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스럽다’, ‘남성스럽다’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여자답게 남자답게

‘여성스럽다’, ‘남성스럽다’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엄마가 너저분한 내 방을 보신 후, “계집애가 여성스럽지 못 하게 방이 이게 뭐니?” 라는 말을 들었을 때나, 한 여자아이가 놀이터 모래밭에서 땅을 파고 놀고 있는 것을 보신 한 할아버지께서 “여자애가 조신하지 못하게 앉아서 그렇게 놀면 안 된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나, 아파서 우는 남자아이를 보고 “남자는 태어나서 딱 세 번만 울어야 해” 라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 왔는가?

 ‘여성스럽다’, ‘남성스럽다’라는 말은 너무나도 자주 사용되고 있기에 별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다. 물론 나도 한 광고를 보기 전까지는 남들처럼 둔감하게 반응해 왔다. 꽤 시간이 지나서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보았을 법 한, 그러나 생각 없이 넘겼을 수도 있는 한 생리대 회사의 광고가 그것이다.

광고에서는 몇 명의 실험자들에게 여성스럽게 공을 던지고, 여성스럽게 달리고, 여성스럽게 싸우라고 지시했다. 성인 여성 실험자 두 명은 다리를 비정상적으로 꺾으며 달리고, 청소년 남자 아이는 팔을 비정상적으로 비틀어 공을 던지고, 팔꿈치를 몸에 떨어뜨리지 않고 팔을 펄럭펄럭거리며 싸웠다. 세 명의 실험자는 모두 비슷하게 인위적으로 팔과 다리를 꺾어대며 여성스러움을 표현했다. 

이 광고를 보면서 나도 누군가가 “여성스럽게 행동해봐”라고 지시한다면 내가 비정상적인 거 같다고 생각했던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이제라도 한 번 생각해 봐야할 이야기인 거 같다. 언제부터 ‘여성스럽다’라는 말이 한계를 나타나는 말이 되었을까? 우리는 왜 우리의 틀에 박혀있는 여성과 남성이라는 두 가지 틀에 수 많은 아이들을 구겨 넣는 것을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을까?

#6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