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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 깃든 생명들 날 좀 봐요, 봐요! ⑩ 둥굴레

입력 : 2016-05-26 12:55:00
수정 : 0000-00-00 00:00:00

⑩둥굴레(Polygonatum odoratum var. pluriflorum (Miq.) Ohwi)

‘층층둥굴레’ 대군락지 파주에…

 

▲층층둥굴

 

▲둥굴레

 

날이 서서히 더워지면서 어느 틈에 들판과 숲에 푸르름이 가득해졌습니다. 빠르게 변화를 보이던 작은 봄꽃은 사라지고 나무꽃과 키가 큰 풀꽃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른 봄꽃에 비해 늦봄의 꽃은 큰 잎에 가려 화려함이 덜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늦은 봄에 꽃을 피우는 둥글레

이번에 소개드릴 식물은 늦은 봄에 꽃을 피우는 둥굴레입니다. 처음에 싹이 틀 때는 은방울꽃이나 각시나리와 혼동하기도 쉽지만 꽃이 피고 나면 쉽게 구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굵은 뿌리줄기가 있는데 뿌리는 둥굴레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인기 좋은 둥굴레 차는 둥굴레의 뿌리줄기를 쪄서 말린 것입니다. 최근에는 토종 둥굴레보다 뿌리줄기가 더 비대한 층층갈고리둥굴레를 재배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것으로 알려진 고려시대 의방서인 향약구급방에는 두응구라(豆應仇羅)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동구레에서 지금의 둥굴레라는 이름으로 변해왔습니다.

 

멸종위기 2급 층층둥글레

파주에서 흔히 관찰되는 둥굴레는 세 종류입니다. 일반적인 형태인 둥굴레와 꽃이 포로 쌓여있는 용둥굴레, 꽃이 돌려나며 산지보다는 초지나 밭 가장자리에서 발견되는 층층둥굴레입니다. '흔히 관찰된다'라고 표현하면 사실 큰일 날 소리겠죠. 층층둥굴레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2급 식물이기 때문입니다.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 됐다는 것은 우리나라 전체로 보았을 때 찾아보기가 굉장히 힘든 식물입니다. 일반적으로 산에 자라는 둥굴레는 비슷한 시기에 꽃을 피우는 은방울꽃에 비해 큰 무리를 만들지 않습니다. 나물로도 먹지 못하는 은방울꽃보다 둥굴레의 가치는 크죠. 그런 둥굴레가 힘들게 산에 가지 않아도 큰 무리를 지어 있으니, 나물을 뜯는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하천정비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층층둥굴레의 서식지가 파괴 된 것도 이 식물을 멸종위기 식물로 몰고 간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주에는 층층둥글레 군락 있어 기뻐

파주에는 많은 멸종위기 야생조류가 오지만, 멸종위기 식물은 현재 층층둥굴레 한 종 밖에 발견되지 않아 식물에 대한 관심은 덜한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히'라는 가벼운 표현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층층둥굴레의 대 군락이 파주에 있다는 것은, 식물을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꽤나 반갑고 즐거운 일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층층둥굴레를 복원하기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으니까요. 하나의 종이 사라진다는 것이 미래에 미칠 영향을 알 수 없기에 멸종은 위험한 일입니다. 국가사업으로 열심히 복원사업을 하고 있는 층층둥굴레가 큰 군락을 가지고 있는 파주에서 보호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모두의 관심이 필요할 것입니다.

 

 

 

식물소개꾼 김 경 훈

자연환경연구소 식물상 조사원

세명대학교 대학원

 

그림 이정 학생 

 

 

 

#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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