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정연진의 ok 통일 이야기 ⑥ 이제는 평화협정 운동에 나서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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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위기설이 나올 정도로 북한과 미국간 전쟁위기로 치닫던 한반도가 지금은 평화 협력의 시대로 갈 수 있다는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올해만도 9개의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대해 근본 해결책은 없을까, 뉴스에서 북핵 얘기좀 그만 들을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 북한은 연속해서 미사일을 쏘는 것일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지금은 종전이 아니라, 정전일뿐. 70년 휴전 상태
북미간에 아직도 이렇게 전쟁위협이 그치지 않고 있는 이유는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잊고 살지만, 한국전쟁을 마무리한 협정은 총성을 멈춘다는 ‘정전협정 ceasefire’ ‘휴전협정’이지 전쟁을 공식적으로 종결짓는 종전 협정이 아니다. 세계의 어떤 전쟁도 이렇게 오랜 기간 ‘휴전’이었던 전쟁은 찾기 힘들다. 1950년에서 1953년까지 3년동안 전쟁하고 전쟁기간의 20배가 넘어가는 70년 세월을 ‘휴전’을 유지하고 있다니! 상식적으로 이해되지도 않고, 그러한 예는 세계사에서도 찾을 수 없다.
2015년의 세계여성평화 걷기
2015년, 분단 70년을 기해 꽁꽁 얼어붙어 있는 남북 화해의 길을 트고자 국제적인 평화활동가들과 함께 DMZ를 걸었다. 아일랜드와 라이베리아 노벨평화상 수상자 두 분을 포함해서, 세계적인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헤이그 국제평화회의를 이끌어온 코라 와이스 등 ‘평화’ 이슈에 세계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북에서 남으로 걸어서 갈 것을 다짐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 시도는 북에서는 5천 여명의 여성들의 환영속에 평양과 개성에서 평화대회와 행진으로 이어졌고, 남에서도 1천여명이 참여하는 평화걷기로 이어졌다. 다음 해 남에서 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평화걷기를 계획했었으나, 연초부터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관계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고 결국 안타깝게도 실행되지 못했다. 올해 3년째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여성평화걷기 행사가 있었다. 경기여성연대 YWCA 등 여성단체들의 주도로 이루어낸 행사에서 우리의 발걸음 한 걸음 한 걸음이 분단의 장벽을 낮추는데 기여한다는 생각을 담아 철조망이 쳐진 민간인통제구역 길을 걸었다.
북한은 미국과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생각
북이 계속해서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전쟁의 종결, 바로 평화를 원하기 때문이다. 북을 방문할 때면 북측 동포들에게서 ‘우리가 무기를 들이대는 대상은 동족인 남한이 아니라 미국이다. 미국과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이제는 미국도 선제 타격이라든가 공격적인 언사를 멈추고 북과 대화해서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다행히 그러한 목소리가 워싱턴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과 만나서 햄버거 먹으며 대화하겠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평화협정행동연대’ 준비위원회 결성
마침 국내에서 평화협정 운동을 시민차원에서 펼쳐보자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어서 이번 한국방문 기간에 동참하게 되었다. 이제는 “평화협정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어야할 때이고, 한반도에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야 한다. 그 첫걸음이 ‘북미간 평화협정’이다”라는데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5월 17일 1차 모임에 30명이 모인데 이어 24일 2차 모임에는 50여명이 모여 ‘평화협정행동연대’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앞으로 많은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엄청나게 ‘무장’되어 있는 비무장지대
요즘 분단의 장벽을 실제로 보고 듣고 체험하기 위해, DMZ 접경지역을 답사하고 있는데, DMZ는 영어로 비무장지대이다. ‘비무장’ 이라는 말과 다르게 현실은 엄청나게 ‘무장’되어 있는 지대이기도 하다. 이제는 이 모순을 끝내야한다. 평화에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들이, 또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전쟁 위협 없는 한반도를 위해서, 풀뿌리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꿈꾸고 갈망하고 표현하고 행동해야 한다.
분단 철조망을 역사박물관으로 보내자
평화협정 캠패인이 시작될 때 파주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파주의 평화는 곧 한반도의 평화이고, 한반도의 평화는 곧 세계의 평화가 될 것이다. 세계평화도 내가 발을 딛고 있는,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시작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평화를 염원하는 지구촌 평화시민들이 든든하게 우리들의 손을 맞잡아 줄 것이다. 그래서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 막고 있는 철조망을 역사 박물관으로 보낼 수 있는 그 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다.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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