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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고딩의 같잖은 문화 리뷰 <17> 왜 학교는 변하지 않는가 (1)

입력 : 2017-02-10 16:26:00
수정 : 0000-00-00 00:00:00



 

학생의 일 년은 평가의 연속이다. 굵직한 지필평가 네 번과 달마다 존재하는 수행평가, 학생으로서의 태도를 평가받기도 한다.

 

필수가 된 부수,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수준평가가 필요하다. 학습 능력을 신장시키고 경각심을 부여하며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수많은 평가에서 학생들은 자유로울 수 없다. 그 결과가 어찌됐든 평가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지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평가의 대상이 된 삶에서 거의 유일하게 주체가 되는 평가가 있다. 매년 진행되는 <교원능력개발평가>. 학교 선생님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설문조사라고 할 수 있겠다.

 

취지는 “학부모님과 학생들은 교사에 대한 공정하고 타당한 평가를 실시함으로써 교사의 지속적인 능력개발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학교 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여 공교육의 신뢰를 제고하는 제도랍니다. 

 
이처럼 교원평가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교사는 자신의 전문성을 신장하기 위하여 맞춤형 연수를 실시하기도 하며 자신의 교수학습개선을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출처 : 교육부)로, 타당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바람직한 제도처럼 보인다.

 

문제는 ‘보인다’에서 끝나는 결과이다. 학교에 다니며 교원능력개발평가-학생설문조사 에 수없이 참여했으나 이 조사로 인해 변하는 선생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동하는 점과 ‘살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점에 대해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통해 언급한 적 있었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고쳤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꾸준히 살구 색 크레파스를 살색 크레파스라 불렀고, 틀렸다 틀리다를 입에 달고 사셨다.



 

조금 커서 중학교에 들어오고 나서는 장난스럽게 아이들의 머리를 때리는 선생님의 행동을 지적했다.

 

그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꾸준히 머리를 때리는 한결같음에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교에서는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모욕적인 언사를 던지는 선생님의 행동에 문제제기를 했다. 그 선생님에게는 놀랍게도 대애단한(?)변화가 있었다.

 

그 뒤로는 똑같이 모욕적인 이야기를 하고 나서 “이걸 문제 삼는 애도 있더라, 너희는 안 그럴 거지?”하는 말을 덧붙였다. 내가 겪어온 선생님들은 이렇게나 꾸준하고 변함없는 모습을 자랑하셨다.

 

선생님이라는 위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학생의 말 정도는 가볍게 넘겨버리는 시원시원함이 존경스러웠다.

 

심지어 올해 교원능력개발평가 학생설문조사에서는 교과 선생님을 다 평가할 수도 없었다.

 

체육 담당 선생님과 미술 담당 선생님 항목만 존재했다. 유일하게 선생님의 태도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 익명 설문조사 인데 그마저 사라져버린 것이다.

 

물론 선생님만의 문제는 아니다. 체제의 문제이고, 교육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개인의 발전으로 이룩할 수 있는 결과에 한계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 그걸 알고 있기에 학생들도 수업 방식이나 평가에 대한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는 것이다.

 

태도와 예의에 대한, 고칠 수 있고 고쳐야하는 부분에 대해 얘기한다. 그런 지적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선생님은 그저 안일하고 게으르다고 밖에 볼 수 없지 않은가.

 

학생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선생님들도 공부하고 자신을 평가하고 발전해 나갈 책임이 있다.

 

조은현 (고1 「파주에서」 청소년기자)

 

#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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