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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찾기 (6) 자신에게 솔직하기

입력 : 2016-03-18 12:57:00
수정 : 0000-00-00 00:00:00

자신에게 솔직하기

 

 

 사람의 감정은 미묘하게 바뀐다. 상대방의 소소한 관심과 친절한 말투에 부드럽게 반응하기도 하고 억눌린 분위기 혹은 긴장감의 여부에 따라 경직되기도 한다. 이성으로 어느정도 컨트롤을 한다해도 속 마음은 들키키 마련이다.

 

 예전에 직장에서 거래처 사람과 일을 할 때였다. 마감 기일이 얼마 남지 않아 거래처에서 강압적인 말투로 재촉했다. 디자인이라는 것이 워낙 마지막에 하는 일이다 보니 있을 수 있는 일이었지만 서로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메신저로만 일을 처리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상대의 불쾌한 감정이 대화창에 드러났다. 약간 놀라웠다. 화를 내지도 않고 욕을 한 것도 아니며 정말 정중하게 서로 업무적인 대화만 했을 뿐인데 감정이 느껴졌다. 바로 난 전화수화기를 들었고 홍홍한 말투로 그때 그 거래처 사람의 심기를 풀어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생각을 해본다. 네비게이션 없었을 때 어떻게 운전해서 다녔을까. 아니면 메신저 없었을 때 어떻게 일했을까. 근데 그땐 다 없어도 했다. 되려 더 오해의 소지가 없었던 것 같다. 목소리를 듣고 표정을 보기 때문에 의심도 적었다.

 

 포커페이스라는 말이 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표정관리를 하는 사람을 말하는 단어다. 어느정도 어른이 되면서 포커페이스 스킬(?)도 생겼지만 사람은 인지상정이라 어느정도 솔직한 것에 응답하는 것 같다. 자신의 감정을 어느정도 표현해주는 것, 남자라서 여자라서가 아니라 사람이라서다. 겉사람만 보여줘서는 진실된 관계를 맻기 어렵다.

 

 곧 봄이 오기 때문인지 설렌다. 따듯한 봄이 오면 좋은 사람들과 속 깊은 대화 나누며 가까운 곳에 다녀오고 싶다. 그리 멀지 않아도 된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어디라도 고맙다. 여행이 어렵다면 가까운 길을 산책하며 자신과 대화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늘 하루도 그리고 내일도 나를 데리고 걸어가자.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더배곳 배우미 아멜 김유진

 

 

 

#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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