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한 책 읽기 운동 - “장단콩의 도시 파주, [막손이두부] 읽고 하나가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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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한 책 읽기 운동
- “장단콩의 도시 파주, [막손이두부] 읽고 하나가 되어요”
파주는 장단콩의 도시이고, 북과 마주한 접경도시이고, 출판도시와 헤이리마을이 있는 문화도시이고, 18개의 산업단지가 있는 산업도시이고, 국가지정문화재만도 20개가 되는 역사유적지이며,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자연휴양도시이기도 하다.
파주시는 이렇게 많은 자원을 갖고 있어서인지, 그저 풍부하고 다양할 뿐 어느 것을 특장점으로 각인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구슬도 꿰매야 보석이다. 파주시의 자원을 잘 엮으면 어느 도시에 못지않은 문화역사생태평화 복합도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구슬을 꿰는 것은 실이다. 파주시의 실은 무엇일까?
수많은 자원을 잘 꿰매어 보석으로 만들 실은 바로, 파주시민이다. 시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어떤 꿈을 꾸며 도시에 사는지, 서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이런 것들이 바로 구슬을 꿰는 실이 된다. 그래서 시민이 중심이고, 시민이 생각하는 것이 고갱이이다.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1998년에 시작되었다.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에서 “만약 모든 시민이 한 권의 책을 함께 읽는다면”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지역사회 대중 독서 캠페인이다. 선정된 한 권의 책과 관련된 토론과 문화활동을 펼쳐 성숙한 시민의식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었다. 2001년 들어 시카고를 비롯하여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한국도서관협회와 충남 서산시가 이 운동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였고, 이후 순천, 부산, 서울, 원주, 익산 등으로 확산되었다.
원주투데이의 ‘한 도시 한 책 읽기’ 21년째
지난 4월 본사가 주최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하는 ‘찾아가는 저널리즘’ 강좌에 원주투데이의 오원집 대표가 강의를 했다. 이 날 오원집 대표는 ‘한 도시 한 책 읽기운동’을 펼치게 된 경위와 과정, 지역신문의 공익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원도 원주에서는 2004년에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을 관이 주도하여 시작했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확산이 되지 않자 2005년에 민간주도 운동으로 전환되었다. <원주투데이>와 원주시립도서관, 원주교육지원청, 원주교육문화관, 원주시 등이 ‘원주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본부’를 결성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21년 째 ‘한 도시 한 책 읽기’운동을 해오고 있다. 지금은 작은도서관협의회, 원주지속협 등 1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원주의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은 시민들 사이에서 그 해 선정된 도서가 대화의 소재가 되고, 아이들이 시장에게 편지를 써서 시정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기업이 책을 후원하는 등 지역공동체 형성에 큰 기둥이 되고 있다.
원주의 ‘한 도시 한 책 읽기’운동은 읍면동 주민들에게까지 책을 배달하고, 원주교육지원청 안에 ‘한 책읽기’ 업무 담당자를 별도로 둘 정도로 민간주도로 잘 운영되어, 전국 50여개 도시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이다.
원주시민 36만명 중 5만명이 참여
오원집 대표는 ‘한 책 읽기’ 운동으로 공동체 책읽기 운동이 활발히 펼쳐지며 원주시가 하나의 공동체가 되었다고 자랑했다. 학교, 직장, 아파트단체, 독서동아리, 가족 단위, 주민자치위 등등에서 책을 돌려보며 읽고 감상을 나눈다는 것이다. 한 아파트에서는 15층에 책을 배달하면, 다 읽고 14층으로, 14층에서 다 읽으면 13층으로 전달하고...이렇게해서 1층에 도착하여 다 읽으면 아파트 관리실에 책을 반납하는 것이다. 만화같은 그림이 바로 그려진다. 엘리베이터가 흐르는 수직선이 책읽는 공동체 라인이 되는 것이다.
오원집 대표는 이렇게 대중운동으로 뿌리를 내리게 된 데는 <원주투데이>의 역할이 지대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책 들고 사진을 찍어 신문 전면에 싣고, 1책읽기 포스터를 상가에 배포하고, 신문 광고를 지속적으로 하고, 선정도서 독서토론대회를 지상중계하고, 스티거를 만들고, 감상 글쓰기 대회를 하고... 오 대표의 표현을 빌자면 “미친 놈처럼 책 들고 다녔기”에 36만 원주시민중 5만명이 선정도서를 읽고 있는 것이다.
한 책 읽기 운동의 핵심은 모든 세대가 함께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3년도 우리나라 성인 종합 독서율은 43%로 10명 가운데 6명 정도는 1년 동안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성인 종합 독서율은 일반 도서를 한 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비율을 말한다.
근래 특히 영상 위주의 정보습득 생활이 만연하면서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전 세대에 걸쳐 많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숏츠와 같은 영상, 영화나 드라마도 요약한 편집본을 보거나, 뉴스도 사진 한 장으로 넘어가버리는 실정이다. 사고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 조차 어려워진 세상이다. 그러기에 ‘한 책 읽기’는 더욱 소중하다.
‘한 책 읽기’ 도서 선정 원칙은 ⑴모든 세대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 ⑵페이지가 많이 않아 부담되지 않는 책, ⑶토론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책, ⑷정치, 종교, 이념적이지 않은 책이다.
원주시의 도서선정위원회는 1년 동안(약 8개월) 다음 해 도서를 선정하기 위한 회의를 한다. 사서, 교사, 작가 등 10여명이 모여 책을 추천하고, 모임 회차에 따라서 추천 책을 줄여가면서 마지막에 추려진 5여권의 책을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이 책을 다음 해 ‘한 책 읽기’ 도서로 선포하는 선포식을 갖는다.
‘한 책 읽기’ 20년의 성과 – 유네스코 문학분야 창의도시
‘한 책 읽기’ 20년의 성과는 도시 발전 방향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 본다면 원주시민의 독서율이 전국 최고이다. 또 2019년에 유네스코 문학분야 창의도시 네크워크에 가입하기 된 것, 2022년에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원주에서 유치하게 된 것, 도서관 많은 도시를 만든 것이 그것이다.
원주의 ‘한 책 읽기’운동을 펼쳤던 시민들과 원주시는 1년 동안 한 권의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기를 21년째 해오고있다. 이 ‘한 책 읽기’가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 세대간 공감과 화합에 기여하고, 원주라는 지역공동체성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책 읽기로 지역사회 통합에 기여하고, 결과적으로 시민이 중심이 된 행복한 도시, 행복한 삶을 만들었다.
책의 도시 파주, ‘한 책 읽기’ 합니다
파주시에는 출판도시가 있다. 책을 만들고, 유통하는 지식산업 공단이 파주에 있다. 그러나, 출판도시를 갖고 있는 파주시민들이 책을 가까이 하고 있지는 못하다.
파주의 수많은 자원을 꿸 실이 될 시민의식, 파주시민 공동체성은 ‘한 책 읽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 도시 한 책 읽기’운동을 시작했다.
건물이 아니라 나무를, 예산이 아니라 사람을, 행사가 아니라 시민네트워크를 중심에 세우는 길, 그것이 시민 중심이고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길이라 생각한다.
임현주 기자
# 1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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