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되는 여행 ③ 영유아기,부모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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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기,부모 역할이 중요하다
결정적 시기
취학 전 시기가 중요한 것은 어떤 발달의 결정적 시기이기 때문이다. 언어발달을 예로 들어보자. 197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 세 살 된 지니라는 아이가 발견된다. 지니의 아버지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고 엄마는 맹인이었다. 지니는 발견되기까지 침대에 묶여서 혼자 지냈다. 생존을 위한 먹을 것만 제공되었고 언어적 자극을 전혀 받지 못했다. 전 세계 언어학자들은 지니에게 4년 동안 언어를 가르치려 노력했으나 몇 단어만 조합할 뿐 말을 못했다. 학자들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들을 수 없으면 말을 하지 못한다. 아시아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장애아 통합교육을 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청력 검사를 하게 한다. 이때 청각에 문제가 있어 듣지 못할 때 인공와우관 시술을 하면 거의 들을 수 있는 수준이 된다.
민감기
민감기란 어떤 발달의 특성이 잘 일어나고, 그 시기가 지나면 특정한 발달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몬테소리 선생은 원래 의사였다. 1907년부터 로마시로부터 산로렌조 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운영하면서 아이들을 관찰하다가 과학자의 예리한 눈으로 아이들이 갖고 있는 민감기를 발견한다. 언어, 근육발달, 질서, 쓰기, 읽기, 냄새, 감각, 맛, 작은 사물에 대한 민감기 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각각의 민감기는 출생 후부터 만 5세까지인 경우가 많다. 우리가 성인이 되어 음식을 먹어도 어린 시절에 먹었던 음식이 더 맛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이들이 어른들은 관심을 갖지 않는 개미를 한참이나 살피는 것도 작은 사물에 대한 민감기가 있기 때문이다.
몬테소리는 각각의 발달이 가장 잘 이루어지는 민감기에 환경을 갖춰주고 적절한 자극을 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예의에 대한 민감기는 출생에서 6세까지이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아이에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등 기본적인 인사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회적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모델이 되어주고 교육해야 한다.
최적의 시기
콘라도 로렌츠라는 심리학자가 있다. 그는 오스트리아 출신 비교행동학자로 동물들의 본능적으로 타고난 행동을 연구했다. 로렌츠는 회색 기러기(오리)를 기르던 3년 째, 새끼 기러기를 어미에게 보내려고 했으나 로렌츠를 자신을 보호해주는 어미로 알고 곁을 떠나지 않았다. 이를 ‘각인’이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각인의 시기. 아무 때나 각인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로렌츠는 기러기가 사람을 어미로 각인하는 것은 부화한지 몇 시간 이내라는 것을 발견한다. 취학 전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각인, 즉 여러 면에서 특정한 발달이 가장 잘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신체적·운동적·사회적·인지적·언어적·정서적·도덕적 모든 측면에서의 발달이 이 시기에 가장 잘 이루어진다. 내 아이가 지·정·의, 지·덕·체가 조화로운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란다면 각인 효과가 가장 잘 이루어지는 취학 전 시기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마련해 주고, 자극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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