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너무나 쉽게 열리는 토론회, 안 열리는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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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너무나 쉽게 열리는 토론회, 안 열리는 토론회
낙원 묘지 폐장 좌담회 해프닝
지난 9월 16일 오후에 금촌 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낙원공원 묘지 폐장,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가 아니라 좌담회라고 하지만, 포스터에 100만 파주를 위한 지역발전 토론회- 금촌권역 ①이라고 쓰여있다.
주최가 박정 국회의원과 금촌3동 주민자치회였다. 주민자치회가 들어가 있으니, 주민들의 여론이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그날 토론회(?) 좌담회는 무엇을 위한 자리인지 모를 자리가 되었다.
낙원공원 묘지 폐장이라고 쓰여있으나 (재)낙원공원묘원에서 폐장하겠다하는 것도 아니었고, 주민들의 요구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박정의원조차 의견을 듣는 자리라고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금촌3동 주민자치회도 박정 의원실의 요청으로 지역 현안을 토론하자고 제안해서 참여한 것일 뿐, 폐장얘기는 못들었다고 밝혔다. 그 자리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주체는 낙원공원 묘지에 조상이나 친척을 안장한 묘주들이었다.
낙원묘지 폐장을 누가 요구했으며, 어떻게 이런 토론회가 만들어졌는지 궁금할 다름이다.
열리기 어려운 토론회
파주시에서는 각종 토론회나 좌담회, 공청회 요구가 많다. 그러나 쉽게 성사되지 않는다. 의원들은 의원들 일정이 바빠서, 공무원들은 업무 출장이나 계획이 없다는 이유로 시민들이 요구하는 토론회가 성사되지 않는다. 그래서 파주시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의제가 토론되거나, 파주시민의 안전, 건강, 복지와 관련된 주제일지라도 의원들이나 파주시 관계자는 빠진 채 시민들의 목소리만 모이게 된다.
탄현면 살래텃밭 “시민공청회 하자”
파주시는 그간 잘 운영되던 살래텃밭을 폐쇄하고 그 자리에 ‘아트캠핑장’을 짓는다고 하지만, 살래텃밭을 이용하던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지는 않았다. 살래텃밭 운영위는 아트캠피장 조성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지 시민공청회를 하자고 제안했다.
살래텃밭 폐쇄 또는 이전과 관련하여 시민토론회를 연다면, 그 결론이야 어떻든간에 지역의 도시농업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텃밭운영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을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파주시가 캠핑장을 관광정책으로 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논리를 적극 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토론회 예정소식은 없다.
공릉천 하천정비사업, 파주시는 뒷전
공릉천 하천정비사업은 2021년부터 시작되었다. 한강유역환경청이 발주한 공릉천 하천 정비사업이 환경영향평가의 부실 문제가 지적되어 올 4월까지 공사가 중지되었다. 공릉천 좌안에 깊이 2.5m 폭이 2m나 되는 U자형 배수로가 건설되어 논과 하천간 생태계를 단절시켜 시민들이 죽음의 수로라 부르며 지적하였고, 공사를 이유로 뚝방좌우에 온갖 텃새들의 서식처였던 나무와 들풀을 제거한 상태여서 지금은 단풍잎돼지풀 천지가 되었다. 국가하천 공릉천을 보수, 유지 관리하는 주체는 파주시이다. 그러므로 생태교란종을 제거하고 멸종위기종을 지키는 일은 엄연히 파주시의 일이다.
그러나, 약산벌판과 교하벌에 사는 멸종위기종을 지키는 일은 시민들이 하고 파주시는 뒷전에 있다.
운정 3지구 백제가마터, 사실대로 복원 안돼
다율동 백제초기 토기가마터는 운정3지구 개발과정에서 발굴되어, 문화재청이 보존을 요구한 역사적 의미가 큰 현장이다. 이 현장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게 복원된 점을 발견한 것도 시민이다. 파주시민네트워크는 시설 보완을 요구하면서 2022년 6월 LH파주본부소장과 파주시 문화예술과 과장 등과 현장을 확인했고, 6월 23일 시설 보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H 파주본부, 파주시 문화예술과, 전문가 자문단, 파시넷으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바 있으나 진행되지 않았다. 올해 6월 다시 신문고에 민원이 제기되어야 LH관계자와 파주시와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파주시는 이 문제에 관해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았다.
토론합시다 소통합시다
‘소통’ ‘소통’한다. 중요하니 자꾸 회자되는 단어가 되었다. 그러나, 사실 소통이 안되니 소통소통하는 것 아닐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정치인들이 요구하는 자리에는 발걸음을 하는 파주시. 자발적으로 파주시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시민들이 모이는 자리에는 얼굴이 안보이고, 주민자치회나 개막식, 개관식에서만 보이는 정치인들.
많은 사람을 만난다고 많은 사람이 지지해주는 것은 아니다. 단 한 사람을 만나도, 진심으로 시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그 한 사람이 열 사람이 되고, 백 사람, 천 사람이 되는 것이다. 파주시는 미래는 진정으로 애쓰는 시민 한 사람에게서부터 열린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정치와 행정은 시민들의 제안에 응답해야할 것이다.
#1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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