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천의 계획홍수위 과도 산출 주장, 공릉천대책위 토론회에서 제기돼 - 기점의 계획 홍수위 2m 오류, 새로 계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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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릉천의 계획홍수위 과도 산출 주장, 공릉천대책위 토론회에서 제기돼
- 기점의 계획 홍수위 2m 오류, 새로 계산해야
- 공릉천 하천정비계획 근거 부족
- 조직확대하여 ‘공릉천지키기공동대책위원회’ 발족
공릉천 하구 하천정비공사의 불법성과 반생태성을 지적하며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공릉천훼손저지시민대책위원회(이정철, 강석훈 공동위원장, 이하 대책위)’가 주최한 토론회가 11월 15일 파주시청 시민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공릉천, 어디로 갈 것인가?’ 제목의 이 날 토론회는 박수택 생태환경평론가와 국립 한경대 백경오 교수의 발제, '파주에서' 임현주 편집국장의 사회로 공릉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에 앞서 황헌만 사진작가가 공릉천과 교하벌판을 15년간 기록해왔던 사진과 영상을 상영하고, 투병중임에도 토론회 자리를 찾은 작가의 소감을 들었다.
박수택 생태환경평론가, 공릉천 하천 정비공사에 동의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 들어
공릉천 하천정비사업의 문제점을 가장 먼저 공론화한 장본인이기도 한 박수택 생태환경평론가는 ‘한강하구와 기수역 공릉천의 가치와 문제’라는 주제발표에서 다양한 자료와 사진을 보여주며 공릉천 하구의 생태적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대다수의 법정 보호종이 누락되는 등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하게 작성됐고, 경제성 분석 결과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과대 공사를 강행했다고 지적하며 공릉천 하구 하천정비공사에 동의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들을 짚었다. 특히 2016년 국토교통부의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1~2020) 제 3차 수정계획 보고서에 “하천 정비를 할 때 하천에만 주안점을 두지 말고 수계 전체로 시야를 넓혀 저류지, 홍수터 등 통합적으로 홍수대책을 세우라”고 되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근원적인 대안으로서 현행 사업을 포기하고, 친생태, 친환경적인 대안을 모색”할 것을 요구했다. 덧붙여 “공릉천 관련 시책과 사업에 지역시민 연대기구와 협의, 거버넌스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백경오 국립 한경대 교수, 공릉천의 계획홍수위 과도 산출 주장
‘공릉천 계획홍수위 제고’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백경오 한경대학교 교수(건설환경공학부)는 “공릉천 하천정비사업의 근거가 되는 계획홍수위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 계산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계획홍수위는 하천공사 시 제방의 규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역할을 한다.
백 교수는 “2018년 하천설계기준이 개정되며 계획홍수위 결정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제시되었는데, 2020년 한강 하천기본계획은 여전히 과거의 기준으로 계획홍수위를 계산했기 때문에 실제보다 높은 수치를 산출했다”고 분석했다. 백교수는 이런 오차가 발생한 이유로 ‘부정확한 지형 자료’와 ‘부정확한 조위자료’ 때문이라고 보았다. 한강하구부의 계획 홍수위는 부정류로 다시 계산되어야하며, 이 새로운 기준에 근거하여 공릉천 합류부의 계획홍수를 계산할 경우 7m에서 4.97m로 약 2m 저하된다고 계산했다. 그는 강하구 홍수위를 재계산한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공릉천 하구 역시 부풀려진 계획홍수위가 과도한 제방공사의 빌미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거를 바탕으로 ▲한강하구 계획 홍수위는 다시 계산돼야 하고 ▲새로운 계산에 의해 더 낮은 값의 계획 홍수위가 도출되면 제방고 둑마루폭 등 대부분 하천구조물의 설계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기존 하천정비사업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경오 교수의 발표는 그 동안의 문제제기가 생태적 관점에서만 전개됐던 것에 비해 건설공학적 시각에서도 현행 사업이 근본적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어서 큰 관심을 모았다.
