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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나눔이다> 권홍의 '움' - 움으로부터 알로부터 씨앗으로부터 길어 올린 생성과 긍정의 사진세계 

입력 : 2020-01-20 12:53:44
수정 : 2020-01-22 02:12:50

권홍의 '움'
움으로부터 알로부터 씨앗으로부터 길어 올린 생성과 긍정의 사진세계 

 

 

<갤러리에 들어서면 전면에 걸려있는 4개의 작품이다. 오른쪽위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날개짓하는 모나드,Inkjet print_53.1×80/ 발산하는 모나드,Inkjet print_53.1×80/ 움트다,Inkjet print_53.1×80/ 잠재적유전자,Inkjet print_53.1×80라는 부제를 갖고 있으며 봄,여름,가을,겨울빛이며 생성과 순환을 이야기하고 있다>

   

파주 헤이리에 사진위주의 갤러리 이 움트다

 

2020년 새해 첫 주말을 맞아 새롭게 문을 연 갤러리 의 세미오픈사진전 개막행사에 다녀왔다.

 

파주 헤이리예술마을에 위치한 사진위주의 갤러리 공간엔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진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연극하는 사람, 음악하는 사람, 미술하는 사람, 정치하는 사람, 밭에 씨를 심는 사람, 마음에 시를 심는 사람, 신문만드는 사람, 문학하는 사람, 신을 섬기는 사람, 어린자녀를 데리고 나들이 나온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갤러리 탄생을 축하해주고 있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축하 뿐 아니라 서로간의 차이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자리였다.

지금 현재 갤러리에는 갤러리 대표인 사진가 권홍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으며 오는 314일 정식개관 초대전 박진호 작가의 사진전이 예정되어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헤이리갤러리 의 탄생을 축하해주러 모인 다양한사람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권홍 작가와의 인터뷰 

 

Q. 요즘 헤이리에 갤러리는 떠나고 카페와 레스토랑만 들어서고 있는 상황속에 갤러리를 오픈하셨는데 남다른 각오가 있을거같다. 어떻게 헤이리에 갤러리를 열게 되었는가

 

A. 2016년 이후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열리는 헤이리 판 아트페스티벌 행사에 사진집단 떴다방사진그룹으로 참여를 하였다. 갈대광장 주변 야외전시, 어린이사진교실, 포토페어 행사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헤이리 예술마을을 주목하게 되었고 단체전으로 사진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예술로서의 사진 전시를 보여주고 싶다는 소망에 갤러리 을 시작하게 되었다. 30년 넘게 포워딩사업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해외 에이전시를 통한 전시기획등 세계로의 확장을 구상하고 있다.

 

 

Q. 사진작가로서 파주 지역에서 사진작업을 많이 하고있다고 들었다. 작가가 바라보는 파주는 어떤 모습인가

 

A. 파주는 경계의 안쪽이 끝나고 바깥이 시작되는 곳이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사유가 움트는 곳이며 생성을 위한 문이 만들어지는 곳이며 그 문으로부터 생성의 길이 난다. 경계(울타리) 밖 한 그루 나무를 꿈꾸는 것은 생성과 희망에 대한 열망이자 긍정이다. 파주가 그런 상징성을 갖고 있는 지역이며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에 특별하다. 서울 토박이로 50년 넘게 서울에서 살다가 2017년 파주로 집도 옮기고 2020년 새해, 헤이리에 터를 만들게 되었다.

 

▲ 갤러리 움의 로고 동그라마 세모 네모.
 

Q. 갤러리 움 로고가 아주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다. 어떤 의미를 담고있는가

 

A. () () () 형상의 동그라미 세모 네모 이며, 한글 자모를 닮아 세로로 세우면 글자가 만들어진다. (womb)이란 말은 한글과 영어의 어원이 같다. 생명이 움트듯 움은 생명공간이며 자궁,생성을 의미한다. 헤이리갤러리 은 예술의 움을 틔우고 새로운 생성을 만들어내는 예술적 공간이 되고자한다.

 

 

▲ 갤러리 움의 내부 모습

 

Q. 갤러리 은 사진전문 갤러리인가. 다른 갤러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A. 사진위주의 갤러리를 표방하지만 꼭 사진으로 제한하지는 않는다. 회화 조각 기타 예술분야의 전시도 기획할 예정이고 콜라보전시도 가능하다. 예술이 생성을 위한 강도를 배양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믿으며 작가와 작품들이 움트듯 세상에 나와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울타리 너머로 만들어진 출구로서의 역할을 하고자한다. 작가와 작품이 움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권홍의

움으로 부터

알로 부터

씨앗으로 부터 길어올린 생성과 긍정의 사진세계

 

 

▲ 움트다 Inkjet print_53.1×80㎝

 

Q. 작가의 작품을 보면 겹쳐진 형상들이 많이 보인다. 다중촬영작업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세계는 알(=)이다. 알은 기관없는 신체다. 강도0의 세계, 유전정보를 품고있는 노른자는 흰자의 강도 세기에 따라 현실체로 만들어진다. 즉 강도세기란 그것은 진동, 파동을 만들어내며 일종의 에네르기가 발산되어지는 모나드와 같다. 생명의 탄생도 이와 같아서 산모의 산파로 아기가 태어나듯 생성을 위한 움직임의 역동성을 표현하고자 다중촬영을 한다.

