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책 되새기기] 선거만능주의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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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만능주의의 함정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
남태현/ 창비/ 2014.2 초판 1쇄/ 340/15,000/신국판
우리나라는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하다. 그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이 제도와 시스템을 부정하면 어떻게 되는 지를 국민은 지난 4년 동안 처절하게 배우고 있다. 대통령 임기가 516일 남았다며 숫자를 세는 사람들이 있다. 참으로 길다. 헌법정신의 실종, 불법과 권한 남용, 민주주의와 제도의 말살, 불통과 독선, 역사 부정 등 여러가지 용어로 평가되는 현정권을 벗어나는 해결책은 정권교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모든 대화가 기-승-전-정권교체이다.
그러나, 이 정권교체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1인 1표의 투표를 통해서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참정권을 발휘하는 유일한 수단인 선거만이 권력을 바꿀 수 있는 길인가?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환상이다. 선거와 선거 사이에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 선거가 깡통따개이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내용물은 선거제도에 따라 ‘황도가 꽁치’로 바뀌어버린다.”
저자는 민주체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투표는 효과적이 않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아니, 그렇다면 어쩌자는 거지? 이런 의문이 당연히 든다. 그래서 그는 4장에 걸쳐서 선거와 민의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역사적인 예증을 들면서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모든 나라의 정치변화는 ‘투표가 아니라 시민들의 집단 행동’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한국의 독재체체가 두 번이나 무너진 것은 바로 민중들의 절절하고 적극적인, 그리고 직접적인 대규모 정치 참여의 결과였습니다”. 바로 4.19혁명, 6월 민주항쟁을 일컫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투표는 민주의 정의를 이루는 한 경로일뿐이고, 다양한 형태의 정치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야한다고. 그래서 정치참여의 걸림돌들이 무엇이며, ‘정치참여의 딜레마’를 벗어나는 ‘즐거운 연대와 적은 비용의 소통’을 예시하고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한다면, 정치가 우리를 배신한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정치인들을 욕하는 것은 마치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한 운전자가 다른 운전자들을 욕하는 것과 똑 같습니다.” 저자 남태현은 현재 미국 워싱턴 근교의 솔즈베리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다.
글 홍예정 자유기고가
#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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