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내게 몰아친 ‘머피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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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내게 몰아친 ‘머피의 법칙’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꼬이기만 할 때 ‘머피의 법칙’이란 말을 사용한다. 최근에 이러한 머피의 법칙이 나에게도 찾아왔었다.
시작은 5월 16일, 항상 들고 다니던 이어폰을 잃어버린 일이였다. 매일매일 등하교할 때마다 노래를 듣는 나에게는 매우 심각한 일이였다. 그리고 이틀 후 교실 앞쪽의 교탁에서 이어폰을 찾음과 동시에 아끼던 빨간색 볼펜을 잃어버린 날이었다. 그 다음날, 문학 교과서가 사라졌다. 이 전에 이어폰이나 볼펜을 잃어버린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열심히 공부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소중한 교과서가 사라진 것이니 말이다. 주말에 가득 차있는 일정 때문에 교과서를 사러갈 시간이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그렇게 잃어버린 교과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주말을 맞이했다.
일요일, 토론 수행 평가를 위해 카페에서 만남을 가졌는데, 힘들게 들고 간 무거운 노트북은 카페의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어서 무용지물이 되었다. 오랜 시간 후 저녁 9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가족에게 부탁 받은 심부름을 하기 위해서 가게에 들리려던 참에 심부름 값으로 받은 만원이 사라진 것을 알고 조용히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월요일, 원래는 수요일이었던 수행평가가 화요일날로 앞당겨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졸지에 하루에 두 개의 수행평가를 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나는 한숨도 자지도 못하고, 피곤해서 멍한 정신으로 또다시 학교로 향했다. 이른 아침시간부터 쉬는 시간과 틈틈이 생기는 자투리 시간에 발표 준비를 했다.
그런데, 발표 수행 시간에 일이 터졌다. 선생님이 우리 조의 발표 날짜를 잘못 공지했다고 말씀하신 것. 지금까지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있던 나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선생님께 공격적인 말을 해버렸다. 그런 내 말에 상처를 받아 눈물 흘리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고, 내가 수업 분위기를 망친 것 같아 울면서 사과드렸다. 그리고 그 주 금요일에 또 다시 이어폰을 잃어버렸다. 하루 종일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내내 친구와 함께 찾아다녔지만 결국에는 찾지 못했다.
이렇게 나열해보니 한 달 동안 겪을 불행을 약 2주만에 다 겪은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있던 기운마저 사라지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되돌아보니 나쁘지 않게 해결된 일들도 있다. 처음에 이어폰을 잃어버렸을 때는 다시 찾기도 했었고(지금은 또다시 잃어버렸지만) 볼펜을 잃어버린 날 이후에 다른 볼펜을 선물 받기도 했다. 중간에 예전에 잃어버린 체육복을 찾기도 했고, 문학 교과서는 최근에 친구로부터 다른 반에서 찾았다고 연락을 받았다.
5월에 겪은 많은 일들은 내게 한가지 깨달음을 주었는데, 아무리 힘들게 느껴지는 일이라도 시간이 지나고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거나 별일이 아닌 것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순간순간에 매여 있지 않고 조금은 초연한 태도를 취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비슷한 일들이 일어난다면 지금보다 더 우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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