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나눔이다 - 고독한 은둔 작업가 박성식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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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나눔이다 - 고독한 은둔 작업가 박성식 화가
▲Time in Time 95-76, 1995
우주에 놓인 푸른 점, 지구와 역사를 사유한다
박성식(63)화가. 그는 광탄면의 바랑골에 산다. 허공에 바람이 가득하다. 빗방울이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흐린 오후, 길이 끝나는 지점에 그의 라보 트럭이 서 있었다. 10미터 떨어진 곳에 요새같이 단단하게 웅크리고 있는 돌집. 안으로 들어가니 겨울에 땔 장작더미들과 별채 안 유리창을 통해 드러나는 그의 작업물들이 침묵 속에 잠겨있다.
작업실은 그가 2년 동안 직접 지은 돌집으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 수년 동안 내방객이 온 적이 없을 정도로 그는 철저한 고독 속에 작업하길 좋아한다. ‘고독에 익숙해져서 외부인이 오면 작업의 리듬이 깨지지 때문’이라 했다. 그가 벽에 걸어 놓은 작품들. 형상이 편하면서 미묘하다.
강원도 산골마을의 이장 같은 수수한 외모와 생각보다 잘 터트리는 웃음 때문에 그가 순수 서울 토박이란 사실이 잘 믿겨지지 않는다. 그는 금호동서 태어나 옥수동을 오가며 청년을 살았다. 그가 다닌 금옥초등학교 시절부터 그의 미술솜씨는 남 달랐다. 어릴 때부터 나무를 깎아 코끼리, 개 등을 만들었다. 또 집에서 그린 그림을 선생님에게 보여주면 ‘네가 그린 것이 아니다. 누가 그려주었느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그의 작품은 특출 났다.
자연스레 그는 86년에 세종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95년에 인사동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개인전 3회 그룹전 15회 아트페어 30회 참가했다.
20대 후반에 대학을 졸업한 후 경기도 광주 산속에 움막을 틀고 치열하게 작업을 했다. 그림은 팔리지 않았고 그는 밥을 위해 인테리어 소품을 만드는 알바를 뛰어야만 했다. 적막강산 산속에서 혼을 바쳐 그린 작품을 들고 그는 10년 만에 세상으로 내려왔다.
10년 작업물 ‘Time in Time’전 미술계 주목 받아
돌가루, 종이가루, 아크릴 물감을 섞은 부조물에 음각.
95년 인사 갤러리서 열린 박성식의 첫 개인전 ‘Time in Time’은 당시 미술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잡지 ‘미술세계’에서 그의 작품을 자발적으로 소개했고 전시기간 동안 그의 독특한 작품을 보러 많은 미술학도들이 몰려들었다. 그가 작업한 방식은 돌가루와 종이가루, 아크릴 물감을 섞어 뭉쳐 부조효과를 내고 부분적으로 음각을 해서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시도였다.
‘Time in Time’은 광개토왕의 기념비에 치적을 기록해 놓았듯이 한국 근대사의 사건들을 시간적 연속성으로 해석한 작품들이다. 개념과 형상과 컬러가 생생하게 표현된 그의 작품들은 10년에 걸친 지극한 그의 공력을 유감없이 증언했다.
평면성과 입체성이 어우러진 묘한 그의 작품은 이어진 두 번의 개인전을 거치는 동안 더욱 단순하고 구체화 됐다. 그는 2012년 인사동 57갤러리서 ‘존재 VS비존재’, 2016년 인사동 루벤 갤러리서 같은 제목으로 3번째 개인전시회를 끝으로 아직까지 개인전 소식은 없다.
그는 작업에 시간을 많이 쏟는다. 그는 작품 앞에서 늘 여유를 부린다. 충분하게 생각하고, 꼼꼼히 살피고, 천천히 작업하니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 과정을 거쳐 나온 작품들은 그래서 완벽하다. 2016년 개인전 이후 인사동의 한 갤러리서 해외 아트 페어 무료참가를 권유해 왔고, 같은 해 7월 영국 런던 아트페어에서 작품 3점이 모두 팔렸다.
▲작업중인 런던이야기 앞에서
늘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멈춘 적 없다
그가 참가했던 30 여개의 해외아트 페어에서 출품작의 80%이상이 팔렸다. 놀랍다. “예술가는 장사꾼의 기질이 있어야 한다. 예술가로 인정받으려면 작품을 판매해야 한다”라고 말한 그는 “작품을 팔면 작업이 안정되고 작품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며 작품판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켈란젤로의 천운과 완벽성을 좋아하는 그는 “우주에서 푸른 점에 불과한 지구를 생각하며 경이로움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푸른 점 속의 아주 작은 인간인 내가 우주의 무한 공간과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말한 박성식 작가는 “무한한 우주와 역사시간 속에서 짧게 존재하는 우리지만 생각은 시간보다 빠르고 크다”라고 말한다. “늘 세상을 놀라게 할 작품을 꿈꾸며 작업을 하고 있다”는 박 작가는 지금 현재 ‘런던 이야기’ 작업에 거의 1년째 공을 들이고 있다.
김석종 기자
▲ 무제 1300X970Cm 2017
▲ 모나리자 외출 2050x1450 2020
▲ 광야 1000x81cm 2019
▲ 화가 박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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