 전통의 오방색을 통해 추상 작업 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먼저 구상이 아닌 비구상을 택한 배경과 이번 전시 에서 초록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이 작가는 자신의 내면을 표출하기 마련이죠. 저는 내 안의 나를 표현하는데 비구상이 맞는 것 같았어요. 이번 전시회에 초록색을 바탕으로 한 것은 숲 속에 누워서 눈 앞에 펼쳐지는 풍광을 그려내고 싶었거든요. 나뭇잎에 도 짙고 옅음이 있는 것처럼 초록색 안에서도 그 깊이가 달라지거든요. 이 초록은 해체와 결합의 반복을 거듭하는 우리네 삶과 숲의 오묘함을 푸르름의 중첩으로 표 현한 것입니다.

 

 

 

4. 몇 년 전부터 카타르시스 향연 시리즈라는 제목을 붙이셨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요?

- 카타르시스katharsis의 의미는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한 이후 영혼 의 정화淨化라고 알려졌습니다. 저는 2017년부터 발표된 연작시리즈를 위해 3년동 안 연구하며 수없이 많은 작품을 만들고 그 중에 골라서 전시를 하였죠. 작업을 하면서 제가 느끼는 감정의 정화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5. 초록색 물결 무늬의 작품을 보니까 코로나블루로 지쳤던 마음이 환해지는걸 느꼈 어요. 요즘은 삼림욕을 그린샤워Green shower라고 표현하잖아요.

-제가 원래 청록색을 좋아하기도 하고 서정주 시인의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 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라는 시를 떠올리면서 작업을 했어요.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분들의 가슴 속 폭염暴炎이 소나기 만난 듯 시원해지기를 바랍니다.

 

 

6. 그런데 오랫동안 오방색을 바탕으로 작업을 하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오방은 동서 남북 중앙의 다섯 방위로 동양에서는 우주의 원리를 목화토금수로 설명하면서 파 랑, 빨강, 황토색, 흰색, 검은색으로 표현하고 있잖아요?

- 마음의 즐거움을 표현하듯 색이 전하는 언어가 있어요. 그것을 찾다 보니 오방색 으로 묘사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 외국 사람들도 제 그림을 보면서 친근감이 느껴 진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사실 색동저고리, 국수 위에 올리는 오색고명, 비빔 밥, 고궁이나 사찰의 단청이 모두 오방색이니까 그들 눈에도 익었던 것 같아요.

 

7. 어떤 분들은 문작가님의 그림을 보면서 만다라(Mandala)같다고도 합니다. 저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뭔가 우주의 중심을 표현한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을 주거든요.

- 이런 부분이 비구상의 매력 같아요. 만다라의 의미는 중심과 본질을 얻어 마음 속 에 참됨을 가진다는 것인데 거기까지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주제와 결국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8. 문작가님의 그림을 보면 학교 다닐 때 미술 시간에 배웠던 서양의 신인상주 의 점묘법과 비슷한 느낌이 들면서도 또 다른 차별성이 보여요. 조형적이면서 깊 이감이 있어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공간감을 갖는다고 봐요.

-19세기 쇠라(Georges Pierre Seurat, 1859~1891)의 점묘법은 팔레트에서 물감을 혼합 하여 원하는 색을 만들어 캔바스에 칠하는 대신, 점을 찍어서 그림을 그리는 화법 을 말하죠. 저는 아크릴에 돌가루를 바탕으로 한 후에 아크릴을 다시 칠하는데 바 탕 작업만 한 달이 걸리고 시중에는 큰 붓이 안 나와서 장인에게 주문해서 씁니 다. 그래서 색이 하나하나 살아있게 되고 중첩을 하는 동안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원래 제 성격이 급한 편이었는데 이런 작업과정을 통해 기 다림과 비움의 철학을 배우면서 바뀌고 있죠.

 

9. 요즘은 어떤 작업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 저는 비구상 작품이 좋으려면 구상을 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연꽂 사 진을 보면서 그리고 있어요. 연잎의 초록은 숲의 초록과는 또 다른 감흥을 불러일 으키거든요. 작업이 안될 때는 여행을 가고 그곳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고 에 너지도 충전합니다.

그럼 다음 전시에는 연꽃이 화폭을 채울 것 같네요. 연꽃은 중국에서 군자君子의 꽃으로 알려졌는데 연꽃으로 가는 카타르시스 향연을 기대해 봅니다.

 

 

* 문혜경 작가 프로필

2020 한국을 빛낸 글로벌 100인 대상 문화예술부문 수상

2019년 한국미술국제대전 국제문화작가상

아트페어 6(중국 상해, 정주, 홍콩, 하노이, 프랑스 등) 및 단체전 150여회

2011년 제 30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비구상 특선

일본 사쿠지까이 공모전 우수상

뉴욕 아트컬렉션 대상 수상

파리 아트컬렉션 금상 수상

한국 미술협회 서양화분과 부위원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갤러리 피랑 가는 길..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12.

헤이리1번 게이트로 들어오면 오른쪽 건물 2031-949-1183

작가: 010 521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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