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쟁 부문 1차 선정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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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국제경쟁과 프런티어에 걸쳐 19편 선정 |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국제경쟁 섹션 상영작 스틸 / (좌)<아마존 노동조합> (우)<가족>] |
16회를 맞이하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집행위원장 장해랑, 이하 DMZ Docs)가 국제경쟁과 프런티어로 구성된 경쟁 부문 1차 선정작을 발표했다. 지난해 DMZ Docs는 프로그램 전 영역 개편을 단행하여 경쟁 부문을 국제경쟁과 프런티어로 분리하고, DMZ Docs 프로그램 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원회')를 제도화해 절차의 엄밀함을 기하고자 했다. 장병원 수석 프로그래머, 강진석 프로그래머, 이승민 프로그램 선정위원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는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국제경쟁 10편, 프런티어 9편의 경쟁작 라인업을 확정했다.
선정위원회에 따르면 국제경쟁에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간판 섹션이라는 위상에 초점을 맞춰 올해의 슬로건 ‘우정과 연대를 위한 행동’에 응답하는 작품이, 프런티어의 경우 다큐멘터리를 넘어 영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관습의 경계를 시험하며 영화와 세계가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는 작품이 각각 선정됐다.
선정위원회는 “국제경쟁에 선정된 10편의 작품은 사회 현실에 대한 밀착성을 갖추고 정제된 스타일을 구사하는 수준작들로 대상과의 연대, 투쟁과 승리의 순간을 선명하고 정확하게 담아내는 영화들이 한 축을 이룬다”고 밝혔다.
먼저 2024년 선댄스영화제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을 수상한 <아마존 노동조합>이 눈에 띈다. 빅테크 기업 ‘아마존'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설립 과정을 담은 이 영화는 정직하게 대상을 기록, 관찰하는 정통 다큐멘터리의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침묵에 빠졌던 시간을 기록한 <정지의 시간>은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무대로 팬데믹의 이모저모를 인상적인 에세이 스타일로 묘사하며, <혁명을 경작하다>(2021 DMZ Docs 인더스트리 프로덕션 피치 지원작)는 인도 농민들의 대정부 생존권 투쟁을 유려한 필치로 그린 수작이다. 현대 아르헨티나 영화를 대표하는 마틴 레즈트만의 <라이더스>는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카라카스를 네트워크하며 플랫폼 시대 배달 노동자들의 존재 양식을 묵상하는 작품이다.
가정 내 폭력과 불화를 집요하게 추적하며 가족 관계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문제작들도 한 계열을 이룬다. 그 자신의 경험에 기초한 자전적 스토리로 수년간 프랑스 사회를 거센 논쟁으로 몰아간 작가 크리스틴 앙고의 감독 데뷔작 <가족>, 부모의 이혼 후 조부모와 함께 살게 된 이란 소녀의 특별한 법정 싸움을 따라가는 <나를 지켜줘>(2023 DMZ Docs 인더스트리 러프컷 피치 지원작),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홈 비디오의 배후에 감춰진 전후 독일 가족의 비밀을 낱낱이 들추어내는 <즐거운 나의 집>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 한 가족이 겪은 고립, 공포, 연대를 테마로 한 <림보 안에서>, 스위스 의료 현장의 구조적 문제와 돌봄의 의미에 대한 감동적인 전언을 담은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브라질 아마존 공동체를 수호하기 위한 원주민들의 투쟁을 묘사한 <추락하는 하늘> 등 돌봄과 연대의 가치를 주창하는 작품들도 국제경쟁을 통해 소개된다. |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프런티어 섹션 상영작 스틸 / (좌)<보간클로크> (우) <피다이 필름>] |
프런티어 선정작은 미학과 형식 측면에서 현대 다큐멘터리의 혁신을 맨 앞에서 증언하는 영화들이다. 다양하고 호기심 많은 관객들의 요구에 부응할 만한 9편의 작품들이 선정됐다. 선정위원회는 “담대한 도전을 즐기는 이 영화들이 전통적인 다큐멘터리의 정의와 마찰을 일으키고, 풍성한 토론을 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의 국제영화제 수상 경력이 있는 벤 리버스 감독의 신작 <보간클로크>가 먼저 눈에 띈다. <보간클로크>는 벤 리버스가 2011년 연출한 <바다에서의 2년>의 속편으로, 문명으로부터 단절되어 황야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한 남자를 사실과 허구의 미묘한 경계 위에서 묘사한다. 정교하게 세공된 컬러의 미장센으로 포스트 리얼리즘 시대의 몽환과 우울, 구원을 향한 여정을 담아낸 <100,000,000,000,000>도 다큐 픽션 계열의 작품으로 강렬한 개성을 뽐낸다.
다큐멘터리 실천의 대담함을 입증하는 작품들도 프런티어의 핵심을 이룬다. 아카이브 다큐멘터리 제작의 정치적 가능성을 일관되게 추구해 온 카말 알자파리 감독의 <피다이 필름>, 이질적인 풍경 요소들을 연속적인 액션으로 이어 절묘하게 통합해내는 저우타오의 <빅 데이터의 축>, 사이렌의 개념과 관행, 위상을 탐구하는 <선제적 청취>는 자료의 편찬, 풍경의 시각화, 사운드와 이미지의 대결에 관한 창의적인 접근법을 보여준다. 이란과 이라크 접경 지역 바다에서 생활하는 어부들의 일상을 관찰하며 주변부로 밀려난 이들의 노동을 담은 <스케일>, 전자 잔해물에 대한 기록을 통해 환경 위기와 소비 가속화 시대의 미래를 상상하는 <새로운 폐허들> 등 독창적인 에세이 다큐멘터리 영화들도 선택을 받았다.
생성형 이미지, 가상현실, 게임 등 기술과 예술의 교차점에 놓인 논쟁적인 작품들은 다큐멘터리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다. 인공지능(AI)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그래서 다른 세계가 어쨌다고?>는 AI가 형성한 가상의 이미지와 실제 촬영된 푸티지를 기반으로 중국과 베를린, 러시아의 지정학적 역사와 현재, 미래를 중첩한 기이한 몽타주이다. 팬데믹으로 온 세계가 봉쇄된 시간 동안 비디오 게임 안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배우들의 오딧세이를 따라가는 <그랜드 테프트 오토의 햄릿>은 오늘날 다큐멘터리 영화의 모험적인 발상이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국제경쟁, 프런티어 선정작들은 영화제 기간 중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국제경쟁 대상에 2천만원, 심사위원 특별상에 1천만원의 상금이, 프런티어 대상에는 1천5백만원의 상금이 각각 수여된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1차로 국제경쟁, 프런티어 선정작을 발표한데 이어, 다음주 한국경쟁(장, 단편 경쟁) 작품들로 구성된 2차 선정작 라인업 발표할 예정이다.
120여 편의 국내외 최신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9월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2024 DMZ Docs 인더스트리는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경기도 파주시와 고양특례시 일대에서 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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