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문화해설사의 시사 한 마디 (1) 북한의 월경자 사살, 어떻게 21세기에 가장 반인권적인 이런 일을....  

입력 : 2020-09-25 07:16:43
수정 : 0000-00-00 00:00:00

문화해설사의 시사 한 마디 (1)

 

북한의 월경자 사살, 어떻게 21세기에 가장 반인권적인 이런 일을....

 

                                                                       홍기원 문화해설사

 

출처 : 경향신문

 

김현경 북한전문기자의 시각이 객관적인 것 같다. 방역후진국 북한이 코로나를 얼마나 공포스러워하는지 알 수 있다. 불쌍하다 못해 비애스럽기까지 하다. 중국 북한 국경에서도 월경해서 들어오는 사람을 사살했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북한군이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존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충성에서 정한 규칙인 모양이다. 코로나 때문에 월경하는 사람을 사살한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발상이다. 남한의 공동방역 제안을 받아들이면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어떻게 21세기에 가장 반인권적인 이런 일을 벌리다니, 정말 말도 되지 않는 참극이라고 생각한다!!

 

 

김현경 북한 전문기자의 글

어업지도선에 탑승한 공무원(A씨라 하자)이 스스로 배에서 이탈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는 그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고, 북한 군에 의해 사살되었으며, 시신은 화장됐다는 것이다. (북한의 행위를 글자그대로 묘사하면 화장보다는 소각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에 대해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이 마음 무거워 여기에서는 화장이라고 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들

1. A씨는 스스로 배에서 이탈하였다. 자신의 실종이 최대한 늦게 발견될 수 있는 시간을 택했고, 자살한 것으로 보이도록 신발을 보이는 곳에 벗어두었다.

한 배를 탔던 동료들도 그가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는데, 그가 실족이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시신이라도 찾으려' 시도했다.

아마 그는 물에 뜰 수 있는 최소한의 장비를 활용하였을 것이다.

예를들어 오리발, 구명조끼, 작은 부유물 등... (이건 곧 발표를 보면 알 수 있겠지)

정황과 상식으로 미루어 그가 계획적으로 월북했을 가능성이 높다.

2. 북한은 왜 그를 사살, 화장까지 하였을까?

침투하는 무장간첩으로 오인했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사살, 화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평상시 같으면 일단 신병을 확보해 조사한 뒤 '의거월북자'로 받아들이고 내부적인 체제선전에 활용했겠지. 해당 부대는 포상을 받을 것이고..

하지만 사살 및 화장이라는 엽기적인 조치는 현재 북한군에 내려진 코로나 비상방역, 비상경계령과 그 수칙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시각으로는 이상하기 짝이없는 과잉 조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7월 탈북민의 월북사건 이후 북한의 조치와 대응을 살펴보아야 한다.

당시 탈북민 개인이 탈북민이 헤엄쳐서 개성 지역으로 돌아간 단순 사건에 대해 북한은 국가(우리 개념으로)차원에서 대응했다.

우선 김정은 위원장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소집했고, 월북사건을 "비상사건"으로 규정했다. 그 이유는 "개성시에 치명적이며 파괴적인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개성시 전체는 완전봉쇄되었고 구역 지역별로 격폐되었다. 개성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되었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하고, 특급경보를 발령하였다.

결정 형식 또한 "당중앙의 결심 천명", "당중앙위 정치국 결정서" 등 최고수위였다.

또 해당 군부대는 매우 강력한 문책을 받았다. 몇 년 전 최초 월남 사건에 대한 조사는 물론, '악성비루스(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 도주자를 적절히 "처리"하지 않은 지휘관 책임자들이 줄줄이 처벌을 받았다. 그 처벌 규모는 상당히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리하자면 코로나에 걸렸을지도 모르는 외부인을 받아들인 행위는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조성한 것이며, 시 전체를 폐쇄하고, 최고지도자에게 걱정을 안겨준 엄중한 행위로 규정된 것이다. 이후 북한의 국경 및 접경지역 예하 부대에 낯선 인물의 출현에 대해 어떤 수칙이 하달되었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후 북한은 홍수와 태풍 와중에도 외부의 수해물자 지원도 거부했다. 그 이유도 '코로나' 때문이다. 외부에서 들여오는 물자조차 코로나 덩어리로 보는데, 심지어 사람이야 말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3. 실종 신고 후 우리 당국이 그의 소재와 사후처리를 비교적 신속하게 확인하였다. 이건 좀 놀라운 대목이었다. 사실 바다에서 작은 목선 하나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맨몸의 사람을 발견하고 그가 사살, 화장되었다는 사실까지 비교적 단시간에 확인한다는 건 그만큼 감시장비와 인력을 많이 투자했다는 뜻일 거다. 고성능 망원경 등 시각적 감시장비, 그리고 감청을 통해 상황 파악을 마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이렇게 취득한 정보(첩보), 특히 감청을 의심할 수 있는 경우 공개하지 않는다. 북이 방첩 대응을 할 경우 우리도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우리 군이 신속하게 발표한 이유는 지난 7월 탈북민 개성 월북 사건의 교훈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당시 우리 군도 지휘관에게 책임을 물었다. 해안 및 육상 접경지역 부대의 긴장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4. 남과 북의 대응이 위태롭고 불안하다.

북은 맨몸으로 헤엄쳐오는 민간인을 사살하고 화장할 정도로 과잉 대응을 하고, 이 엽기적인 사건과 대응이 남쪽에는 충격일수밖에 없다. 사살, 화장이라는 야만적 행위도 그렇지만 직선거리 15KM의 망망대해를 헤엄치는 월북사건도 충격적이다.

이 사건이 '비상사건'이 되는 남북관계와, 군사분계선 남북의 긴장도 우려된다. 남북 어선의 월선이나 이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중국어선을 단속하기 위한 '어업지도선'의 존재도, 무슨 이유인지 탈출을 위해 망망대해에 몸을 던진 공무원도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한반도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