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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책 되새기기]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

입력 : 2016-09-02 1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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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

 

서정록/ 도서출판 한 살림/2014년/11월 1판1쇄/ 256/ 12,000원

 

제목이 도발적이지 않는가? 왜 사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류대학, 대기업, 판사 검사 의사로 가는 길을 행복의 길이라 강권하는 사회에서 말이다. 설령 이런 기준이 아니라 할 지라도 ‘부와 권력’이라는 두 개의 힘이 행복을 줄 것이라며, 다른 곁눈질을 못하게 밀어붙이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를 묻는 것은 참으로 용기있는 물음이다.

 

서정록씨는 ‘검은호수’라는 인디언 이름으로 인디언의 영성 세계를 알리고 있다. 그는 원래 한 살림 창립멤버로 무위당 장일순 선생에게서 첫 번째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고대 동북아시아 역사와 문화사를 연구하고 집필하면서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세계를 알게 되고 공부하면서 번째 큰 열림이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의 뇌에서 만든 ‘언어의 의미장’,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갓난 아이의 웃는 행위(웃기 위해 안면의 수십개의 근육과 몸의 근육과 뇌의 여러 영역이 작동해야), 인간만이 갖는 ‘네오테니’(어린 시절의 신체적 구조와 기능이 생의 후반까지 지속되는 것) 등을 들면서, 인간이 ‘영적 성장을 위해’ 이 지구에 왔다고 설득하고 있다.

 

“우리 현대인들은 ‘너는 누구냐?’고 묻는 대신 그의 명함이나 이력서를 요구한다. ...인디언 사회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기가 누구인지, 가족과 이웃과 세상을 위해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백인들이 아메리카를 개척(?)하며, 100년동안 인디언들을 거의 말살하다시피하여 25만명만 인디언보호구역에 살아남았다. 10%도 채 안남은 인디언들의 문화가 1960년대부터 서서히 살아났다. ‘시애틀추장의 연설문’에서 깊은 울림을 받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인디언들이 삶에 대한 태도와 왜 우리와 다른지, 그들의 일상이 왜 깊은 지혜와 연결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맺음말 제목 또한 강하다. ‘우리는 반드시 깨닫게 되어 있다.’

 

이 책을 읽고 자신에게 큰 소리로 물어보기 바란다.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를 말이다. 

 

 

 

자유기고가 홍예정

 

 

 

#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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