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천 구간 흙길 콘크리트 포장 공사중 - 맨발걷기 조례 제정, 벤치마킹 무색케하는 엇박자 행정
수정 : 2023-09-20 03:01:52
공릉천 구간 ‘흙길 보존’ 요구, “시민의견 수렴해라”
- 금촌2동 공릉천 구간 흙길 콘크리트 포장 공사중
- 맨발걷기 조례 제정, 벤치마킹 무색케하는 엇박자 행정
9월 11일부터 시작한 금촌2동 공릉천 뚝방길(금릉동 313-5번지 일대) 콘크리트 포장에 대해 시민들이 ‘흙길 보존’을 요구하고 한강유역환경청, 지역 국회의원, 시의원, 파주시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공사안내 현수막에 시민이 "이 흙길 없애지 마세요"라는 전단지를 붙여놓았다
콘크리트 포장 공사는 11월 30일까지
공사개요 안내판에 의하면 이 공사는 한강유역환경청이 발주한 '공릉천 공릉지구 하천정비사업'으로 파주시 조리읍 대원리에서부터 탄현면 법흥리 일원의 공릉지구 구간이 사업 대장지이다. (주)에이플러스종합건설이 시공하고, (주)천일,(주)한올엔지니어링이 건설사업관리사로 안내되어있다.
이 중 금촌2동 공릉천 뚝방길의 콘크리트 포장공사는 9월 11일부터 11월 30일이라고 현수막이 걸려있다. 현재 흙길을 40cm이상 파내고 이 위에 두껍게 비닐을 깔고 있다. 이 위에 콘크리트를 흙을 파낸 깊이나 그 이상으로 덮을 것으로 예상된다.
▲ 공사구간은 주말농장 남쪽 끝자락인 금릉동 313-5번지 일대
▲ 흙길의 흙을 40~50cm 파고 비닐을 덮어놓아, 콘크리트 타설을 앞두고 있는 모습(9월 19일 현재)
이익선 시의원의 5분 자유발언
9월 4일 열린 파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이익선 의원은 ‘맨발걷기 활성화를 통한 시민 건강증진 정책 제안’을 주제로 5분 자유발언 했다.
“본 의원은 (중략) 시민 건강증진이 중요한 지금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맨발 걷기 활성화를 위해 기존 등산로, 하천변 산책로, 마을 뒷동산, 체육 및 근린공원, 학교, 아파트 단지 등에 파주시민 모두가 생활 속에서 맨발 걷기를 즐기며 건강증진을 할 수 있도록 맨발 걷기 산책로 설치에 대한 제안을 하고자”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 발언에서 이익선 시의원은 과천시 청계산, 용산가족공원, 일산 호수공원 참나무 숲, 용인시 마북동 법화산과 중동 한숲근린공원 내 4km 맨발 산책로, 안산시 고잔동 민속공원 내 황톳길 산책로 등을 예로 들면서 맨발로 걷는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뚝방길 콘크리트 공사 안내 표지판
파주시의회, 맨발걷기 활성화 조례 제정
지난 9월 8일 파주시의회 본회의에서 「파주시 맨발걷기 활성화를 위한 맨발 산책로 조성 등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되었다. 이 조례는 이진아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최유각, 이익선 의원이 공동 발의한 것이다.
이는 [파주시 맨발걷기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 만들기 파주시민서명운동본부] (공동대표 : 김두환, 하지원 등 13인)가 맨발걷기 활성화 조례안을 만들어 1,100여명의 서명부를 파주시의회와 파주시에 제출하는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현재 파주에는 교하, 운정,탄현, 금촌, 문산 등지에 근린공원과 산에서 맨발걷기를 하면서 밴드, 단체카톡방 등을 운영하는 동호클럽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문산읍에서는 ‘마정3리 맨발걷기 둘레길 조성’을 위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 파주시 공무원들이 9월 4일 대전 서산 등지의 맨발걷기길을 벤치마킹했다
파주시, 2024년 맨발걷기 숲길조성 위해 벤치마킹
파주시도 맨발걷기와 관련하여 준비를 하고 있다. 파주시는 푸른환경사업본부장, 산림휴양과장 등이 지난 9월 4일부터 5일까지 맨발걷기 숲길 조성 우수 사례지인 대전 계족산 황톳길과 서산 부춘산 황톳길을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 「파주시 맨발걷기 활성화를 위한 맨발산책로 조성 등에 관한 조례」 제정에 맞춰 맨발걷기 숲길을 조성하기 위해 진행됐다는 것이 취지이다.
2024년부터 율곡수목원과 접근성이 좋은 도심지 내 숲길을 선정해 1km 이내로 맨발걷기 산책로를 조성하고 세족장 등 편의시설을 시범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뚝방길 포장을 하는 (주)에이플러스종합건설이 내건 안내 현수막
“있는 흙길을 정비하여 예산 낭비 말자”
시민들이 필요에 의해 파주시에 정책이나 개선방안을 제안할 때 대체로 듣는 소리는 “예산이 없다”이다. 그런데, 금촌2동 공릉천 뚝방길 공사는 우리가 낸 세금이 엇박자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한편에서는 예산을 써서 공릉천 흙길을 콘크리트 포장하고, 한편에서는 맨발걷기 길을 예산을 들여 조성하겠다는 꼴이다.
공릉천 금촌2동 구간의 콘크리트 포장은 한강유역환경청이 발주한 사업이지만, 국가하천 정비공사후 보수 유지 관리 권한은 파주시에 있다. 그러므로 파주시가 의지가 있다면 한강유역환경청에 시민들의 요구를 전할 수 있을 것이다. 공사구간을 이용하던 한 시민은 “현재 시민들이 이용하는 흙길을 보존하여 정비한다면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시민건강을 위한 맨발공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진아 시의원은 맨발걷기 활성화를 위한 조례제정을 하면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이 일상 가까운 곳에서 맨발로 흙길을 걸으며 자연과 교감하고 건강관리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시민의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임현주 기자
흙길 보존 호소문
파주시민(금촌)이 박정 의원님에게 호소합니다. 파주를 관통하는 공릉천은 둔치에 약 20km의 자전거 도로가 생태계를 압박할 정도로 이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방 흙길을 여기저기 시멘트로 포장하더니, 급기야 올 9월 11일부터 금릉동쪽 공릉천 제방 흙길마저 포장하고 있습니다. 국가하천이라 환경부 주관이라고 합니다. 지방 흙길 상부를 포함하지 않아서 하천 관리가 불안합니까?? 자연친화적인 생태 하천을 위해서도 흙길은 보전되어야 하고 시민들의 건강권을 위해서도 자연적인 흙길이 필요합니다. 특히 최근 전국적으로 흙길 맨발걷기가 급격하게 확장되고 있어 우리 파주시도 금원의 시멘트 포장길을 걷어서라도 황토 흙길을 만들어도 부족한데, 잘 있는 자연 흙길을 포장했다가 후일 다시 뜯어내야 하는 어리석은 행정에 방조자 내지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일단 포장일을 중단 내지 보류시키고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는데 박정의원님이 적극 앞장서주시기를 호소합니다.
2023. 9. 13 파주시민 금촌동 홍영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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