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준_달항아리>초대전
수정 : 2019-06-06 06:03:34
Press Release
<김동준_달항아리>초대전
▶ 전 시 명 : <김동준_달항아리>초대전
▶ 전시기간 : 2019년 5 월 17 일 – 2019년 6 월 16 일
▶ 전시장소 : 논밭갤러리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93-45 )
▶ 전시장르 : 도자기
▶ 관람안내 : 수-일 11-6시 / 매주 월, 화요일 휴관
▶ 문 의 : 010-3701-2235 010-9129-0313, 010-9032-0039 ▶ 이 메 일 : avecagency@gmail.com (큐레이터 김선한, 천재용, 홍군)
◆ 전시 소개
수백 년의 시간동안, 그 쓰임이 희미해졌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달항아리의 매력에 빠져 있다. 무수히 많은 전통들이 사라지는 동안 흔들림 없이 달항아리가 사랑받고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은 그것이 주는 특유의 편안함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도예가의 입장에선 위, 아래를 각각 만들어 합을 맞추어야 하고, 형태와 빛깔의 미세한 차이에도 느낌이 달라지는 달항아리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다. 게다가 자연스러운 빛깔을 내기 위해 장작가마를 사용해야하니 그 고된 작업을 감수할 수 있는 뚝심 있는 몇몇 도예가 만이 그 명맥을 잇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며 묵묵히 전통방법 그대로 달항아리를 빚는 젊은 도예가가 있다. 도예가 김동준은 오랜 시간 동안 스승으로부터 배운 그 방법 그대로 흙과 불에 의존하여 달항아리를 빚는다. ‘이 땅의 피가 도는 백자를 빚고 싶다’ 말하는 그의 남다른 마음을 알아서일까? 달항아리 애호가들 사이에서 김동준은 이미 그 이름을 알린지 오래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김동준의 달항아리를 좋아하는 것은 이미 농익은 완성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의 작품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멋 내지 않은 수수함이다. 달항아리를 빚는 우리나라 백토는 도자기 태토 중 최고급 재료라 할 수 있다. 그런 재료로 그는 힘을 빼고 마치 도구 없이 손으로 그린 동그라미처럼 수수하기 그지없는 달항아리를 빚는다. 그리고 그런 수수한 맛이 있는 달항아리기에 보는 이를 더욱 겸손하고 편안하게 만든다.
이런 김동준의 달항아리를 집중적으로 볼 수 있는 전시가 파주 헤이리 논밭갤러리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 1년의 작업을 고스란히 옮겨 온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자신의 달항아리와 만나는 잠시나마 현실의 짐을 내려놓고 잊고 있던 이상을 떠올리길 희망한다’고 말한다. 김동준만의 수수한 달항아리를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6월 16일까지 진행된다.
◆ 작가노트
누군가 나에게 경주돌에는 피가 돈다며 나의 손을 감은사지 석탑으로 이끌었다.
지금도 석탑에 닿던 감촉을 잊을 수가 없다.
피가 돈다. 그보다 더 나은 표현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는 이런 백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피가 도는 백자.
내가 이 땅에 전해지는 백자에게서 느꼈던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의 실마리가 그곳에 있었다.
한반도에 자리 잡은 나의 선조들이 이 땅의 기후와 풍토에 적응하고 정서와 가치관을 수천 년에 걸쳐 다듬어 가며 그 문화의 한 조각으로 조선백자를 만들었다.
나는 그것에 감동을 받았다.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이 지난 시대에 만들어진 도자기 안에 들어있었다.
그것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 또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은 결국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에 도달한다.
나는 무엇에 감동하는가. 세상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볼 것인가.
인간은 무엇인가. 가혹한 겨울 저 멀리 앙상한 나뭇가지들의 집합인 산등성이를 바라보면 일렁이는 나의 감정은 어디서 생기는가.
도자기와 상관없는 질문들이 작업을 하는 내내 나를 따라다닌다.
사람은 너무나도 알 수 없는 존재이다.
시간과 크기에 대한 잣대를 달리 들이대면 한없이 초라하고 우연의 산물이라기엔 너무나도 정교하다.
그러하기에 내가 나에 대해 아는 것은 중요하다. 내 생각과 행동의 대부분이 수억년에 걸쳐 진화를 거듭한 생명의 본능과 수천 년 이 땅에서 적립된 민족성의 간섭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이웃인 한국인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공유하며 살아간다.
내가 느낀 조선백자의 정서는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도 분명히 존재한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과 지향하는 예술적 감성은 그때도 지금도 함께 존재한다.
다만 시대와 상황이 변했을 뿐이다.
인간의 삶은 짧고 역사는 되풀이된다.
...등등의 맥락과 질서가 없는 생각들은 소성의 과정에서 하나의 생각으로 정리된다.
“잘나왔으면 좋겠다.”
나에게 감동 있는 무언가가.
-김동준 작가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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