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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협동조합협의회 탐방 <5> 장터협동조합

입력 : 2015-06-10 12:22:00
수정 : 0000-00-00 00:00:00

장터? 반전 있는 조합이름



 





 



작업장 문을 열자 빵 굽는 고소한 냄새가 났다. 갓 구운 쿠키를 봉지에 담고 코코아 가루와 우유 섞은 반죽을 젖고 있는 사람은 한 눈에 보아도 1급 장애인들이었다.



"장터협동조합이라면서요? 5일장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이 만든 협동조합 아니었어요?"



사회복지사이자 실무를 담당하는 간사가 장터는 ‘장애인과 새터민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사회적 협동조합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장터는 지하 작업장, 1층에 친환경 직거래 매장, 사무실까지 모두 갖추고 새터민 1명, 장애인 9명이 일을 하고 있다.



 



 



안정적인 매출, 너무나도 잘나가는 빵들



파리바게트와 뜨레쥬르만 전국에 5만 개다. 아파트마다 빌딩마다 하나씩 있는 프렌차이즈 빵집과 경쟁이 될까? “빵, 쿠키로 이 많은 식구들이 어떻게 먹고 살아요? 좀 팔려요?”



 



사무국장이 경쾌하게 말했다. “이번 달만 2,000만 원 찍었어요. 올해 연 매출 2억이 목표에요” 내부적으로 협동조합의 정신을 지키고 밖으로는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문을 닫는 협동조합이 얼마나 많은가?. “비결이 뭐에요?” 오픈한지 2년 밖에 안됐는데 안정적인 매출과 경영성과를 내어 재정자립을 하고 있다는데 눈이 휘둥그레졌다.



 





▲장터 제품을 판매해 주고 있는 일산농협 풍동지점 로컬매장.



 



광성교회, 그 든든한 버팀목



‘장터’가 경기 일산에 문을 연 것은 2013년, 거룩한 빛 광성교회에서 재정과 시설을 출자해 만든 협동조합이다. 조합원 500여 명, 이사장과 감사 모두 교인들이다. 신도가 1만이 넘는 광성 교회는 교회 가용예산의 51% 이상을 복지사업에 쓴다. 매주 교회에서만 판매되는 되는 베이커리만 수백만 원, 자체 운영 카페와 일산의 농협 로컬직거래 매장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협력 복지기관과 학교에 소비되는 제품의 양도 상당하다. 고정 매출처가 확실한 셈이다.



 



"무엇보다 장터 빵은 재료가 좋거든요. 100%우리밀과 쌀, 유정란, 우유버터만 써요. 몸에 해로운 것은 아무것도 쓰지 않아 유통기한이 생협보다 짧아요" 빵의 풍미도 진하고 우리밀 특유의 퍽퍽한 느낌 없이 담백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만했다.



 



장터가 하는 일 이것만 있는게 아니야



장터가 하는 일은 많았다. 농촌교회 교인들이 만든 참기름, 고춧가루, 매실 등 친환경농산물을 공급받아 소포장하거나 꾸러미 형태로 지역주민에게 공급하는 일도 한다.



매장에 진열된 농산물 앞에 시골교회 담임목사의 사진과 교회를 설명한 푯말이 붙어있었다. 농촌교회의 재정적 자립을 지원하는 기독교 도농상생 직거래 매장이다.



교회 1층의 카페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지역주민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마시고 장터의 쿠키와 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바리스타 청각장애인이 타준 커피 맛은 느낌이 특별했다. 카운터 계산을 담당한 직원은 탈북자라고 했다.



아마 장애인이 만든 빵과 청각장애인이 내려준 커피 계산은 탈북자 언니에게.. 이런 커피숍은 전국에 여기 밖에 없을 것 같다.



 





▲제빵을 포장하다 화이팅하는 장터 일꾼들.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을 배려한 사업장



장터의 장애인 직원들은 하루 5시간 만 일한다. 일을 마친 뒤 교회가 운영하는 문화센터에서 댄스도 하고 섬세한 손동작을 익히는 공예도 배운다. 장애인의 특성을 배려한 탄력적인 근무시간과 복지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일터였다. 나머지 시간은 교인들이 매일 조를 짜서 자원봉사로 포장을 하고 뒷마무리를 한다.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의 시급이 더 많다. 급여체계에 의문을 던지자 사무국장은 “저분들 때문에 장터가 존재하니까요.” 하고 당연하다듯 말했다.



곁에 있는 사무간사이자 사회복지사 직원이 일러주었다.



“1급 발달장애인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없어요. 장애인복지센터는 수가 부족하고 경쟁이 어려워요. 그나마도 기간이 정해져있죠. 그러다 보니 집에만 있으면 점점 아이로 퇴화되어가요. 앞으로 장애인들의 고용을 확대하고 그룹홈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비전입니다.”



리스도교의 정신 안에 있는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실천하는 장터협동조합. 이 조합은 복지 사각지대의 소외계층을 살피고 자립시키는 것에 힘을 쏟고 있었다. 종교단체가 나가야 할 모범적인 사례의 협동조합을 만났고 교회를 새롭게 볼 수 있었다. 빵맛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일산직업능력개발센터에서 맞춤 훈련을 하고 있다.



 



 



정연희 협동조합전문취재기자



사진 장터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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