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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배수로에 빠진 개구리를 구하자" - 월롱 농경지에‘개구리 사다리’시범 설치

입력 : 2020-05-11 07:13:07
수정 : 0000-00-00 00:00:00

시멘트 배수로에 빠진 개구리를 구하자

월롱 농경지에개구리 사다리시범 설치

 

▲ 개구리 사다리를 설치하고 있는 파주환경운동연합 회원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10일 월롱 농경지의 시멘트 배수로에 빠진 개구리를 구하기 위한 개구리 사다리를 시범 설치했다.

양서류들은 주로 곤충을 먹이로 하기 때문에 농사에 매우 유익한 동물이다. 그런데 물과 뭍을 오가는 양서류의 서식 특성상 수생태계와 육상생태계가 모두 건강해야 한다. 또 피부호흡을 겸하기 때문에 공기질과 기후에도 아주 민감한 동물이다. 때문에 기후변화와 지구환경의 오염으로 가장 급속도로 멸종하고 있는 분류군이다.

그런데 농촌지역의 시멘트 농수로와 배수로, 도심지역 공원의 시멘트 수로나 멘홀에 개구리들이 빠져 죽는다. 농수로에 빠진 채 나오지 못하고 있던 개구리 수백마리를 구했던 조류전문가인 새와 생명의 터나일 무어스 박사가 지난 1월 영국에서 개구리사다리를 개발해 제작, 설치해 온 영국파충류협회 트레버 로즈 국장을 초청해 인천 백령도와 연천에 시범 설치했다. 당시 연천군의 후원으로 전국 각지 주요 양서류 서식지역에서 모인 1백여명의 환경운동가와 농민들이 제작 및 설치방법을 배우고 세미나를 열었고 연천, 인천 백령도, 대전에 이어 이번에 파주에도 시범 설치하게 된 것.
 

▲ 월롱에 설치한 개구리 사다리

 

파주환경운동연합이 개구리사다리를 설치한 월롱의 농경지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1급인 수원청개구리와 2급 금개구리, 참개구리, 청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살고 있다. 또 곤충과 양서류들을 주요 먹이로 하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뜸부기 등 조류들도 다양하게 살고있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수원청개구리를 비롯한 양서류가 급감하고 있다. 수원청개구리가 살고 있던 논에 비닐하우스가 늘어나고, 시멘트 농수로로 바뀌는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월롱과 교하송촌, 탄현 농경지의 수원청개구리와 금개구리 서식실태를 정밀 조사한 바 있는 아시아태평양양서파충류연구소 김종범 박사는 시멘트 수로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다른 양서류와 달리 수원청개구리는 논에서 1년 동안 살면서 논둑에 굴을 파고 겨울잠을 자고, 수로의 수초에 은신하거나 휴식을 취하는데 시멘트 수로는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조건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 개구리 사다리 설치에 참여한 파주환경운동연합 회원과 사전작업, 현장작업을 함께한 문산수억고 환경동아리 해바라기

 

다른 한편, 나무발개구리류로 분류되는 청개구리나 수원청개구리는 벽을 잘 타기 때문에 시멘트 수로에서도 빠져 나오지만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금개구리와 맹꽁이, 참개구리, 두꺼비 등은 수로에 빠지면 나오지 못한다.

이번 월롱 농경지에 설치한 개구리 사다리는 파주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문산수억고 환경동아리 해바라기학생들이 참여했고, 환경운동연합과 파타고니아, 파주시의 도움으로 진행했다. 농어촌공사 파주지사와도 긴밀한 협의를 거쳤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이번에 시범 설치한 곳에 대해 일정기간 모니터링을 하고 이미 설치한 다른 지역의 모니터링 결과도 반영하여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 개구리 사다리 설치를 위해 사다리 제작을 하고 있는 파주환경운동연합 회원과 문산수억고 환경동아리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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