파주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이 토론자로 나서
토론자로 나선 대책위 이정철 위원장은 대책위와 협의를 약속한 환경청장이 일방적으로 수원청개구리·금개구리를 포획·이주 했을 뿐만 아니라, 보고서에 자신과 대책위 자문위원이 마치 협의체를 구성한 것처럼 사진을 도용한 것을 지적하며, 한강유역환경청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조영권 파주생태교육원장은 “공릉천 습지 보전을 위한 조례 제정”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박평수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고양지부장은 “2006년 한강유역습지 보호구역 선정에서 공릉천이 빠진 것이 문제였다”며, “공릉천 하구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나아가 람사르습지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시를 대표해 토론회에 참석한 김순현 대외협력관은 “시민 여러분과 전문가들의 간절한 의견을 잘 듣고, 시정 책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참석자는 한강유역환경청 하천계획과 김희정 팀장이었다. 하천정비공사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성토와 요구를 경청하고, 공사 주체로서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어려운 자리에 참석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강유역환경청의 입장을 시민들에게 적극 전해
한강유역청 하천계획과 김희정 팀장은 물관리일원화 정책으로 올해 1월부터 국토부가 담당했던 하천정비 사업을 환경부가 이관받았다는 점을 되짚으며 “개발과 보존이라는 서로 다른 DNA를 가진 조직의 업무 일부가 통합되다보니, 시각 조정과 융합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구체적으로 김 팀장은 “시민들의 반발을 접하고 즉시 공사를 중단했고, 수로에 덮개를 덮고 생태탈출로를 만드는 등 규정이 허용하는 한계 안에서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공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조치들은 해당 부서가 환경청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경청한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왜곡 없이 전달하겠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줄곧 환경정책을 담당해온 일선 공무원으로서, 해당 사업에 환경적 마인드를 담아내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환경단체와 연구자들, 종교계 등 많은 시민들 참여
오늘 토론회에는 파주시와 고양시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찾아와 150여명의 시민들이 진지하게 토론에 임했다. 정의당 이현정 부대표, 강원도 횡성에서 온 홀로세생태보전연구소 이강운 소장,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이석우 대표, 에코코리아 이은정 대표, 한강하구 교사모임 김미희, 고양자전거학교 한기식 대표, 고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최태봉대표를 비롯하여 파주환경운동연합, 공릉천친구들, 고양파주두레생협, 파주해시민발전협동조합, 파주예산정책연대, 평화마을짓자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회원들이 참여했다. '참회와속죄'의 성당 권찬길 신부와, 파주성공회 살롬의 집 김현호 신부도 참여하여 공릉천 훼손 문제에 큰 관심을 가졌다.
이 날 토론회는 지정토론자외 플로어 질문을 많이 받고 응답하는 시간을 가져 3시간 내내 시민들의 뜨거운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토론을 경청한 한 참석자는 “전문가의 의견과 시민들의 의지가 모아지고, 행정 당국도 경청의 자세를 보여줘 아주 유익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어쨌든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어 행정과 시민사회의 거버넌스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공릉천지키기공동대책위원회’ 출범식 개최
토론회를 마친 후, ‘공릉천지키기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릉천 공대위) 출범식이 이어졌다. 그동안 파주시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꾸려졌던 ‘시민대책위’를 고양시를 비롯한 타 지역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공동대책위’로 확대 재편한 것이다.
공릉천 공대위는 노영대 생태다큐멘터리 작가, 조영권 파주생태교육원장, 박평수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고양지부장을 3인 공동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우리는 공릉천을 한 뼘도 포기할 수 없다.'는 선언문을 낭독하며 보다 확장된 차원의 활동을 다짐했다.
공릉천 공대위에서는 선언문에서 "공릉천은 자유로 파주구간 송촌대교 초입부터 영천배수갑문까지는 조수때마다 바닷물이 밀려들는 기수역 구간으로 세계적인 생명다양성의 보고로,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만도 30여종에 이른다"며, “파주시민만이 아니라 한강 하구의 고양, 김포 시민들과 전국의 환경운동가와 시민들의 힘을 모아 공릉천을 지키고, 후손들에게 ‘지금 이대로’ 물려주고자 한다.”며 결의를 다졌다.
임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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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성명서>
우리는 공릉천을 한 뼘도 포기할 수 없다.
- 세계적인 생태계의 보고, 아름다운 기수역 공릉천에 손대지 마라!
우리는 더 이상 자연을 보호하자, 지키자는 소리를 하지 않겠다!
더 이상 자연이 우리 인간의 손아귀에서 통제되는 대상이 아님을 선포하듯 기후위기가 온 몸으로 체감되는 시대에 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생명을 해치는 공사를 하지 말라는 소리를 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개발이란 이름으로 해친 생명들이 멸종되면서, 이미 이 지구별에서 인간이란 생명이 존재하기 힘든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장하고, 외치지 않아도 지구가 외치고 있다.
우리가 슬퍼하여도 생명은 사라지며, 지구가 몸부림치고 있다.
그런데, 어찌 아직도 우리 곁에 있는 생명과 자연에 손을 대려하는가 말이다!!!
자유로 파주구간 송촌대교 초입부터 영천배수갑문까지는 조수때마다 바닷물이 밀려들는 기수역 구간으로 세계적인 생명다양성의 보고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위기종(EN)으로 평가되는 개리가 찾는 곳이고,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종,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저어새가 찾는 곳이다. 멸종위기종인 뜸부기는 송촌리 논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며 공릉천을 넘나든다.
