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기 싫어져요” 수능 끝난 고3학생들의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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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험보는 중이라서 하는 거 아무것도 없고 가서 시험만 보고 와요. 그리고 평상시에도 하는 거 없이 시간만 채우다가 와요.
학교에 있어도 밖에 운동장에 나가서 운동하고 싶어도 선생님들이 못나가게 하셔서 학교 가기가 싫어져요. ㅋㅋㅋㅋ”
2015년 대입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어느 학생의 카카오톡내용이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대로라면 부모세대로부터 세어봐도 짧게는 너댓번은 더 변했을 시간이 지났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아마 수능끝난 후의 고3 교실이 아닌가 싶다. 아이들은 말한다. 초등 6년 중등과정 6년, 12년의 공부가 끝난 시점에서 얼마나 홀가분한 시간인지 아느냐고... 그래서 놀고 싶다고 한다.
초등학교때부터 경쟁에 나서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보면 그럴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어도 그냥 놀아도 좋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짝지어서 이야기 꽃을 피우는 것은 더 없이 좋다. 언제 그들이 그렇게 이야기 꽃을 피워보았는가. 하지만 그마저 무료해 휴대폰을 꺼내 동영상을 보고, 교실에서 영화를 보다가 그냥 집으로 오는 것? 글쎄다.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한켠에서는 책도 보고 남아 있는 시험을 치루기 위해 공부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무것도 안하는데 왜 학교에 가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경기도 교육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수능이 끝난 고3학생들의 의견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본지에서는 지역을 망라해서 도교육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고3학생들의 글을 소개하므로써 내년, 그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운용되길 바란다.
글 정리 | 김영금 편집위원
학교를 위해 존재하는 고 3
2014. 11. 17 학부모 홍 0 0
수능 끝난 고3 학생들이 수업도 없는 학교에 왜 등교해야 합니까?
수능 전형도 다양해져서 끝났다고 모두 끝난 거 아닙니다. 논술전형, 실기시험 등 미래를 위해 다른 시험도 준비하는 학생들은 어쩌란 말입니까?
고3 학생들을 모두 강당에 모아 놓고 쓸데 없는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참 의미 없는 일입니다. 1분 1초가 아깝지 않도록 학생 개개인에 맞는 학교 프로그램을 융통성 있게 운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수업없는 7교시는 최선이 아닌 최악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람있는 일들을 할 수 있도록
2014. 11.14 김 0 윤
저는 전문계를 왔지만 대학진학을 목표로 해서 어제 수능을 봤습니다. 하지만 지금 수능이 끈난 저희들은1교시부터 7교시까지 반 안에 갇혀 도움도 안되는 기초적인 영어단어와 한자를 깜지로 한시간에 4장씩 써서 제출하라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이런 의미없는 깜지를 쓰고 있습니다.
이제 곧 있으면 성인이 되고 대학에 입학할 것입니다. 더 이상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고 등록금과 용돈을 벌고 싶어 하는 학생들도 있고, 예체능계 아이들은 진로를 위해 자기계발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학교에 가둬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학교에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더 보람 있는 일들을 할 수 있게 제발 도와주세요.
예체능 지원생에게 연습시간을
2014.11.15. 신 0 지
수능도 끝나고 책도 다 버려서 할 것도 없는데 학교에 7교시까지 남아 뭘하겠습니까.
그리고 예체능을 하는 친구들은 실기연습을 해야되기 때문에 학교도 무단으로 빠져야 됩니다.
각자에게 맞는 특별활동이 필요해요
2014.11. 14 이 0 경
지금 학교에서는 7교시 수업을 해서 5시 넘어서 하교를 합니다.
저를 포함한 친구들은 학교 내에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좀 더 일찍 하교를 함으로써 방과 후에 각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등록금을 마련하는데 보탬이 되거나 각자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특별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채워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학생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방향으로 의견을 수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 등록금 벌어야 합니다
2014. 11. 19 김 0 호
이제 학교에서는 공식적으로는 할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수시 1차로 대학을 붙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대학교 등록금을 벌어야 합니다. 하지만 내일부터 7교시가 끝날 때까지 학교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그 지시를 내리신 교육감님과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저 등록금 벌어야 합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학교 안 나오게 해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제발 하교 좀 일찍 시켜주십시오. 무의미하게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최저시급 5,210원이 더 중요합니다. 제발 보내주십시오.
먼저 안된다 하지 마시고 고3과 타협해 주세요
2014. 11. 26 정 0 주
존경하는 이재정 교육감님!
수능이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글을 올리는 이유는 고3학생들과 고3 선생님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타협점을 찾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고 3학생들이 등교하는 데에 있어서 허무함을 정말 많이 느낌니다. 저희는 대학을 가거나 재수준비 또는 아직 남은 논술 시험준비, 취업준비, 학자금마련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데 학교에서는 우리들이 진짜 필요한 준비는 못하고 허무하게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보낸다는 생각이 듭니다.
존경하는 교육감님! 취업이나 학원을 다닌다는 서류를 받고 학교 동의 하에 자신이 준비할 일을 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감님! 고3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의견을 타협해 주는 것도 교육감님의 의무에 포함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과 고3학생들을 배려해 주시고 진정 아껴주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고민 끝에 글을 올려 봅니다. 지나치지 마시고 신중하게 받아들여주셨으면 합니다. 정책을 개선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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