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랑18세들의 토론 엿보기 - 직업에 따라 정년퇴직 연령을 달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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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 따라 정년퇴직 연령을 달리해야 한다!
이번에 우리 반에서 세 가지 주제로 토론을 하게 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토론의 논제는 ‘직업에 따라 정년퇴직 연령을 달리해야 한다’였다. 평이하지 않고 까다로운 주제인 만큼, 준비 과정이나 보조 자료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찬·반 양측 모두 열심히 준비하여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다.
토론의 승패를 가르는 방법은 단순히 배심원들에게 몇 표를 받았느냐가 아닌, 몇 명의 배심원을 설득하였느냐 이었다. 만약 토론 전에 배심원들의 찬·반 표결에서 찬성 5표, 반대 10표가 나왔는데 토론 이후 찬성 7표, 반대 8표가 나왔다면, 2명의 마음을 움직인 반대 측 토론자들의 승리인 것이다.
이번 토론이 있기 전, 배심원들의 찬·반 표결 결과는 찬성 20표, 반대 2표로 찬성 측이 압도적이었다. 과반수 이상의 배심원들이 찬성 측을 지지하는 가운데 양측의 토론이 시작되었다.
찬성 측의 핵심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직업에 따라 필요로 하는 능력이 다른데 퇴직 연령을 똑같이 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므로 직업별로 유연성과 융통성을 발휘하여 퇴직연령을 그 직업의 특성에 맞게끔 정해야 한다. 유행에 민감해야 하거나 신체능력을 요하는 직종은 정년을 줄이고 경험치를 중요시하는 직종은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반대 측의 핵심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1.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직업이 13,000 여개에 달하는데, 수많은 직업들의 퇴직 연령을 달리할 기준이 모호하다.
2. 퇴직 연령을 정하는 과정에서 기득권층이 이를 악용할 여지가 다분하다. 임금이 높은 장년층은 해고하는 것이 유리하니 퇴직 연령은 더욱 짧아질 것이다.
3. 퇴직 연령을 달리한다는 것은 직업을 차별하는 것이다.
4. 직업별로 정년퇴직 연령을 달리하는 것은 청년들이 퇴직 연령이 높은 직업에 몰리게 되어 직업 편중화를 가속화 할 것이다.
첨예한 논쟁이 오가고 드디어 배심원들의 표결 시간이 돌아왔다. 결과는 찬성10, 반대12로 반대 측의 승리였다.
승리팀의 입론서 엿보기
저희는 직업에 따라 퇴직 연령을 달리 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정년을 직업에 따라 달리한다? 언뜻 보면 굉장히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하면 오히려 큰 불합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첫 번째 근거로는, 수많은 직업들의 퇴직 연령을 달리할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존재하는 직업들이 자그마치 13000여개가 넘습니다. 이렇게 많은 직업들의 퇴직 연령을 각자 다르게 정하기엔 기준을 정하기도 까다롭고 다소 억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퇴직 연령을 달리 하는 것을 악용할 여지가 다분합니다. 현재 대기업들을 제외하면 노동조합이 제대로 구축된 곳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 직업별로 정년을 정하자면, 기득권층에 의해 정년이 정해질 것입니다. 즉, 임금이 높은 장년층은 해고하는 것이 유리하니, 정년은 더욱 짧아질 것입니다. 이는 고령화 사회에 노후가 준비되지 않은, 앞길이 막막한 노인들을 대거 생산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 퇴직 연령을 달리한다는 것은 직업을 차별하는 것이 아닐까요? 흔히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A직업을 선택한 사람은 45세에 정년 퇴직하여 30여년에 달하는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채 아등바등 거려야하고 B직업을 선택한 사람은 60세까지 착실하게 돈을 모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면. 이것이 과연 귀천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직업별로 정년퇴직 연령을 달리하는 것은 직업 편중을 가속화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문제 중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들 중 하나가 청년실업입니다. 하지만 이는 대기업이나 일부 인기직종에 해당되는 말이지 중소기업이나 농촌은 일손이 없어서 쩔쩔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기 있는 직종은 어떤 직종일까요? 물론 월급이 높은 직종도 좋지만 요즘에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안정적인 직업입니다. 현재 우리 반만 해도 많은 친구들이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합니다. 이유는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직업별로 정년을 달리하게 되면 퇴직 연령의 격차가 심화될 것이고, 정년이 길어 안정적인 직업으로 청년들이 몰려서 직업편중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직업별로 정년을 달리하는 것이 빛 좋은 개살구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것을 찾으려다 더욱 심한 불평등만을 야기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다음 토론 주제
-혼전 동거를 찬성/반대 한다!
☆문학 선생님의 깨알 조언!
- -말을 정확하게 끝맺어라! ‘이러이러 했는데..’가 아니라‘이러합니다.’, ‘전혀 이해가 안 되니 다시 설명해주실래요?’
- -시각 자료는 배심원 모두가 충분히 볼 수 있게 하라!
- -발음을 정확히!
서민서(고2) 「파주에서」 teen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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