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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후위기 대응이 최우선 정책이 되어야

입력 : 2023-03-31 02:46:26
수정 : 2023-03-31 02:50:19

<사설>   

기후위기 대응이 최우선 정책이 되어야

 

토끼가 어느 날 나무 밑에서 잠자고 있었다. 도토리가 토끼 귀 바로 옆에 떨어졌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소리였다. 토끼는 황급히 도망가기 시작했다. 이를 본 사슴이 물었다. “무슨 일로 그리 뛰어가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서 도망간다.” 그래서 사슴도 뛰었다. 이를 본 노루가 물었다. 사슴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졌대.”라고 답하며 뛰어갔다. 사슴 뒤로 소도 뛰고, 코끼리도 뛰고... 이렇게 모든 동물이 뛰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는 동물의 무리 앞쪽 그 숲의 끝에 거대한 낭떠러지가 있었다. 계속 달린다면 모두 떨어져 죽게 될 지경이다. 이것을 본 사자가 그 앞에 서서 어흥 하고 외쳤다. 그러자 모든 동물이 놀라서 깜짝 놀라 멈췄다. “왜 달려가고 있나?”. 동물들이 답했다. “소가 뛰어서 뛰었습니다”, “사슴이 뛰어서 뛰었습니다”, “토끼가 뛰어서 뛰었습니다”. 모두 토끼가 땅이 꺼졌다고 말한 곳을 가보니, 도토리가 떨어져 있었다.

이 우화야말로 지금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가장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무엇때문에 뛰는 지 모르고 낭떠러지를 향해 달리는 현대사회와 현대인들.....

 



 

에르베 캄프 편집장(사진출처 시사인)

 

환경전문 매체인 [르포르테르]는 저탄소 저널리즘을 보여주고 있다. 매달 기후위기 기사를 게재하며, 파키스탄 홍수, 캘리포니아 산불, 한국 폭우, 해수면 상승, 태풍, 가뭄, 식량난, 대규모 이주현상을 알리고 있다. 이 매체는 광고나 정부 지원 없이 발행하고 있다. 에르베 캠프 편집장은 언론이 보도를 많이 하지않는데, 이는 많은 미디어가 산업 금융분야의 대기업에 종속되어 있다는 걸 의미한다. 광고수익에 의존하는 미디어는 경제성장이 주요목표이고 환경은 부차적인 것으로 보는 가치관 갖게된다.”고 말했다 한다. 그는 2012년 르몽드에서 공항프로젝트 반대 기사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것에 저항하여 르몽드를 떠나 기자 1명을 고용하여 르포르테르를 시작했다 한다. 지금은 20명 직원에 150만명이 구독하여 후원하고 있다.

 

▲ 더 네이션 환경전문기자 마크 허츠가드

 

미국 <더네이션> 환경전문기자인 마크 허츠가드는 1989년을 시작으로 25개국을 돌며 기후위기 문제를 보도했다. 2019년부터 기후위기 보도를 위한 전세계 언론사들의 협력체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CNow)'를 결성해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 500여개 언론사가 CCNow 가입하고 있다. 마크 허츠가드는 기후보도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보도해야한다”, “코로나 19처럼 비상사태에 대한 행동지침도 알려야한다.”지금은 기후문제, 기후위기가 아니라 기후비상사태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주식에, 멋진 옷에, 부동산에, 자녀 학벌에만 관심이 있다. 이를 이끄는 자본이 있고, 이를 반영하는 듯 끌려가듯 하는 정부와 지자체가 있다. 모두 위 우화의 동물들처럼 우리 삶이 송두리째 폭삭 망하게 될 기후 위기라는 낭떠러지를 향해 계속 내달리기만 하고 있다.

성장과 승진과 성공이라는 가치를 향해 개인이 경쟁하고, 각축하고, 나라와 나라가 경제적 이유로 편을 가르고, 전쟁을 치르고, 한편에서는 굶어 죽고 한편에서는 비만으로 죽어가고...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비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허황한 가치. 이런 현실이 기후 위기를 만들고 있는데도 끝없이 낭떠러지를 향해 질주하는 현실.

사자처럼 뛰어가는 동물 무리에게 어흥 거리며 질문해야 할 때이다.

우리 자녀들을 <hot 세대>라 한다. 과열된 지구에서 살게될 아이들을 일컫는다. 자연에서 뛰놀고 자유롭게 나다니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이웃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웠던 우리 세대가 우리 자녀 세대를 뜨거운 지구에 살게 한 셈이다. 더 이상 후대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기후비상사태에 걸맞게 살아야한다.

그래서 독일 베를린에서 일반주택에도 태양광발전을 하듯이, 미국 캘리포니아가 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코앞에 있듯이, 노르웨이가 재생에너지 비중을 98% 달성했듯이 파주시도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최우선으로 해야할 것이다.

 

 #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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