공릉천은 우리나라 전체 새(500여종)의 4분의 1이나 되는 새들이 번식, 월동, 통과하는 새들의 메카이다. 국가가 지정한 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동물만도 30여종에 이르고, 청소년탐조연대는 지난 5년간 160여종의 새를 탐조했다고 밝히고 있다.
법정보호 야생동물은 이뿐이 아니다.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붉은발말똥게, 삵도 이곳에 함께 살아가고 있다. 수원청개구리는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인데 우리나라에서조차 자취를 감추고 있을 뿐 아니라, 5개 지역에서 절종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수원청개구리의 멸종까지는 10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렇게 수많은 생명이 깃든 공릉천을 제대로 된 환경영향 평가도 없이 하천정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훼손하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제방뚝을 높이고, 콘크리트 포장공사를 하고, 깊이 2.5m 폭이 2m나 되는 U자형 배수로를 만들어 생명들이 죽어나가는 죽음의 수로를 만들었다. 공사를 이유로 온갖 텃새들의 서식처였던 뚝방 좌우의 나무와 들풀을 갈아엎어 지금은 단풍잎돼지풀 천지가 되었다.
단 하루의 식생조사로 만들어진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기초로 세운 정비사업계획은 명백한 불법이다. 엄연히 살고 있는 수원청개구리마저 부존재한 것으로 보았다.
9사단이 제안했다는 탱크저지용이라는 수로 또한 시민을 기만하는 변명에 불과하다. 북한군이 왜 탄현면 돈뚝에 쳐들어 온다는 것인가? 공격대상도 없는 텅 빈 논을 가로질러 탱크가 온다는 상상은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며, 이를 받아들여 죽음의 수로를 수용한 곳이 한강유역환경청이란 말인가?
더구나 하구 뚝방 제방고를 1m이상 높이고 6m 폭으로 콘크리트 포장을 하고 있다. 파주시가 재난시 긴급출동을 위해 요구했다고 한다. 단 몇 시간의 편의를 위해 공릉천과 송촌리·갈현리 논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생명들의 삶을 동강내는 것이다. 생태계를 단절시키고, 자동차 통행이 시작되면 공릉천은 생명이 떠난 썩어가는 습지가 될 것이다.
어찌 이것만이 문제이겠는가? 공릉천 뚝방을 거니는 수많은 시민들이 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철새를 찾는 탐조인들, 자전거 동호인들, 걷기 동호인들... 파주로 이사와서 공릉천을 만난 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하는 시민들이 많다. 부부가 걷고, 모녀가 거닐며 건강을 찾고 마음의 평화를 찾고 있다. 아이들은 그 어떤 장애도 없이 자연을 만끽하며 뛰놀 수 있다.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한다며 수천억의 돈을 쓰고, 출렁다리며 곤돌라를 설치하여 자연을 찾도록 예산을 쓰면서 왜 이토록 아름답고 평화로운 공릉천은 훼손한다 말인가!
이 아름다운 풍경과 생명의 소리, 황홀한 낙조, 봄여름가을겨울의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색깔과 평화로움을 후대에게 물려줘야한다.
우리가 무슨 권한으로 우리후대가 누릴 아름다움을 훼손한단 말인가!
그간 우리는 ‘공릉천훼손저지 시민대책위’를 만들어 한강유역환경청이 밀어붙이고 있는 공릉천 파주지구 하천 정비 시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7월, 8월 수원청개구리와 금개구리를 강제로 포획하고 이주시켰다. 지난 6월 환경운동연합은 ‘앞으로 수원청개구리가 사는 논에 대해서는 개발행위를 동의하지 않는 원칙으로 하라’는 논평을 낸 바 있다. 수원청개구리·금개구리 포획·이주가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고 진단한 것이다.
한강유역환경청이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수원청개구리·금개구리 포획·이주는 문제제기를 한 대책위와 아무런 협의없이 진행한 것으로, 시민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으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에 우리는 공릉천을 사랑하는 전국의 시민들을 모아 ‘공릉천지키기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한다. 파주시민만이 아니라 한강 하구의 고양, 김포 시민들과 전국의 환경운동가와 시민들의 힘을 모아 공릉천을 지키고, 후손들에게 ‘지금 이대로’ 물려주고자 한다.
나아가, 공릉천 하구를 한강습지보전 지역으로 지정하는 운동을 펼쳐, 다시는 오늘과 같은 훼손하고 파괴하는 일이 결단코 벌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다.
2022.11.15.
공릉천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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