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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나눔 예술 극장 - 간단하잖아! 사랑하고 사랑받고 <사돈의 팔촌>

입력 : 2016-07-08 12: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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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잖아! 사랑하고 사랑받고”

사돈의 팔촌 <2015> / 드라마, 멜로 103분 / 감독 장현상

 

 

사돈끼리의 사랑, 더구나 그 촌수가 8촌에 이른다면 족보가 다소 꼬이는 등의 불편을 야기하지만 ‘금기’라고 하지는 않는다. 부모는 다르지만 같은 조부모를 공유하는 사이... 즉 사촌끼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불편함 정도는 문제가 아니다. 자칫 가족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는 금기 중의 금기다. 오죽하면 그 흔한 막장드라마에도 좀처럼 다루지 못하는 설정이겠는가?

 

그러나 사랑은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감정은 스위치처럼 켜고 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감정이 생겼는데 하필이면 그 대상이 오랜만에 만난 사촌일 수도 있지 않은가? 영화 <사돈의 팔촌>은 과감하게도 사촌 간의 금지된 사랑을 다룬다.

 

다소 불편할 수는 있어도 원천적으로 금지되는 관계는 아닌 ‘사돈의 팔촌’은 바로 그들 스스로가 바라는 관계이다. 금지된 모든 사랑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사랑은 그래서 애틋하다.

 

말년 휴가 중인 태익(장인섭분)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유학을 앞둔 사촌여동생 아리(배소은분)가 가족모임에 그를 초대한 것. 12년 만에 재회한 친척들과의 떠들썩한 대화 중에 떠오른 어린 시절의 기억...

 

수줍음 많은 소년 태익과 말괄량이 소녀 아리, 튀김반죽으로 욕실을 어지럽히고 할아버지집 옥상을 수영장으로 만들었던 무모했던 장난과 어른들의 꾸지람. 그리고 소동 중에 피어났던 정체 모를 감정.

 

12년이 지나 성인이 되어 만난 사촌남매는 그날의 감정이 남녀 간의 첫사랑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었으며, 현재까지도 유효하다는 사실을 깨닿고 혼란스러워진다.

 

“어떤 감정을 느껴봤자 아이 때 느낀 감정만큼 크지 않대”

“사돈이긴 한데 사돈의 팔촌이면 좋겠다”

 

그러나 사랑은 기침과 같아서 쉽게 감춰질 수 없는 것. 결국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에게 그 마음을 내보이기 시작한다. 영화는 여느 사랑에서도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따라간다. 설레고, 즐겁고, 기쁘고, 아픈 그런 것들... 마치 사촌 간의 사랑이 복잡할 것이 없다고 항변하는 것처럼...

 

“복잡하지만 간단하잖아, 사랑하고, 사랑받고. 끝”

 

 

 

글 이지호 편집위원

  

 
 
#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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