 

한 컷에 노출 차이를 활용하는 기법으로 과거,현재,미래의 시간을 담고자하였다. 존재는 시간속에서 존재하며 과거,현재,미래의 시간 모두를 포함한다. 존재가 변이하며 새로운 생성을 만들어내는 시간, 그것이 현재의 끝에서 미래가 열리는 시간이다. 경계의 끝으로부터 새로운 생성의 문이 열리고 새로운 출구가 만들어지는 것, 그것은 우리가 생성으로부터 희망을, 긍정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미래로 향한 시간의 빗장이 열리는 순간, 생성을 위한 진동,파동 그리고 산파적 에네르기, 차이로 인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생성,사건들 이런 개념과 사유를 사진에 담고자 한다. 알은 움이며 움은 씨앗이다.

 

 

▲ 움 Inkjet print_33×50㎝

 

Q. 사진을 보면 일반적인 사진과는 달라보인다. 사진이냐고 묻는 관람객이 많은듯한데 작가가 의도하는 바는 무엇인가

 

A. 사진속에 세 개의 대상을 겹치어 담았다. 시간의 차이는 각각 과거,현재,미래의 시간을 의미하며 대상의 차이는 생성을 만들어내는 에네르기, 강도의 차이다. 강도의 세기, 산파적 진동 파동을 나타내기위해 나무들을 분열적 진동과 파동의 움직임으로 담았다. 그래서 회화적이며 판화같은 느낌이 든다.

 

 Q. 권홍의 작품들의 둥글둥글한 선을 보면 편안함이 느껴진다. 엄마품같은 느낌도 드는데 작가가 특별히 갖는 상징적의미가 있는가. 철학적 사유의 근원이 어디인지

 

A. 일반적으로 자연을 지배와 극복의 대상으로 본다. 그러나 자연은 시간속에서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고 움직인다. 생산하고 용해하는 운동, 생성을 위한 운동, 모성으로서의 자연을 보았다. 대상(사물)은 허상이 아니다. 죽은자의 무덤으로 규정화 된 고분에 알의 의미를 부여해주면 그것은 생성이라는 개념과 사유로 변신하게 된다. 삶이 죽음과 별개의 것이 아니고 하나의 끈으로 이어진 이쪽과 저쪽일뿐, 불이(不二)로서 하나다. 생성과 순환이다.

후기구조주의 철학자 푸코,데리다,들뢰즈의 차이의 철학, 사건의 철학, 생성의 철학으로부터 출발했다.

 

▲  ‘날개짓하는 모나드,Inkjet print_53.1×80㎝

 

Q. 앞으로 작가로서 갤러리 대표로서 하고싶은 작업이나 전시기획등 바램이 있다면

 

A. 개인사진작업으로는 파주 임진강 너머 통일의 희망을 담은 강 너머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싶고 갤러리 기획전으로 파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화가 조각가등과 함께하는 콜라보 전시를 구상중이다. 헤이리갤러리 이 생성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생성이란 미래라는 시간의 빗장이 열리는 그 순간과 그 장소라 할 수 있다. 그로부터 새로운 문이 만들어지고 또 그 문으로 새로운 길이 나게 된다. 비로서 울타리(경계)너머로 한 그루 나무를 꿈꾸게 되는 것이다. 그런 꿈을 꾸는 것, 생성에 대한 희망과 열망 그리고 긍정을 이야기하고 싶다.

 

권홍 작가의 "" 작품 26점이 전시되어있는 헤이리갤러리 방명록에 남겨진 축하 인사 글 처럼 몽()을 심고 움이 트이고 꽃이 만발하는 파주의 신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이경희 편집위원

 

 

▲ 산파 Inkjet print_40×60㎝

 

권 홍의

작가노트

 

세계는 알(=)이다.

알은 기관 없는 신체다.

강도 0의 세계

잠재적이고 초월론적 상태

사물의 발생 원천

유전정보

발아 전의 씨앗

 

사진의 평면으로 옮겨온 사물(시뮬라크르)로부터 그 존재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의 시간까지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것은 결국 생성과 사라짐 그리고 영원회귀에 대한 이야기이다.

 

양태들 속에서 신(자연)을 보게 되는 것

현실적인 것들에서 잠재성을 느끼는 것

유로부터 무를 깨닫게 되는 것

 

해질녘 고분은 자신의 현 존재를 드러내면서도

자신의 과거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과거의 열매는 사라져도 씨앗은 남아 새로운 생성을 만들어 내듯이

죽은자의 고분은 살아 숨쉬는 듯 자신을 품었던 하늘을 향해 에너지를 발산한다.

 

대지와 하늘의 접속,

새로이 잉태되어진 시간,

그 로부터 움트는 변이와생성,

 

그것이 고분 이야기이고 알의 이야기 이며 움의 이야기이다.

 

  2020.1. 권홍

#1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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