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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중딩의 같잖은 문화 리뷰 < 2 > 영화 헬프(The Help)

입력 : 2015-01-23 13:22:00
수정 : 0000-00-00 00:00:00

흑인 가정부는 백인이 쓰는 화장실을 써서는 안 돼???



 





<사진자료 : 네이버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2432>



 



흑인 가정부는 백인이 쓰는 화장실을 써서는 안 돼!  굉장히 구시대적이고 고리타분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말은 적어도 한 1800년대 인종차별주의자의 대사 같지만, 사실 이 말은 1960년대의 미시시피 주의 한 백인 주부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1865년 링컨의 노예해방선언으로 미국에서 흑인 노예는 아주 사라진 것 같았다. 하지만 흑인들은 여전히 백인을 위해 일하며 뿌리 깊은 차별을 계속 맛봐야 했다. 대놓고 차별했던 것을 차별이 아닌 척하며 차별하는 것으로 변했을 뿐,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영화 헬프(The Help)는 그 가식적인 차별을 아주 잘 드러내는 영화다.



 



1963년 미시시피 주의 흑인 가정부 에이블린(비올라 데이비스)과 미니(옥타비아 스펜서)는 작가를 꿈꾸고 있는 스키터(엠마 스톤)의 끝없는 부탁과 백인들에게 받는 차별과 핍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키터의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이고 만다. 그 위험한 제안이란 바로 흑인 가정부들의 삶을 담은 책을 내는 것. 많은 위협과 불안을 이겨내고 그녀들은 모두를 위한 책을 완성한다.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를 적절한 무게로 얘기한 것 같다.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부분과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을 불편하지 않게 이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파악하기도 쉽고 재미도 있었다. 또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지도 않았다. 비올라 데이비스는 자신이 돌보는 백인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백인들을 위해 일하는 것에 대한 에이블린의 자괴감과 모멸감을 보여줬고, 미니 역을 맡은 옥타비아 스펜서는 평범하지 않은 미니의 성격을 잘 나타내며 영화의 진정한 하이라이트인 초콜릿파이 부분을 제대로 살렸다. 또, 제시카 차스테인은 셀리아 풋 특유의 밝은 성격과 발랄함을 연기했는데, 그 매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한 영화를 보는데 이렇게 다양한 감정이 느껴지는 것도 신기하다. 유쾌함과 재미, 시원함은 물론 쌉싸름한 안타까움과 슬픔, 감동도 있다. 지혜가 담긴 흑인 가정부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가만히 들으면 틀린 문법 따위는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응원이 되고 눈물이 나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며 우리는 인종차별뿐만이 아니라 당연하게 지켜져야 할 권리들을 침해받는 사람들을 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온갖 유치한 이유를 대가며 부당한 일을 정당화하는 일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서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이 영화는 단순히 인종차별에 대한 얘기만은 아닌 것 같다. 개봉한지 3년도 더 된 영화지만 문득 생각나고 찾아보게 되는 영화인 것 같다.



 



 



<조은현 (중2) 「파주에서」 Teen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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